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00여 대의 실적으로 소위 '대박'을 거둔 마세라티가 올들어선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올해 누적판매는 180여 대로, 월평균 60여대에 그쳤다. 이를 1년 단위로 환산하면 올해 판매전망은 지난해의 723대와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기록한 496%의 성장률이 그야말로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라질 공산인 것.
문제는 올해 마세라티가 1,200대의 판매목표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보다 무려 500대나 많고, 월평균 100대를 팔아야 맞출 수 있는 숫자다. 이미 재고는 목표에 맞춰 공급하고 있는 중이다. 더구나 주문과 선적, 운송에 시간이 걸리는 수입차 특성상 올해 들여올 재고는 총 1,50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재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판매정체 원인으로는 FMK의 현 상황이 거론되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핵심 인원들이 속속 회사를 떠난 데다 판매사 선정과정에서 마세라티 본사와 갈등을 빚으면서 FMK의 활동이 대폭 위축됐다. 여기에 최근 FMK가 효성에 매각된 점도 집중력을 흐트러놨다.
업계는 판매 정상화를 위해선 새 판매사들의 영업 시작 시기가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FMK가 보유한 재고를 상당수 이들을 통해 털어낼 수 있어서다. 그러나 판매사로 선정한 회사들이 언제부터 영업을 시작할 지는 오리무중이다. 마세라티 측과 새 판매사들이 맺은 조약은 정식 계약이 아닌 의향서(LOI)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가 수입차시장 성장에 따라 마세라티도 지난해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임원들이 회사를 떠나고 회사가 매각되는 등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져 이를 조속히 수습하지 못하면 판매에 큰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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