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엔터테인먼트학과와 프로듀서 교육의 중요성

입력 2015-01-27 17:18  


[라이프팀] 우리는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국제시장에서 경제적인 파괴력 이외에도 정신적인 영향력과 비용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이미지 제고 등에 대해 지대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K-POP, 드라마, 영화, 각종 공연물을 통해 실시간으로 체감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또한 잘 기획된 콘텐츠가 수많은 예산과 인력을 들인 공적인 마케팅보다 훨씬 효과적인 국가브랜드의 전략상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매체 속에서 접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세계시장에 진출해 있는 건설사나 무역상사들이 한국 문화콘텐츠가 현지에 심어놓은 호의적인 이미지로 예상보다 수월한 수주와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에피소드가 일상이 되었을 정도로 문화콘텐츠의 영향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와 같은 경제적 효율과 정신적인 영향력을 지닌 문화콘텐츠 산업이 장기적인 진화와 비전을 가지고 승승장구하기 위해선 어떤 구조적인 기반들이 필요할까요?

물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듯 우수한 콘텐츠 제작능력과 양질의 연기자, 정비된 제작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러나 하나의 콘텐츠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더 이상 제작 현장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오늘날의 파워 콘텐츠는 신선한 기획을 통해 준비되고 늘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사업화되며 타 산업군과의 협업과 융합으로 새로운 산업군을 일으키기도, 이를 글로벌 브랜드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한국 대학교육의 중심은 주로 연기자와 가수 같은 엔터테이너 양성중심의 교육에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 일컬어지는 콘텐츠 비즈니스의 매출은 소비자의 눈에 직접 노출되는 영화관이나 공연장 또는 텔레비전 속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작된 콘텐츠의 소스가 때로는 국경을 넘어 재흥행을 하기도 하고, 콘텐츠의 라이센스나 캐릭터가 브랜드, 제품, 서비스 상품 등으로 재가공되어 새로운 매출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렇듯 제작 후의 비즈니스도 다단해진 경향을 띠고 있지만,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니즈를 가지고 참여하는 관계사들의 사업구조나 예산 참여 상황에 따라 타겟과 목적을 구체화한 콘텐츠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환경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오늘날의 콘텐츠 시장은 어떤 기능들을 더 필요로 하게 될까요?

이미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콘텐츠 자체로 인한 흥행 매출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업모델의 매출성과가 더욱 큰 시장 환경 속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콘텐츠 산업은 연기자와 연출에 의존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튼튼하고 신선한 사업환경 속에서 강한 스토리의 콘텐츠가 살아남는 라이프사이클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콘텐츠 제작 전후 지속적인 생명력까지 생각하는 쇼비즈니스적 사고를 가진 기획자입니다.

그들은 한시적으로 흥행하고 사라지던 콘텐츠에 생명을 불어넣어 한류를 형성하기도,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하며, 다른 산업군과의 융합을 꾀하여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등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또 다른 산업적인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시장에 적응하고 또 새로운 것을 엮어 만드는 프로듀서는 중언부언할 필요 없이 콘텐츠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단순한 연예시장에서 무한한 산업적인 가치를 지닌 비즈니스의 장으로 변화한 도입기를 지나 이미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어, 능력 있고 비전 있는 프로듀서들을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대학교육 역시 산업적이고 실무적인 성향의 교육들로 시장과 발맞춰 나가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는 양질의 콘텐츠 못지않게 양질의 기획과 사업 인재가 함께 짊어지고 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곧, 아니 이미 콘텐츠 시장은 프로듀서의 시대로 활짝 열리고 있습니다.

(글쓴이: 국민대학교 평생교육원 컨버전스에듀케이션 엔터테인먼트학부 주임교수 정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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