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스로 판단, 주행하는 '차선이탈방지장치'

입력 2015-03-17 11:29  


 장거리 운전에 잠깐 피로가 몰려온다. 순간적으로 스티어링 휠을 놓치고, 차선을 이탈한다. 이 때 옆에 따르던 차가 급제동을 하지만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추돌이 일어난다. 이른바 고속도로 사고의 전형이다. 순간적인 차선만 유지해도 위험요소를 제거하지만 졸음이라는 생리적 현상을 극복하기가 여간 쉽지 않아 발생한다. 






 이 같은 인간의 생리적 완전성을 극복해 주는 자동차 첨단 장치가 바로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이다. 국내에서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은 'LDWS(Lane Departure Warning System)', 또는 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라는 용어로 사용된다.

 하지만 LDWS와 LKAS는 다소 차이가 있다. 1세대인 LDWS의 경우 차선유지 기능을 켜놓고, 주행 중 방향지시등 작동 없이 차선을 이탈할 때 센서가 차선(車線)을 읽어 경고음을 울려준다. 운전자가 방향을 바꾸려는 의도가 없음에도 자동차 스스로 차선을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고 감지해 '경고(Warning)'를 보내는 셈이다. 시속 60㎞ 미만에는 작동하지 않고, 반사되는 물질을 대시보드에 놓으면 햇빛 반사로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때로는 경고음을 못 들을 수도 있고, 설령 경고음으로 정신을 차리기까지 순간적인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2세대 LDWS로 불리는 LKAS다. LKAS는 차선을 벗어날 때 경고음과 센서가 차선을 읽어 스티어링 휠을 스스로 조작해 주는 기능이다. 방향지시등 작동이 없다면 지속적으로 자동차가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스스로 운전하는 기능인데, 국내 고급차에 일부 적용된다. 

 그러나 LDWS나 LKAS의 등장은 어디까지나 사고위험을 낮춰주는 '능동적 안전장치(Active Safety)'에 해당한다. 다시 말하면 사고 위험을 낮춰주는 것일 뿐 사고를 완전 예방하는 기능은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고속 주행 때 해당 기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3세대 차선이탈방지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자동차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것 외에 운전자 태도까지 감지하는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차선이탈 가능성의 원천 차단을 위해 운전자 눈동자를 카메라가 읽어 졸음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머리의 흔들림이 많거나 눈꺼풀 간격이 자꾸 좁아져도 경고를 보내도록 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이 자동차에 두루 적용되면 결과적으로 졸음에 따른 사고 위험 가능성을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낮출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자동차는 '움직이는 이동수단'이라는 매우 기초적인 명제를 지니고 있는 공산품이다. 인간의 능동적 사고를 결코 따라잡지 못한다는 의미다. 차선을 서서히 이탈하면 제어가 되지만 벗어나는 반경이 크면 그 어떤 첨단 기능도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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