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쌍용차 부활의 신호탄, 티볼리

입력 2015-01-28 16:14   수정 2015-02-19 20:44


 티볼리를 처음 본 건 2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로 기억한다. 당시 ‘XIV-1’이라는 컨셉트카가 X100, 즉 티볼리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듬해 제네바모터쇼에 XIV-2가 등장했는데, 티볼리는 XIV-2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기본적으로 앞모양부터 컨셉트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그릴 위아래 폭을 좁혀 범퍼를 포함한 전면 전체를 강인해 보이도록 한 것과 램프 형상은 컨셉트카에서 최대한 가져왔다.

 ▲디자인
 티볼리는 이탈리아 로마 근교 휴양지의 이름이자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공원 이름이다. 차명에서 이미 쌍용차의 제품전략을 읽어낼 수 있는데, 바로 유럽시장이다. 소형 SUV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유럽 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개발했다. 그래서 디자인에서 유럽 감성이 물씬 풍겨난다.






 앞모양은 역시 다부지다. SUV를 전문적으로 개발해 온 쌍용차로선 강인함과 역동성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고, 티볼리 또한 예외가 아니다. 게다가 HID 헤드 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이 날렵한 표정을 연출한다. 이를 두고 쌍용차는 티볼리 디자인에 다양성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한다. 앞으로 티볼리 브랜드로 여러 제품군을 만드는 만큼 제품마다 조금씩 차별화해야 주목받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전반적인 티볼리 패밀리룩은 유지키로 했다.
 
 뒷모양도 깔끔하다. 특히 리어 램프는 독특한 형태로 완성해 가로 또는 세로형을 선택했을 때 느껴지는 허전함을 감췄다. 뒷바퀴 펜더 위에 자리한 캐릭터라인과 연결한 듯한 램프 라인이 시각적 만족도를 높인다.






 실린더 타입의 계기판은 다양한 색상으로 바꿀 수 있다. 센터페시아 또한 간결하게 정리했다. 그러나 유광 패널을 택한 점은 아쉽다. 번쩍거림도 좋지만 최근 젊은 수요층의 트렌드는 간결함이기 때문이다. 대신 주 소비층이 젊은 점을 감안해 갖가지 스마트 기능을 담아낸 점은 제품력을 높이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성능 & 승차감
 가솔린 1.6ℓ 엔진을 얹은 티볼리를 두고 왜 직접분사(Di) 방식이 아니냐고 의아해하는 이들이 있다. 엔진 기술 트렌드를 보면 그 말이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차에 직접분사를 활용해야 하는 건 아니다.

 MPI 방식을 쓴 이유는 티볼리의 상품 컨셉트를 보면 확고해진다. 티볼리는 젊은 수요층을 겨냥해 내놨다. 그래서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각종 스마트 기능으로 무장했다. 하지만 쌍용차 입장에선 소비층의 경제력도 고려해야 했다. 수동변속기 기준이지만 시작가격을 1,635만 원에 맞춘 것도 그래서다. 즉 가격 인상요인을 최대한 배제해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쌍용차가 티볼리를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제품력을 갖춘 차'로 정의한 이유다.






 그런데 MPI 엔진이라 해도 126마력과 16.0㎏·m에 달하는 성능은 1,300㎏의 차체를 견인하기에 적당하다. 나름대로 가속 페달에 빠르게 반응하고, 속도를 높이는 것도 꾸준하다. 자동차의 기본요소가 ‘달리기, 서기, 돌기’라고 한다면 서기와 달리기는 쌍용차 말대로 적당한 수준이다. 물론 돌기도 예외는 아니지만 다소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스포츠카처럼 과격한 코너링을 시도할 차는 아니지만 주 수요층 중에는 나름 운동성능에 기대감을 갖는 이들이 꽤 있다.






 가솔린 엔진이어서 진동은 별로 없지만 고속에서의 풍절음은 어쩔 수 없다. 이 또한 ‘적당함’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향후 소음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흡차음재를 더 사용하면 가격이 오르겠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진동·소음에 민감하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유럽에선 평가가 다를 수도 있다. 고급 세단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소음은 인정하는 문화여서다. 
 




 제동력은 꽤 좋다. 예상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그 동안의 쌍용차 SUV와 느낌이 다르다. 물론 덩치에 따른 차이이겠지만 7개의 에어백과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안전도 향상에 주력했음을 떠올리면 제동력의 완성도 높이기는 일단 성공한 셈이다.

 ▲총평
 쌍용차가 티볼리에 '코란도'란 이름을 붙이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다. 티볼리를 또 하나의 우산 브랜드로 활용하고, 그 아래에 다양한 제품군을 넣어 티볼리만의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게다가 '코란도'를 쓰면 코란도 브랜드가 흔들릴 때 신차도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이런 브랜드 전략은 일단 합격이다. 티볼리 구매자가 6,000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연료별 선호도 경계선도 허물어지는 중이다. 'SUV=디젤' 공식이 티볼리에서 깨지고 있다. 지금까지 계약된 5,000대 이상 모두가 가솔린차다. 이를 두고 쌍용차 송영한 국내영업본부장은 가솔린 SUV 또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마침 불어닥친 기름값 하락 영향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소형 SUV의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중·대형보다 싸다는 점에서 가솔린차 선택이 적지 않다. 자동 6단 기준 ℓ당 12.0㎞(복합)라는 효율의 부담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쌍용차가 디젤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티볼리 디젤은 6월에 나온다. 그 때가 비로소 티볼리의 진검승부를 보는 날이다.

시승/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 [시승]매끈한 외모 화끈한 달리기, SM5 노바 TCE
▶ [시승]운전을 즐길 수 있는 3세대 뉴 미니 쿠퍼S
▶ [시승]또 하나의 영국 럭셔리, 애스톤마틴 DB9 볼란테 및 라피드 S
▶ [시승]친환경에 대한 자신감, 2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