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선명탐정2’ 김명민, 설득의 과정

입력 2015-02-12 08:00  


[bnt뉴스 최송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설득의 과정은 그렇다.

결코 억지스러운 법이 없다. 이야기의 빈틈을 발견하더라도 마음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차근차근 관객들의 마음을 허무는 그의 마력은 브라운관을 지나 스크린에서도 제힘을 발휘했다. 배우 김명민의 이야기다.

최근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감독 김석윤) 개봉을 앞두고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김명민은 그야말로 강력한 설득의 힘을 가진 배우였다.

“‘조선명탐정’에는 느닷없고 뜬금없는 이야기들이 등장하기도 해요. 1편에서도 감독님께 ‘얘는 왜 이러는 거야’ ‘이건 왜 나오는 거야’하고 많이 물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은 ‘아 그건 다 점프야’라면서 ‘말이 되는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점점 지나면서 이게 우리 영화와 다른 코믹영화의 차이점이구나. 특화된 장점이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거든요. 관객들도 이해해주겠지 싶은 부분들이요.”


더욱 커지고 탄탄해졌다.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조선명탐정’은 조선 경제를 어지럽히고 있는 불량은괴 유통사건과 동생을 찾아달라는 한 소녀의 의뢰, 사상 최초로 동시에 두 사건 해결에 나선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 콤비가 육해공을 넘나들며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1편을 찍고 2편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어요. 작업 자체가 정말 즐거웠거든요. 나와 마음이 통하고 편하게 해주는 사람들이에요. 다른 촬영장에서 맛보지 못한 쾌감들을 여기서 느꼈거든요. 저 뿐 아니라 달수 형이나 모든 스태프들도 그래요. 그러다보니 모두가 ‘내 작품’이라 여기고 영화에 임했던 것 같아요.”

“1편의 시행착오를 겪고 문제를 반복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제작 전부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왔다. “하늘도 날고 폭탄도 마구 터지는” 스케일에 걸맞게 스토리에 있어서도 전작보다 빈틈을 줄이고자 했다. 작품에 대한 제작진과 배우들의 애정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1탄이 끝나고 ‘조선명탐정’과 같은 비슷한 장르의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어요. 전 그 작품들이 ‘조선명탐정’ 아류작 같다고 생각했었어요. 내가 이걸 하면 ‘조선명탐정’은 얼마나 섭섭할까 싶었죠. 2편이 언제 제작될지 모르지만 팬들도 섭섭함을 느낄 것 같았어요. 이런 에너지, 이미지가 다른 작품에서 소모되는 게 싫더라고요. 앞으로도 ‘조선명탐정’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고사할 것 같아요.”


더욱 노련해졌다. 4년 만에 돌아온 작품에 대해 말하는 것에도 거침이 없었다. “1탄을 보면서 어색한 부분을 발견”했고 “캐릭터와 상황에 대해 더욱 친근”하게 다가갔다. 조금 더, 김민이라는 인물에 가까워진 셈이다.

“1탄과 비교해볼 때 드라마가 더 강해지고 묵직해졌죠. 이 작품에서 드라마와 코믹, 두 가지 장르가 보여지는데 관객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연기에 안배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진지한 부분이 나오고, 방방 날아다니는 것에 대한 간극을 조금 더 버무려야겠다고 여긴 거죠.”

김명민의 계산은 잘 맞아 들어갔다. “개연성이 없고 다소 뜬금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더라도 관객들은 너그러이 웃고 말았다. 웃음의 근원은 김민과 서필이었고, 영화의 8할을 차지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의 말마따나 “투수와 포수” 같은 두 사람의 호흡은 어느 방향으로도, 어떤 방법으로도 찰떡궁합이었다.

“집 나간 아내가 다시 돌아온 기분이었죠. 달수 형과 올림픽에 나가면 금메달을 딸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 형이 치면 제가 받고, 그런 호흡이 좋았던 것 같아요. 손발이 안 맞으면 피곤하고 짜증나잖아요. ‘이런 걸 말로 다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달수 형과는 너무 잘 맞으니까. (웃음) 촬영장 와서 오히려 힐링 받는 느낌이었죠.”

케미스트리는 ‘조선명탐정’이 가진 매력 중 하나였다. 뻔뻔하고 약삭빠르며 허점이 수두룩한 김민은 잔소리꾼 서필과도, 빈틈없어 보이는 히사코와도 강력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이연희 씨가 히사코 역에 캐스팅 되었을 땐 어땠나요?” 1편과 마찬가지로 2편에서도 등장하는 미녀 캐릭터에 대해 말하던 중, 김명민에게 슬쩍 물었다. “이연희 씨 캐스팅에 입김을 넣은 건 아니고요?”

“입김을? (웃음) 연희는 저희 영화에 캐스팅 될 수 있는 요건을 다 갖췄어요. 절세미녀인데다가 핫하죠. 사실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이연희 어때’라고 묻는 순간 뭔가 확 와 닿더라고요.”


김명민은 “기다림의 미학”을 아는 배우다. 섣불리 결과물을 내놓으려 애쓰지 않는다. 차근차근 인물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그만큼 관객들을 설득시킬 힘을 갖춰간다. 그렇기 때문에 김명민은 스스로를 “준비 과정이 꼭 필요 배우”라 정의한다.

“제가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연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요리사가 즐거운 건 요리하는 순간인 거니까요. 캐릭터를 형상화하고 혼을 불어넣는 과정이 즐겁고 그 과정에 쾌감을 느끼는 거죠.”

결과보다는 과정. 그의 생각은 ‘조선명탐정’의 행보와도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물론 1편인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478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흥행을 일으켰지만 “장르 개척에 있어”서 만큼은 그의 연기 철학과도 상응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우리 영화는 어떤 한 장르로 규정하기 쉽지 않아요. ‘아이언맨’ 같은 부분도 있고 ‘셜록홈즈’ 같은 구석도 있죠. 한 3~4가지 정도가 복합적으로 들어있는 것 같아요. 그런 장르가 한국영화계에 한 획을 그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어렸을 때는 홍콩 무비를 보면서 많이 자랐는데 ‘조선명탐정’이 지금 아이들에게 시리즈 영화로 추억거리를 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깔끔하게 ‘조선명탐정’의 미래를 설계했다. 시리즈에 대한 기대가 여과 없이 전해졌다. “그럼 007 시리즈처럼 1대 김민, 2대 김민도 만날 수 있는 건가요?” 김명민에게 물었더니 그는 벌써부터 섭섭하다는 얼굴로 짧게 고민한다.

“10편까지는 안 돼. 한 10탄까지 찍고. 그러고 넘겨주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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