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리보이, 자유로운 영혼으로 라임과 플로우를 읊는 랩퍼

입력 2015-03-30 16:20  


[양완선 기자] 최근 3월17일 정규 2집 ‘성인식’을 발표한 후 독특한 앨범 자켓으로 화제를 모았던 랩퍼 기리보이. 그는 잘 키워진 랩퍼가 아닌 스스로 작사와 작곡을 하고 랩을 읊다 보니 여기까지 온 뮤지션이면서도 여느 아이돌 그룹들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이기도 하다.

이미 랩퍼로 활동한지는 4년이 되었지만 최근 2014년 Mnet ‘쇼미더머니3’에 출연하면서 더욱 크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기리보이.

이미 검증된 작사, 작곡 실력과 빼어난 패션 감각으로 많은 여성 팬들을 보유한 그가 이번에는 패션화보를 통해 자신의 끼를 마음껏 표현했다. bnt뉴스와 함께 한 이번 화보에서는 기리보이 특유의 자유로운 감성이 잘 묻어났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담배를 피우며 촬영한 콘셉트에서는 귀여운 외모의 기리보이가 반항적이고 거친 느낌으로 다시 태어난 듯 했다.

이번 화보촬영을 통해 힙합의 감성을 가득 갖고 있는 기리보이의 자유로운 모습과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그의 진솔한 이야기까지 하나하나 들어보자.

Q. 어렸을 적부터 꿈이 랩퍼였나?

초등학교 때는 신화를 보면서 아이돌의 꿈을 키우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락커를 꿈꾸기도 했고 어머니께서 그림을 배우게 해주신 다음에는 그림을 그리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돌을 하려면 오디션을 봐야 하고, 그림을 계속 그리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고, 락커를 하려면 기타와 같은 악기도 구입해야 하고 이 역시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랩 가사를 쓰는 것은 전혀 돈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Q. 그러면 랩을 처음 알게 된 때는 언제인가?

초등학교 때 싸이가 음악방송에서 ‘새’를 부르는 것을 보고 처음 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는 들리는 대로 가사를 써보고 외워보고, 불러보았다. 랩은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Q. 그렇다면 처음 랩을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

처음 제대로 랩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이다. 사실 초등학교 때부터 창작욕구가 커서 무언가를 계속 쓰면서 머리 속으로 멜로디를 그리기도 했다. 초등학교 때 피아노학원을 다녔는데 혼자서 생각해본 멜로디를 쳐보기도 하면서 놀았다.

그렇게 ‘쇼미더머니’에 나가기 전까지는 작곡가를 하려고 했었다. 그 전에 앨범을 발표했던 것도 내가 만든 곡에 내가 피처링을 하는 느낌이었지 그때까지도 랩퍼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곡을 만드는 게 너무 좋았다. 이후 쇼미더머니에 나간 다음에 너무 재미있어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이렇게까지 흘러오게 되었다.

Q. 그럼 처음에 좋아하기 시작했던 힙합 뮤지션은 누구인지 궁금하다.

이 부분은 좋아하는 뮤지션이 너무 많아서 조금 복잡하다. 그 중에서 꼽자면 퍼렐을 너무 좋아했다. 퍼렐이 프로듀싱한 곡들을 찾아보면서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 퍼렐을 알고 나서 힙합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Q. ‘쇼미더머니3’에는 어떤 생각으로 나가게 된 것인가?

처음에는 “인디음악이 멋있는 것이다” 라는 생각 때문에 출연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너무 좋아하는 버벌진트가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는 것을 보고 나도 따라서 출연하게 되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출연하니까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Q. 2011년 11월18일 첫 앨범을 발표한 후 벌써 활동한지가 4년이 되었다. 발표한 앨범만 21장이 되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정규로는 지금 세 번째 앨범인데 포털 사이트에는 2개로 나와있다.(웃음) 그냥 재미있어서 즐기면서 만들다 보니 이렇게 많은 앨범을 발표하게 되었다. 나의 작업 스타일은 한 달을 몰두하고 한 달을 놀던지, 일주일을 몰두하고 일주일을 놀던지 하는 스타일이다. 진짜 하고 싶을 때만 작업을 한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웃음). 

Q. 그럼 놀 때는 뭘 하고 노는가?

그냥 음악을 듣고 밥도 먹고 게임도 하는 등 별건 없다. 예전에는 사람들 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클럽을 자주 갔었는데 이제는 별로 가지 않는다. 요즘은 그냥 쉬면서 인터뷰나 화보 촬영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Q. 화보 촬영은 재미있나?

사진 찍힌 내 모습을 보는 게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아서 너무 재미있다. 처음에는 프로필 촬영을 할 때도 너무 떨리고 긴장했는데 떨리는 것을 감추려 하는 내 모습을 보았다. 그러니까 더 떨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떨리는 것을 아예 더 티를 내니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Q. 소유와 함께 한 ‘팔베개’의 반응이 좋았다. 소유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어땠는가? 재미있었는지? 평소 친분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소유씨랑은 전혀 모르는 관계였다가 이번 작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보통 내숭을 떤다든지 하는 여자 아이돌의 이미지가 있는데 소유는 완전히 그런 이미지를 없애버렸다. 엄청 털털했다. 그런데 이번 작업이 끝난 후에는 따로 연락한다든지 하는 일은 없었다.

Q. 최근 발표한 ‘성인식’ 앨범에 대한 설명을 들려달라.

우선 내가봐도 잘 만든 앨범인 것 같다. 발표하기 직전까지는 몰랐는데 발표한 후 음원 사이트에서 들어보니 잘 만든 곡이라고 느껴졌다. 원래 이 음원을 내가 전에 몇 번 다른 곡으로 바꾸려고 생각했었다. 음악을 다 만들어놓고 발표날을 기다리면서 다음에 낼 곡을 계속 만들었는데 그때 만든 곡들이 ‘성인식’보다 훨씬 좋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속사에서는 “너가 너무 많이 들어서 그래”라며 그대로 발표 하자고 했고 막상 발표되고 난 후 들어보니 정말 좋았다.

제 3자의 입장에서 기리보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만든 곡이지만 다른사람이 객관적으로 듣는 입장이었다. 가사 수준이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을 느꼈다. 앨범 커버도 완전히 예술 같았다. 굉장히 멋있었다.     

Q. 이번 앨범의 독특한 앨범 자켓 사진에 대해 ‘엿먹이려고’라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어떠한 생각으로 이런 자켓 사진을 찍게 된 것인가?

이번 자켓 촬영은 프리스타일로 찍었기 때문에 ‘엿먹이려고’ 찍은 의도는 없었다. 심지어 자켓 자닌의 콘셉트도 정하지 않고 촬영에 들어갔다. 별 다른 뜻이 없었지만 멋있어 보일 것 같아서 그 사진을 쓴 것이다. 강하면서도 특별해 보이고 여태까지 없던 콘셉트의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에는 멋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촬영 중 눈 감기 직전에 찍힌 컷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일 느낌 있어 보였고 스텝들도 만장일치로 이 사진을 골랐다. 나는 아이돌도 아니고 랩퍼인데 멋있는 것은 많이 해봤고 앞으로도 많이 할 거니까 이번에는 이것으로 한 것이다. 그래도 내 얼굴이니 하루 정도 고민을 하긴 했다(웃음). 


Q. 진정한 랩퍼다운 답변이다. 요즘은 랩퍼들이 아이돌처럼 키워지는 케이스가 있고 인디에서부터 랩을 하다보니 목적을 위해 소속사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본인은 어느 쪽인가?

나는 후자이다.

Q. 그럼 아이돌처럼 키워진 랩퍼들에 대한 거리감은 없는가?

전혀 없다. 어느 정도 아이돌 음악을 존중하는 편이다. 일단 나도 어렸을 때 아이돌을 하려고 했었는데 내가 하지 못하는 것들을 다 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Q. 그 하지 못하는 것들이란 무엇인가?

다이어트, 관리 받는 것, 곡을 받아서 쓰는 것, 뭘 만들면 허락을 거쳐야 하는 것 등이 있다. 그리고 요즘 나는 댄스곡도 만들고 있는데 만들면서 앨범 자켓이나 안부, 뮤직비디오 콘셉트까지 다 생각을 하면서 작곡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인디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멋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아이돌을 존중 하지만 잘 못하는 아이돌은 조금 별로이긴 하다.

Q. 그럼 어떤 아이돌이 멋진 아이돌인가? 예를 들자면?

엑소, 빅뱅, 에프엑스, 미쓰에이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이돌들은 너무 좋다. 회사의 도움이 있더라도 표정이나 그 외의 모든 것들이 다 익어있다. 예를 들어 현아의 표정을 보면 어떻게 하면 남자를 홀릴 수 있는지 다 아는 것 같다. 그런 점들이 멋진 것 같다.

Q. 가장 존경하는 힙합 뮤지션은 누구인가?

예전부터는 퍼렐이었는데 요즘은 자이언티를 더 존경한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멋있는 것 같다. 너무 커 보인다. 음악 하는 것도 멋있다.

자이언티는 프라이머리와 함께한 첫 번째 앨범이 잘 된 후 다음 앨범에서는 아예 다른 모습으로 나왔고 또 이번에 크러쉬와 함께 한 ‘Young’에서도 아예 다른 모습으로 나오는 게 너무 예술적이다. 라이브 하는 모습만 봐도 몸동작 하나 하나가 멋있고 옷 입는 스타일도 너무 멋있다.

Q. 자이언티를 실제로 본 적인 있나?

몇 번 보았는데 일단 너무 특이한 분이다. 인사도 특이하게 하시는 등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하다.

Q. 앞으로의 각오나 다짐, 꿈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처음 음악을 만들 때는 그냥 재미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그러다가 부담감도 생기면서 속으로 “잘 될 거야”라고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한 곡을 만들 때 너무 고심하게 되었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그런 것들을 이겨내고 원래의 내 스타일대로 재미있게 만든 곡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즐겁고 재미있게 작업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기획 진행: 양완선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경섭
의상: 슈퍼스타아이, 머시따
재킷: 머시따
선글라스: 에드하디 by 룩옵티컬
팔찌&백: 비엔베투
슈즈: 슈퍼스타아이, 컨버스, 패트릭 유잉
모자: 슈퍼스타아이
헤어: 스타일플로어 선희 실장
메이크업: 스타일플로어 대영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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