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톱모델 스테파니 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고 싶다”

입력 2015-04-17 10:42   수정 2015-04-17 10:45


[김민서 기자]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에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모델 스테파니 리.
‘뉴트로지나 걸’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그는 동양적으로 생긴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에 시원하게 뻗은 각선미로 단숨에 런웨이를 장악했다.

모델이 되고 싶어 무작정 뉴욕 모델 에이전시로 찾아갔다는 그.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척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스테파니 리의 모습에서 진정한 모델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화보촬영이 끝난 후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모델 스테파니 리와 마주앉아 즐거운 대화를 시작했다.

Q. 미국에서 모델 활동을 시작해 어느 정도 위치에 올랐었는데 한국에서 다시 처음부터 모델 일을 시작했다. 이유가 궁금하다.
평소 호기심이 굉장히 많은 편이다. 모델일 역시 호기심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게 됐으니까. 한국생활 역시 엄청난 호기심으로 시작됐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모델이니까 한국에서 새롭게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뉴욕에서 모델 활동 할 때 다른 한국 모델들끼리의 끈끈한 연대감이 부러웠다.

패션위크 기간이 되면 한국 모델들과 취재 온 기자들이 어울리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고 ‘나도 한국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한국에 와서 ‘스테파니 리는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가끔 뉴욕에서 활동을 하다보면 관계자들이 나를 중국인 모델로 오해하곤 했는데 이런 점을 바로잡고 싶었다.

Q. ‘모델’이 되고 싶어 무작정 뉴욕에 있는 모델 에이전시에 찾아갔다고 들었다.
어느 날 TV에서 방영되는 모델 오디션 프로그램을 봤는데 런웨이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그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그래서 무작정 뉴욕에 있는 엘리트 모델 에이전시에 찾아가게 되었다. 가는 내내 호기심에 가슴이 벅차올랐던 것 같다.

한 치의 고민도 없었던 것 같다. 나이가 어리기도 했고 긍정적인 생각만으로 가득 찼었기 때문에.

Q. 부모님의 걱정은 없었나?
새로운 일에 대해 겁 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엄마와 많이 닮았다. 그래서 딱히 부모님의 걱정은 없었던 것 같다. 뉴욕 에이전시도 엄마와 함께 갔었다.

Q. 뉴욕 에이전시에 찾아갔을 당시 모델 타이라 뱅크스가 그 자리에 있었다고 들었다. 스테파니 리를 보고 극찬했다고 하던데.
당시 지금보다 더욱 진한 이미지의 동양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동양적이긴 하지만 그때는 긴 생머리 흑발에, 깡마른 몸으로.. 아마 얼굴에 ‘동양인’이라고 쓰여 있었을 거다. 그래서 타이라 뱅크스가 예쁘다고 칭찬해줬던 것 같다. 당시에는 동양인 모델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을 수도 있고.

Q. 미국에서의 활동과 한국에서 활동에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일단 서로 원하는 이미지가 다르다. 한국에서 활동하기 위해서 이미지를 많이 바꿔야 했다. 뉴욕 같은 경우는 꾸밈없는 동양적인 외모를 좋아하는데 비해 한국은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좋아했다.

그리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원하더라. 이렇게 이미지를 바꾸고 나니 뭔가 조금 여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Q. 미국에 다시 돌아가 활동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물론 미국과 한국, 그리고 다른 곳에서도 여러 활동을 해보고 싶다.

Q. 특별히 원하고 서보고 싶은 쇼가 있다면.
모든 여자 모델들의 로망인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 서보고 싶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온다면 놓치고 싶지 않다.

Q. 최근 2015F/W 서울패션위크에서도 많은 무대에 섰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쇼가 있나.
정말 많다. 매일 매일의 쇼가 하나의 에피소드다. 이번에 섰던 쇼 중에 준비가 거의 되지 않은 무대가 있었다. 무대 동선, 의상 등 대부분이 미흡했다. 그래서 모델들끼리 힘 합쳐서 동선도 짜면서 하나의 쇼를 완성시켰다. 힘들긴 했지만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았다.

예전에 비해 요즘은 친한 모델들끼리만 거의 어울리는 추세라 서로 친해지기 쉽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서로 단합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던 것 같다. 한 팀이 된 기분이랄까.

Q. 모델일 외에 드라마에도 출연 했었다. JTBC ‘선암여고 탐정단’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나.
좋은 기회로 우연히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나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연기력이 엄청 뛰어나진 않았지만 드라마 속 캐릭터로 살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촬영 기간 동안 나는 스테파니 리가 아닌 최성윤으로서 최선을 다했다. 배운 점도 굉장히 많았고 이 작품을 계기로 연기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Q. 출연진들과의 호흡은.
함께 출연한 친구들이 많은 부분을 가르쳐 줬다. 카메라 보는 방법도, 대사를 외우는 방법도 모르는 나에게 여러 가지 테크닉적인 부분들을 알려줘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너무 친해져서 지금도 단체 채팅방에서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만나기도 한다. 동생들이긴 하지만 진지희, 강민아, 혜리, 이민지 모두가 고등학교 친구 같은 느낌이다. ‘아 내 고등학교 친구들’, ‘아 우리 선생님’ 이런 기분이다.

특히 진지희랑 많이 친해져서 개인적으로 자주 만난다.


Q. 모델이 연기를 한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선입견을 가졌을 것 같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누구나 처음엔 미흡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해보는 연기인데 잘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나.

연기자 분들이 봤을 땐 모델이 이런 배역을 차지하고 연기를 한다는 게 달갑지 않을 수 있지만 나는 오히려 모델이었기 때문에 최성윤이란 캐릭터가 조금 더 매력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연기에 대한 관심이 원래 있었나.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요즘 많은 모델들이 연기자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아예 생각을 안 해봤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꼭 연기를 해야겠다! 라는 생각은 없었다.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
스테파니 리의 밝은 모습과 긍정적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최성윤이란 캐릭터는 나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졌었기 때문에 또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나와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Q.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웃음)제 이상형인 ‘공유’오빠. 정말 소원이다. 함께 꼭 연기해보고 싶다. 연기가 아니더라도 뭐든 같이 해보고 싶다. 그런데 문제는 사심이 담겨 작품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 같다(웃음). 떨려서 아무것도 못 할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두 번의 광고 촬영에서 만났었는데 너무 떨려서 아무 말도 못했었던 기억이 있다. 아 함께 연기하는 상상만 해도 설렌다.

Q. 드라마 종영, 패션쇼 시즌 종료로 조금 여유가 생겼을 것 같은데 주로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나.
요즘 대학입시 준비를 하고 있다. 학업에 대한 욕심이 있어 열심히 공부 중이다. 곧 시험을 치를 예정이라 스케줄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사실 약대 진학이 목표였는데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어려울 것 같아 지금은 다른 쪽으로 생각중이다.

Q. 몸매가 굉장히 좋다. 운동을 좋아하는 편인가.
워낙 새로운 것 배우기를 좋아해 여러 운동을 배웠다. 배드민턴, 테니스, 라크로스 등 다양하게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Q. 그렇다면 완벽한 몸매 유지 비결도 운동?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해 피자, 치킨 등 가리지 않고 다 먹는다. 정말 필요할 때만 다이어트를 하고 평소 식단 관리는 전혀 하지 않는 편이다.

몸매 유지 비결에는 꾸준한 운동의 효과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평소 어떤 자세를 유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몸매 라인이 무척 달라지는 것 같다. 자주 움직이려 노력하고 짧은 거리는 걸어 다니려 노력하고.

Q. 본인의 몸매 중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최근 집에서 공부만 하느라 살이 좀 찌긴 했는데(웃음). 그나마 허리(?). 허리가 그래도 조금 들어간 편이라 몸매가 더 예뻐 보이는 것 같다.

Q. 롤모델이 있다면.
미란다 커. 정말 아름다운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닮고 싶다. 완벽한 몸매를 가지고 있지만 모델로만 본다면 그다지 마른 편이 아니라 데뷔 초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한다. 그 부분이 나와 조금 닮은 것 같다. 나 역시 깡마른 스타일이 아니라 힘든 점들이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런 단점을 자신만이 가진 또 다른 매력으로 만들어 가치를 높인 점이 존경스럽다.

Q. 앞으로 꿈꾸는 스테파니 리의 모습.
화려한 모습보다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가진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가까운 목표로는 헐리우드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다. 배우로서 준비가 된 후에.

기획 진행: 김민서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르샵, 락리바이벌, 앤더슨벨, 맥앤로건, 한복 린
슈즈: 맥앤로건, 렉켄
액세서리&모자: 엠주, 화이트샌드
헤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WEST점 윤영 실장
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WEST점 유희 실장
장소: MOIN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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