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살인의뢰’ 김상경-김성균-박성웅 강렬한 한 방, 얼얼한 여운

입력 2015-03-10 08:00   수정 2015-03-10 09:34


[bnt뉴스 최송희 기자] 늘 그랬던 것처럼 살인마는 강력하고, 경찰은 무능하다. 익숙한 방향이라고 생각하려는 찰나 영화 ‘살인의뢰’(감독 손용호)는 기존 범죄 스릴러와는 다른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피해자 승현(김성균)이 복수를 다짐하면서부터다.

한 여성이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 조강천(박성웅)에게 무참히 살해당한다. 그는 동남부 연쇄실종사건의 10번째 희생자였다.

강력계 ‘촉 귀신’이자 베테랑 형사 태수는 연쇄 살인마를 쫓던 중, 우연히 뺑소니범 조강천을 잡는다. 운 좋게도 태수는 그의 차에서 수많은 혈흔과 머리카락을 발견했고, 그를 동남부 연쇄 실종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한다.

범인을 잡았지만 태수는 좀처럼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촉 귀신’의 기민한 촉이 발동되려는 찰나, 그는 조강천의 마지막 희생자가 여동생 수경(윤승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태수는 울며불며 강천에게 수경의 행방을 묻지만, 그는 상황을 즐기듯 “찾아보라”는 말만 남긴다.

범인이 잡히자 사건은 빠르게 정리된다. 조강천은 사형선고를 받았고, 대중들의 관심은 시들해진다. 조강천은 감옥에 갇히지만 사형은 집행되지 않은지 오래다.

강천에게 아내를 잃은 또 다른 희생자 승현은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에 절망하고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3년 뒤. 태수는 조폭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중, 누군가 감옥 안의 강천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표적이 된 강천을 지킬 수도, 죽일 수도 없는 상황. 태수의 앞에 사라졌던 승현이 나타난다.

영화는 불필요한 이야기들을 배제하고, 빠른 속도를 유지한다. 이는 오프닝 시퀀스에서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뒤, 수많은 신문기사와 텍스트를 배치하며 조강천의 범행과 경찰의 무능력함을 짧고 굵게 그려낸다. 이처럼 간략하면서 묵직한 방식은 영화를 끝까지 이끌고 가는 강력한 힘이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살인의뢰’는 기존 범죄 스릴러와는 다른 방식을 취한 작품이다. 예컨대 범인을 추적해나가는 방식이 아닌, 이미 끝난 사건에서 시작되는 범인의 자취 또한 흥미롭다. 현실에 남게 된 피해자들의 울분을 세련되지 않더라도 투박하고 묵직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저도 이제 살아야죠”라는 승현의 대사는 곧 피해자들과 가해자, 시스템에 대한 작품의 입장처럼 느껴진다.

아쉬운 점은 캐릭터의 밸런스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약자들에게 초점을 맞췄지만, 그 약자들이 발휘하는 인상마저 미미하다. 조강천의 강렬한 이미지는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살인의뢰’는 매끄럽진 않지만 투박한 한 방을 가진 작품이다. 이 세상 많은 약자들의 공분을 일으킬 만한 작품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박성웅, 김상경, 김성균과 조직 보스 김의성의 열연 역시 얼얼한 여운을 남긴다. 12일 개봉. (사진제공: 씨네그루 다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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