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욘드 클로젯’ 고태용, 조금 더 시크하게 껄렁하게 재미있게

입력 2015-01-29 11:21  


[오아라 기자/ 사진 김치윤 기자] “해보긴 해봤어?”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연연해 하지 않고 밀어붙인다. 즐길 때 즐기고 일할 때 제대로 한다. 디자이너에게 열광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이 남자, 다수의 팬도 보유하고 있다.

20개의 질문을 주고 받고 하는 동안 점점 몸이 앞으로 당겨졌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 누구보다 거침 없고 ~한 척 하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 한, 바쁜 디자이너 고태용을 만났다.

Q. 당신을 알던 모르던 그래도 잡지를 몇 번 봤다, 하는 대중들이 '비욘드 클로젯'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개티'는 알더라. 이게 인기의 척도라면 척도겠다.
개티. 하하하. 데뷔 후 2014년이 제일 행복했던 한 해였다.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시기이기도 하고. 패션왕 코리아 통해서 대중들과 더 많이 가까워지기도 했고. 가로수길에 매장도 오픈하고 매출도 좋았던걸 보면.

Q. 벌써 8년이 됐다. 어떠한가? 
패션을 전공하지 않았고 단순히 쇼핑을 좋아하고 잡지, 옷이 좋아서 시작했다. 그런데 하나씩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할 수 있었고 그게 반응이 좋았고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그 순간순간이 너무 즐거웠다.

Q. 물론 다 그렇지는 않지만 기존 남성복이 모노톤, 각이 졌다고 한다면 고태용의 손을 거친 비욘드 클로젯은 디테일이 있고 컬러가 눈에 띈다. 특별히 컬러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
남성복이지만 유니섹스로 접근을 했고 기존 한국에 없는 남성복으로 다가가고 싶었다. 조금 더 밝고 경쾌한 분위기?

Q. 비욘드 클로젯의 옷에는 정말 다양한 컬러가 보인다.
기본적으로 아메리칸 프레피 스타일을 변주한다. 네이비, 레드, 블루, 머스타드 미국 사립 고등학교 교복이 베이스 틀에서 조금 더 파격적으로 깨는 것이다. 저번 시즌에도 그랬고.
 
Q. 처음으로 패션쇼를 했을 때를 기억하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옷이나 자신에게 있어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
첫 패션쇼와 지금? 솔직히 얘기하면 예산 자체가 다르다. 컬렉션에 들어가는 비용이 2배 이상 됐으니까. 연출이나 완성도면에서 좀 더 볼륨이 커졌다. 한국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엔터테인먼트 적인 요소를 더욱 더 입히고 싶었다.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많이 하려고 했다.


Q. 디자인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일단 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받아들였을 때 공감하기 쉬운 테마. 물론 디자인적인 부분을 아예 빼놓을 수는 없겠지만. 대신 좀 더 세련되게 풀고 싶었다. 뻔하지 않게 하는 것. 그게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Q. 아티스트적인 감성이 100%인 옷들도 있고 상업성 반, 아티스트적 감성 반인 옷들도 있고 가지각색이다. 당신의 브랜드는 그 비율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컬렉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티스트적인 면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패션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패션을 엔터테인먼트로 푸는 사람이니까.

Q. 그래서 대중들이 더 좋아하는 것이고?
(웃음)

Q. 지난 2014년 2월에는 ‘뉴욕 피어59 스튜디오’에서, 9월에는 ‘미국 링컨 센터’에서 쇼를 진행했다. 반응이 뜨거웠었다. 당신이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는 어땠나?
다양한 일을 했고 정말 많은 콜라보레이션을 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집중도가 조금씩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시 한 번 나를 자극하고 돌아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뉴욕 컬렉션이었다. 거기에서는 신인이니까. 오롯이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었고 오기도 생겼던 것 같다. 분위기도 좋았고.

Q. 왜 사람들이 '비욘드 클로젯'의 옷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나?
대중들과의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하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에 대한 생각과 시선이 한결 편해져서 그런 것 같다.

Q. 그리고?
사실 가장 큰 요소는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캠페인 레이블 티셔츠도 그렇고 유니섹스적인 면이 많다. 비욘드 클로젯은 남성 브랜드이지만 여성들이 많이 구매해서 입으니까.

Q. 2월에 키즈라인을 론칭 한다고 들었다.
사실 펫 라인이랑 고민을 많이 했었다. 애견 관련한 상품을 출시해보고 싶었고.


Q. 그럼에도 키즈라인을 선택한 이유는?
사업 규모상 두 가지 다 할 수 없고. 지금 의류 공장을 가지고 있고 컬렉션의 그래픽을 입히고 사이즈만 줄여서 만드는 작업이라 크게 어렵지 않았다. 판매, 유통만 정리를 하면 준비를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으니까. 그리고 최근에 ‘아빠, 어디가’ 프로그램을 통해 타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했었다.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 이렇게 커플로 입는 것들이 좋았다.

Q. 컬래버레이션을 참 많이 했다. 선글라스, 신발, 자전거, 자동차 등. 그런데 또 한다고 하면 하고 싶은 것이 있나? 개인적으로는 당신이 만든 장난감 혹은 문구류? 어른들의 장난감도 좋고 아이들의 장난감도 좋고. ‘아르마니 까사’에서 나온 카드같이.
옷은 이제 별로. (하하) 사실 디자이너 생활하면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다. 그런데 지금은 키즈라인까지 준비하고 있고 옷 말고 다른 것에서 재미를 느끼고 싶다. 최근에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벤츠와 함께한 컬래버레이션이다.

Q. 어땠나?
벤츠에서 나온 스마트 자동차인데 컬렉션에 나왔던 그래픽을 래핑해서 5대가 한정 출시됐다. 이런 것이 나에게 흥미롭고 재미있다. 옷이 아닌 다른 것,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소싱으로 다른 것을 하는 것.

Q. 장난감은 별로인가?
하하. 사실 장난감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카드는 괜찮을 것 같다. 펜시류.

Q. 카드?
개인적으로 지인들 축하할 때 카드를 꼭 써서 주는 편인데 둘러보면 마땅히 살 때도 없고 그렇게 눈에 띄는 것이 없더라.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너무 비싼 것도 있고. 온라인도 하고 있고 가로수길에 매장도 있고 하니 많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해보면 재미있겠다, 생각했다.

Q. 이런 단어가 딱 들어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런웨이를 보고 있으면 '거리낌'이 없어 보인다. 고태용이니깐 할 수 있을 것 같은 무대를 보여준다. 2015 S/S 서울컬렉션 때도 그랬고?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일단 ‘서울패션위크’에 대해서는 쇼맨십,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파워풀한 쇼.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로 비욘드 클로젯 컬렉션에 온 많은 패션피플에게 재미있는 쇼를 보여주고 싶다.

Q. 지난 컬렉션에서 아이돌그룹 위너가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됐었다. 기회가 된다면 특별히 무대에 세우고 싶은 연예인이 있나?
지코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 워낙 친하고 잘 맞기도 하고.


Q. 디자이너 인터뷰를 하면 그들의 옷, 평소 옷장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옷장에서 절대로 뺄 수 없는 아이템 3가지만 이야기 해달라.
옷장은 거의 열지 않는다. 옷장 안은 안 입는 옷. 진짜 입는 옷은 밖에 빼놓는다.

Q. 아, 질문을 다시 해야겠다. 그럼 옷 장 밖에 어떤 옷들이 많나?
지금 입고 있는 블랙톤 많이 입는다. 아직 사놓고 풀지 못한 옷이 많다.

Q. 당신의 브랜드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즐겨 입는 브랜드는?
외부 행사나 미팅 때 빼고는 비욘드 클로젯 옷 거의 안 입는다. 평소에는 편하게 입는 편이다. 신발은 리복 자주 신고 옷은 알렉산더 왕, 생 로랑, 필립 림 좋아한다.

Q.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있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디자이너도 좋다.
솔직히 롤 모델로 생각하는 디자이너는 없고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정욱준, 최범석, 알렉산더 왕. 욱준이 형의 컬렉션은 많이 봤다.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하고 있고 아티스트적인 면인 강하다. 내가 하지 않는 것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멋있지 않나. 그래서 참 멋있다. 

Q. 대중들이 ‘비욘드 클로젯’ 하면 어떤 브랜드로 상기되길 바라나?
젊고, 재미있고, 부담스럽지 않고 디자이너 브랜드이지만 어렵지 않은? 재미있는 작업을 많이 하는 프레시하고 ‘핫’한 브랜드.

Q. F/W 시즌 준비에 한창이겠다. 앞으로의 계획도 함께 이야기 해달라.
뉴욕컬렉션과 서울컬렉션 마무리 하고 키즈라인 론칭 준비에 한창이다. 스냅백 라인도 런칭할 예정이고 일본의 백화점 단독 매장 준비를 하고 있다. 재미있는 작업을 많이 하고 싶다. 음악을 하는 동생들과 패션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작업도 해보고 싶다.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2014 bnt K코스메틱 8대 연말 기획③] K-코스메틱, 향후 미래는? 
▶ [2014 bnt K코스메틱 8대 연말 기획④] K코스메틱의 신화
▶ [2014 bnt K코스메틱 8대 연말 기획⑤] 2014 K코스메틱 10대 키워드
▶ [2014 bnt K코스메틱 8대 연말 기획⑥] 차이나뷰티 신화를 말하다
▶ [2014 bnt K코스메틱 8대 연말 기획⑦] 중국 뷰티 아이콘, K-코스메틱의 신화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