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예나 기자] “홍대 앞 공연들이 많지만 사람들은 목마름을 느껴요. 그만큼 볼 만한 공연이 없다는 거겠죠. 저희는 자신 있게 보장합니다. 믿고 보러 오세요.” (밴드 나랑 보컬 이동원, 이하 ‘이동원’)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다섯 팀의 밴드가 인디 씬의 부흥을 위해 ‘후 위 아(Who We Are)’로 뭉쳤다. 밴드 레이브릭스(LAY BRICKS), IMGL, 나랑(NARANG), 호랑이아들들(SONS OF TIGER), 어텐션24(ATTENTION 24) 등 음악 색깔도, 스타일도 제각각인 이들이 그들만의 공연 브랜드 확립과 아이덴티티(Identity) 구축을 선전포고했다.
최근 ‘후 위 아’ 2회 공연을 앞두고 서울 홍대 근처 한 카페에서 bnt뉴스와 만난 각 팀의 대표(서광민, 비수현, 이동원, 조성민, 김관호)들은 “우리와 같은 인디 밴드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후 위 아’ 기획 취지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현재 홍대 인디 씬에서 활동 하는 많은 밴드들이 큰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경로가 많이 없어요. 그 판을 흔들어보자고 시작한 공연이에요. 밴드들이 모여서 함께 더욱 성장하는 활로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이동원)
“평소 여러 팀들끼리 힘을 합친다면 무언가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왔어요. 그러던 찰나 함께 하는 공연을 기획해 보자고 이야기가 나왔어요. 누구라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마음이 맞게 된 것 같아요.”(밴드 레이브릭스 보컬 서광민, 이하 ‘서광민’)
“‘후 위 아’ 기획 자체의 가장 큰 목적은 인디 시장의 부흥이에요. 처음에 모였을 때 인디 밴드 문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후 위 아’가 되자고 이야기 했거든요. 더불어 다양한 밴드들이 ‘후 위 아’ 무대에 올라 서로의 음악을 알게 되고 교류하면서 인디 씬 자체가 활성화되길 바라고 있어요.”(밴드 어텐션24 보컬 김관호, 이하 ‘김관호’)
‘후 위 아’에 대한 팀원들의 의지와 열의가 확고했기 때문일까. 4, 50명에 불과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1회 공연은 공연장이 비좁아서 문제가 될 만큼 관객들로 꽉 찼다. 심지어 “관객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워 영상 촬영이 어려웠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을 정도. 기대 이상의 결과는 팀원으로서의 강한 자긍심을 갖게 했고 서로에 대한 돈독한 신뢰를 쌓게 만들었다.
“저희 팀(어텐션24) 멤버들은 사실 ‘후 위 아’ 1회 공연 끝나고 나서야 완전히 마음을 열었어요. 공연 전까지만 해도 100% 신뢰하지는 못했거든요. 그런데 첫 공연을 하고 나서 각 팀들의 색깔도 분명하고, 함께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상당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때부터 더욱 제대로 해야겠다고 다짐했죠.”(김관호)
“각 팀이 갖고 있는 색깔이 다르다 보니 처음에는 걱정이 컸어요. 그래서 매주 월요일마다 각 팀 대표들끼리 회의를 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눴죠. 더구나 전체적으로 팀원이 많으니까 안 맞는 부분들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럴 때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최대한 맞춰가면서 조율 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다섯 팀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서광민)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후 위 아’의 2회 공연에서는 전반적으로 한층 풍성해진 음악적 색깔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더불어 이들은 이번 공연부터 ‘후 위 아’ 공연 브랜드의 경쟁력과 역량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후 위 아’의 가장 중요한 건 각 공연의 본질이에요. 어떤 곡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그리면서 다른 공연에서 미리 연습을 해 보기도 하죠. 각 팀의 색깔이 돋보이면서도 여러 가지 색깔이 풍성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후 위 아’는 조금 더 특별한 공연이기 때문에요.”(김관호)
“1회 공연 당시 진행적인 부분에서 미흡했어요. 나름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관객 분들이 공연을 보시기에 많이 불편하셨을 것 같아요. 2회 공연은 전체적으로 진행 자체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해요. 또 ‘후 위 아’ 관련 머천다이징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에요. 작은 배지나 스티커 같은 상품들로 인해 ‘후 위 아’ 의미가 더 커지니까요.”(서광민)
이처럼 한 단계씩 차근차근 다듬어가고 있는 ‘후 위 아’의 가장 큰 목표는 “인디 밴드들의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저마다 가진 색깔을 보일 수조차 없는 많은 인디 밴드들에게 “무대”라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모두가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위해 말이다.
“‘후 위 아’가 갖는 단기적 목표는 아무래도 인디 밴드 씬의 영향력을 확보하는 거예요. 그들에게 발판이 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주는 거죠.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의도하지 않았던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저희가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처음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을 거라 믿어요.”(이동원)
“사실 저마다 가진 색깔을 보여 주지 못하는 팀들이 정말 많아요. 그 중에는 주말과 평일 공연 사이의 경계에서 왔다 갔다 하거나 혹은 아예 주말 공연은 서지 못하는 팀들도 많거든요. 그런 팀들은 사람 많은 곳에서 공연 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 ‘후 위 아’가 그 자리를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서광민)
마지막으로 각자가 생각하는 인디 밴드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이토록 ‘후 아 위’로서 의기투합해 새로운 인디 밴드 공연 문화에 앞장서는 이유는 무엇인걸까.
“인디 밴드 활동을 하면서 인생을 배워요. 공연을 하면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깨닫는 면이 많아요. 비단 음악적인 면뿐만 아니라 생활하는 데 있어서도 말이죠.”(밴드 IMGL 기타리스트 비수현)
“저희는 창작자임과 동시에 음악을 소비하는 팬의 입장도 되잖아요. 다른 인디 밴드 음악을 듣고 좋은 음악을 발견하게 됐을 때 희열을 느껴요. 일종의 팬심이죠. 생활 자체를 인디 씬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밴드 활동을 멈출 수 없는 것 같습니다.”(이동원)
“무대에 서는 순간 힘든 것들을 다 잊게 돼요. 특히 제 스스로 만족스러운 공연을 했을 때 관객들에게서 나오는 반응은 더욱 확실해요. 그래서 끊을 수가 없나 봐요. 아무리 힘들어도 또 무대에 오르고 함께 소통하는 것 말이죠.”(서광민)
‘후 위 아’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다양한 인디 밴드 문화에 대한 인정과 공존이었다. 지금 현재 인디 씬에서 활동 하는 수많은 밴드들이 갖고 있는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는 것. ‘후 위 아’로 인해 그들의 음악이 혹은 이름이 알려질 수 있는, 예컨대 문화 창구로서의 역할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한편 ‘후 위 아(Who We Are)’ 2회 공연은 이달 28일 토요일 오후 7시 서울 홍대 클럽 A.O.R(All of Rock)에서 열린다. (사진제공: WHO WE ARE)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