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피타입 “‘돈키호테2’ 상당한 부담, 현실 직시했다”

입력 2015-04-06 08:15   수정 2015-04-06 08:17


[bnt뉴스 김예나 기자] 피타입의 ‘돈키호테’가 세상에 나온 지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힙합 씬에서 전설적인 곡으로 회자되는 ‘돈키호테’를 다시 한 번 마주한 그의 모습에서 가슴 벅찬 감동이 여실히 전해졌다. 

최근 4집 정규 앨범 ‘스트리트 포어트리(Street Poetry)’ 발매한 래퍼 피타입이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2년 만의 컴백, 데뷔 앨범 ‘헤비 베이스(Heavy Bass)’ 10주년 기념 등 특별한 의미를 가진 새 앨범에 대해 피타입은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가 데뷔 앨범 ‘헤비 베이스’ 발매 10주년이었어요. 그 자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기념 하고 싶었어요. 만족도로 말하자면 보통 뮤지션들이 작업하는 동안 자기 음악에 시달려서 음반이 나오면 잘 안 듣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저는 요즘 제 노래만 듣고 있어요.(웃음) 그 정도로 만족합니다.”

■ ‘헤비 베이스’ 영광보다는 상처로 남아

피타입은 본격적인 새 앨범 소개에 앞서 데뷔 앨범 ‘헤비 베이스’ 발매 당시를 회상했다. ‘헤비 베이스’는 가수 휘성이 피처링이 참여해 주목 받았던 타이틀곡 ‘돈키호테’가 수록된 앨범이다. ‘돈키호테’는 지금까지도 힙합 마니아들과 뮤지션들로부터 극찬 받을 만큼 정통 힙합의 클래식으로 손꼽히고 있다.

당시 24살이었던 피타입은 “미숙한 것도 많았고 준비도 안 됐던 시절”이라 기억했다. 이어 “사기 아닌 사기도 당하고 음반 발매 수익 자체도 없었고 제작비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꽤 컸는데도 힙합이라는 음악이 당시 실험적인 문화고 장르다 보니 저를 내놓는 자체가 조마조마한 것 같았어요. 제작비 지원도 저 스스로 하면 안 되느냐는 식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당시 함께 작업했던 비트메이커들에게 돈을 제대로 주지도 못했어요.”

힙합 씬에서는 전무후무한 “명반” 탄생의 순간이었지만 피타입 본인에게는 “영광의 상처”로 얼룩진 나날들이었다. 설상가상 1집 앨범 발매 이후 피타입은 힙합에 대한 음악적 딜레마까지 겪으며 방황하기에 이르렀다. 

“1집 앨범을 내고 났더니 제가 할 수 있는 힙합을 다 한 기분이었어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싶었죠. 똑같은 힙합을 또 하자니 그럴 수는 없었어요. 제가 오리지널한 힙합 음악 씬을 개척한 것도 같고, 박수도 받고 있는데 제게 남는 건 무엇일까 거듭 고민했죠.”

결국 피타입은 더 이상 힙합을 하지 않겠노라 선언했다. 이후 발표한 2집 정규 ‘더 빈티지(The Vintage)’에서 그는 묵직한 힙합 비트를 버리고 감미로운 어쿠스틱 선율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허나 한 번 어려워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피타입은 뮤지션으로서의 삶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다. 

그리고 5년, 광고 기획자로서만 치열하게 살았던 그가 뮤지션으로 다시 돌아온 3집은 “과도기” 그 자체였다. 상당 기간 적응의 시간 보내고 피타입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4집 준비에 나섰다.

“‘힙합’이라는 키워드만 놓고 10년 동안 굉장히 방황했어요. 어쿠스틱도 해보고 중간에 공식적으로 앨범 활동을 접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다시 힙합 해야지. 하려면 제대로 하자. 1집 때만큼 전투적으로 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바로 이번 새 앨범 ‘스트리트 포어트리’입니다.”

단단한 각오로 4집 준비에 나선 피타입은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변했음을 느꼈다. 힙합은 어느 샌가 “메가 트렌드”가 됐고, 길에서는 심심치 않게 힙합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 피타입은 “모든 것이 바뀐다 해도 힙합으로 살던 피타입의 삶을 되찾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오리지널 힙합 트랙으로 가득 찼던 1집 앨범 때와 같은 태도와 마인드로 돌아가서 새 앨범을 만들고자 노력했어요. 제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힙합 안에 있기를 바랐죠. 그게 바로 힙합으로 사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힙합을 비단 음악만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Life Style)으로 정의하는 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 ‘돈키호테2’, 부담 극복하고 마주서기까지

이번 새 앨범 타이틀곡 ‘돈키호테2’는 그의 히트곡 ‘돈키호테’의 연작형태의 곡이다. 걸그룹 바버렛츠가 보컬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새로운 분위기의 ‘돈키호테2’로 탄생했다. 피타입은 “제목부터 정말 고민이었다. 너무 의도적이고 상업적인 느낌이 들까봐 처음에는 수록곡 정도로만 생각했을 정도”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돈키호테’를 다시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돈키호테’를 만들었지만 과연 지금 그에 부합하는 랩 스타로 살고 있는지, 그 곡을 낸 것에 후회하지는 않는지 혹은 지금 제 모습이 부끄러운지 같은 복합적인 고민들이 밀려왔거든요. ‘돈키호테2’를 만드는 건 상당히 부담됐어요. 예전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도 걱정 됐고 대중의 입맛만 맞추면 원곡에 먹칠을 할 것 같기도 했고요.”

그의 솔직한 고백은 계속 이어졌다.

“현실을 직시한 것뿐이에요. 과거의 저를 영광스럽게 포장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과거에 비해 지금 제 모습이 초라하다는 이야기도 아니고요. 그저 ‘돈키호테’를 마주한 저라는 존재 자체가 특별할거라는 생각으로 ‘돈키호테2’를 만들었어요. 저니까 가능 하겠죠. 제가 만든 곡이니까요.” (사진제공: 브랜뉴뮤직)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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