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형 시장의 점유율 판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제품은 LPG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에서 판매된 2,0ℓ 또는 2.4ℓ 국산 중형차는 모두 17만8,700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LPG차 비중이 46.6%로 가솔린(하이브리드 포함)의 46.2%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중형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면 LPG 시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1월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 중형 승용차 중에서 LPG 부문 강자는 단연 현대차 쏘나타다. 같은 기간 쏘나타 전체 판매량 9만4,000대 중 55.3%에 달하는 5만2,000대가 LPG였던 것. 뒤를 이어 기아차도 K5 LPG 2만4,000대를 국내에 판매했다. K5 전체 내에서 비중도 55.3%에 이른다. 그 뒤를 이어 르노삼성차가 5,834대의 중형 LPG 승용차를 보급했지만 SM5 전체에서 비중은 24.4%에 그쳤다.
연료별 점유율에서도 쏘나타는 전체 LPG 승용차 중 62.9%를 차지했고, 기아차도 28.9%를 나타냈다. 양사의 중형 LPG차 점유율만 91.8%에 달하는 셈이다. 결국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LPG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지배력이 절대적인 만큼 중형 전체에서의 영향력도 높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LPG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르노삼성차다. 지난해 1-11월 5,834대를 판매해 전체 중형 LPG 시장 내 7%를 점유한 르노삼성의 공략 무기는 도넛형 LPG 탱크다. 마치 도넛처럼 연료탱크를 만들어 예비 타이어 자리에 넣어 트렁크 공간을 온전히 확보한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개인 및 법인택시는 물론 장기렌터카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게 르노삼성의 복안이다.
이와 함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 것도 장점으로 꼽는다. 현대차가 LF쏘나타 LPLi를 내놓으며 가격을 올린 탓에 자연스럽게 비슷한 가격이 형성된 것. 통상 LPG 중형차는 사업자들의 선택이 많아 초기 구입 가격 부담이 걸림돌로 여겨져 왔지만 르노삼성으로선 장벽이 자연스럽게 사라진 형국이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이 SM5 노바 LPLi 도넛의 표적으로 삼은 제품은 단연 현대차 쏘나타다. 쏘나타 전체 판매에서 62.9%에 달하는 LPG차 비중을 SM5 노바 LPLi가 낮춰야 르노삼성의 점유율이 올라갈 수 있어서다. 다시 말해 르노삼성으로선 연간 6만대에 이르는 쏘나타 LPG차 물량을 가져오는 게 주요 관건인 셈이다.
반면 현대차는 쏘나타의 절대 아성을 지키기 위해 LPG 시장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LPG로 지탱해 온 쏘나타였던 만큼 기반 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처럼 도넛형 연료탱크를 쏘나타 LPG에 탑재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1-11월 LPG를 제외한 중형 승용차 판매량은 현대차 쏘나타가 4만2,312대로 가장 많았고, 기아차 K5가 1만9,408대로 1만8,037대의 SM5와 각축을 벌였다. 쉐보레 말리부는 1만5,748대를 판매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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