후각신경은 코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이 수용체에 닿으면 전기신호를 만들고, 이 신호가 후각신경을 따라 뇌에 전달되면 사람이 냄새를 느낀다. 다른 감각이 여러 과정을 거쳐 뇌에 전해지는 것과 달리 후각은 거의 직접적으로 뇌와 연결돼 있다. 냄새를 관장하는 뇌의 부위는 감정과 기억을 담당한다. 냄새가 심리와 정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도 그래서다.
자동차 방향제는 주로 나쁜 냄새를 없애기 위해 활용해 왔다. 공조기에서 나오는 곰팡이냄새. 새 차의 가죽냄새, 도로 밖에서 들어오는 배기가스냄새 등 전형적인 차 내 악취부터 ‘새차증후군’에 따른 각종 유해물질을 없애는 기능성까지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아로마테라피 등 향기의 기능적인 역할이 널리 알려지면서 다양한 향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인테리어업계에서 시각적인 소품은 물론 공간을 꾸미는 데 향기를 적극 활용하면서 내 차를 좋은 향기로 꾸미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라벤더는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향기 중 하나다. 아로마테라피에서 라벤더 오일은 진정, 면역, 소독, 항우울 등의 기능이 있다. 인테리어업계에서도 침실이나 거실을 아늑하게 연출하기 위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항우울 효과가 있는 라벤더계열 향을 쓰는 예가 많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라벤더는 전통적으로 가죽 냄새를 없애는 데 활용되곤 했다. 프랑스 남부 도시 그라스는 가죽용품용 향수로 유명한 지역이다. 중세시대 귀족들이 가죽 특유의 냄새를 없애면서 은은한 향이 지속되는 그라스산 라벤더 오일을 애용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장미향은 세계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은 대표적인 향기다.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매력과 함께 기분전환과 두통완화에 도움을 준다. 장미꽃은 화려하고 장식성이 강하지만 향기는 제조방식에 따라 깊이 있고 중후한 멋을 내기도 한다. 이성에게 호감을 표현할 때 장미꽃을 건네주듯 장미향 역시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효과적이기도 하다.
아이리스는 화려한 향을 선사한다. 15세기에는 '여왕의 향기'로 불릴 만큼 풍성하고 품위있다. 꽃향기와 나무향이 함께 느껴지는 것도 특징이다. 출퇴근길 운전하면서 기분전환이 필요하거나, 은은한 향으로 자신을 표현코자 하는 사람에게 적절한 향이다.
졸음을 예방하고 운전에 집중하는 데에는 우디(Woody)계열의 향이 효과적이다. 편안한 느낌을 선사하면서 탈취 효과도 강해서다. 단, 향이 너무 강하면 차 안이 무겁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 상쾌한 느낌을 선사하는 피톤치트, 페퍼민트, 유칼립투스 등은 각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집중력을 높이는 데에는 로즈메리향도 도움이 된다.
방향제는 종류도 다양하거니와 개인의 호불호도 심하게 갈린다. 그래서 기능성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고르는 게 더 중요하다. 또 자동차 실내는 밀폐되고 좁은 공간인만큼 향이 너무 짙거나 무겁지 않은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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