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자동차가 스핀들 그릴을 앞세워 렉서스의 디자인 매력을 강조키로 했다. 소비자들이 신차를 살 때 고려항목 1위가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적극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10일 토요타에 따르면 스핀들 그릴은 지난 2011년 뉴욕오토쇼에 공개한 GS 컨셉트카 'LF-GH'를 통해 선보였다. 이 차는 당시 대담하고 강렬한 얼굴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주목을 끌었다. 렉서스의 독자성을 계승한 역사다리꼴의 상부 그릴과, '팔(ハ)'자로 펼쳐진 하부 그릴을 결합해 일체화한 것. 새로운 디자인 아이콘은 향후 렉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잡아갔다.
스핀들 그릴은 '리딩 엣지(Leading-Edge)'와 일본 특유의 감수성을 살린 '피네스(Finesse)'를 접목한 렉서스 디자인 철학, 즉 엘피네스(L-Finesse)에 뿌리를 둔다. 렉서스의 전 차종에 반영한 엘피네스 철학은 장인정신까지 담을 수 있는 심도 깊은 디자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그러나 스핀들 그릴의 시작이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당시 GS에 일부 도입한 그릴 디자인을 하단 그릴 개발로 연결했고, 초기 모양은 2011년 CT200h 전면에서 드러났다. GS 디자인을 이끌었던 이나토미 카츠히코가 처음으로 스핀들 효과를 만드는 핀치포인트(병목지점)를 완성했던 것.
렉서스 관계자는 "스핀들 그릴의 시작은 사실 오래됐다"며 "점차 진화해 지금의 완성된 모습을 갖게 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스핀들 그릴의 특징은 상단과 하단의 조화에 있다. 역동성을 강조하는 IS와 GS는 상단 그릴이 크고, ES와 RX와 같이 균형이 중요한 차는 위아래 크기가 비슷하다. 반면 F스포트같은 스포츠카 성격은 상단 그릴을 아래보다 작게 만들어 극단의 역동성을 표현한다.
스핀들 그릴의 본격적인 적용은 2012년 등장한 GS부터다. 이후 RX, ES, LS에도 이어졌다. 특히 ES 6세대는 GS나 LS에 비해 측면의 수평축 높이가 아래로 내려와 상단과 하단 사다리꼴 모양이 거의 대칭으로 보이는 게 특징이다. 또 LS는 플래그십에 걸맞도록 대형 스핀들 그릴 전체에 크롬 몰딩을 활용했다.
지난 2013년 나온 3세대 IS는 입체감을 강화한 스핀들 그릴을 채택해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지난 10월 국내에 출시한 NX도 예외없이 스핀들 그릴을 채택했다. 독립 클리어런스 램프, 3개의 렌즈를 통한 풀 LED 헤드 램프 등이 스핀들 그릴과 함께 디자인 정체성을 드러낸다.
한편, 토요타는 향후 렉서스의 모든 제품에 스핀들 그릴을 지속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국내 출시예정인 V8 엔진 467마력의 RC F를 비롯해 이른바 '렉서스=스핀들 그릴'로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의도다.
회사 관계자는 "스핀들 그릴은 렉서스의 고유함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차세대 모델 역시 대담한 전면 디자인은 물론 제품별 소비자 취향에 맞도록 정교하고 섬세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렉서스 브랜드 총괄 후쿠이치 토쿠오는 렉서스 디자인의 방향성에 대해 "좋은 디자인보다 마음에 남는 인상적인 디자인을 원하는 게 렉서스"라며 "방향전환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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