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최송희 기자] “남자는 딱 두 가지야. 벽으로 확 밀치든지, 아니면 끝까지 지켜주든지.”
영화 ‘오늘의 연애’(감독 박진표)는 18년 간 썸만 타고 있는 두 남녀 김현우(문채원)와 강준수(이승기)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극 중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는데 늘 100일도 못 채우고 여자친구에게 차이는 초등학교 교사 준수에게는 18년이나 풀지 못한 숙제를 가지고 있다. 바로 정리도 안 되고 진전도 없는 ‘썸녀’ 김현우다.
현우는 모든 남성들의 여신이라 불리는 기상 캐스터로 준수와는 둘도 없는 친구사이다. 18년 간 그를 좋아하고 지켜주었지만 현우는 임자 있는 회사 선배 동진(이서진)에게 푹 빠져 있는 상태. 거기에 적극적인 연하남 앤드류(정준영)까지 얽히고설키며 애만 닳고 있다.
김현우의 말대로 정의 내리자면 강준수은 ‘끝까지 지켜주는’ 타입의 남자다. 18년 간 짝사랑한 김현우를 위해 본인의 취향이며 성격까지 모두 맞춰온 이 시대의 순정남이라고 할 수 있다.
막역한 친구 사이로 보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알고 보니 한쪽의 열렬한 짝사랑과, 한쪽의 일방적 무시로 유지됐던 것이었고 영화 후반부에 가서야 묵혀둔 감정이 분출된다.
이는 ‘오늘의 연애’의 아쉬운 점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썸에 대한 오해로 불거진 이야기로 갈피를 잃은 듯 보인다. 썸은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향 소통인 것을. 준수만 애를 끓이며 현우에 대한 애정을 갈구하는 것이다. 그 오해를 기반으로 한 영화는 연하남까지 개입시키며 분량, 감정의 완급 조절에 실패했다.
특히 준수의 군대 고참으로 등장하는 앤드류는 의문스러울 정도. 앤드류로 인해 현우와 준수 관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다소 미적지근하고 정돈이 되지 않은 인상을 남긴다.
화끈하게 타오르는 것 말고도 중불에 끓듯 오래 온기를 품고 있는 것 또한 사랑이라고 말하는 ‘오늘의 연애’. 영화가 말하는 그 미지근함은 현우와 준수의 연애까지 미적지근하게 만든다.
‘오늘의 연애’가 남긴 것은 이승기, 문채원이라는 배우가 아닐까. 이승기는 첫 스크린 데뷔에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준수라는 인물이 여성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만드는 것에 큰 기여를 한다. 거기에 문채원의 주정연기는 여자가 보아도 사랑스러울 정도. 실제로 음주한 것은 아닐까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자연스럽고 깜찍한 진상(?) 연기를 해냈다.
이승기, 문채원의 호연과 한국 멜로의 거장 박진표가 만드는 섬세한 감정선은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14일 개봉.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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