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국차의 추격이 두려운 이유

입력 2015-04-20 18:32   수정 2015-04-22 08:27


 국제통화기금이 제시한 2013년 1인당 국민소득(GDP) 6,740달러, 자동차 보유대수 1억1,951만대, 연간 신차 판매대수 2,200만대. 바로 중국을 두고 하는 말이다. 블랙홀처럼 자동차를 흡수하며 연간 신차 판매로는 이미 미국을 멀찌감치 뒤로 밀어냈다. 미국 내 신차 판매가 제 아무리 늘어나도 이제 중국을 넘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중국의 자동차 증가는 어디까지 갈까? 소득이 높아질수록 자동차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단적으로 한국과 비교할 때 중국은 1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3.3대인 반면 한국은 37대다(SNE 리서치). 미국은 무려 80대에 달한다. 중국이 한국 수준의 인구 대비 자동차 보유에 도달하려면 현재의 2억대가 5억대로 늘어야 하고, 그러자면 소득도 3배 이상 증가해야 한다.






 물론 한국과 어깨를 견주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해마다 신차 판매 증가 속도는 가파르다. 지난해 신차 판매는 2,400만대를 훌쩍 넘겼고, 올해는 2,500만대를 향해 치닫고 있다. 폐차 등의 감소분을 제하고도 보유량이 해마다 1,500만대 이상 늘어나는 중이다. 결국 100명당 37대 정도에 이르기 위해선 연간 2,500만대씩 20년 이상 지속 판매돼야 한다는 계산이 도출된다. 그러니 중국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 된 지 오래고, 자동차회사마다 앞 다퉈 공장 늘리기에 한창이다.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분류할 때 중국을 별도로 구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지역을 나눌 때 중국, 북미, 아시아태평양, 유럽, 남미, 아프리카로 분류한다. 다른 곳이 대부분 대륙으로 묶인 반면 중국은 국가 자체가 하나의 단일 지역이자 최대 시장으로 여겨지는 셈이다.






 2015 상하이국제자동차산업박람회(이하 상하이모터쇼) 현장은 이런 중국의 모습이 가감 없이 펼쳐졌다. 1,300여대에 달하는 전시차, 100대에 이르는 신차, 2,200여개의 관련 기업, 그리고 수많은 합작 및 독자 브랜드 등은 중국을 블랙홀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장 뿐 아니라 전시 또한 블랙홀처럼 기업을 참여시켰으니 말이다.

 물론 중국 시장에 대응하는 한국차의 속도는 단연 최고다. 단적으로 중국 베이징차와 합작 설립된 베이징현대차는 2002년 첫 진출 때 1,002대로 시작된 판매대수가 지난해는 112만대로 껑충 뛰었고, 둥풍차와 손잡은 동푸위에다기아차는 2002년 3만대로 시작해 지난해 64만대로 올라섰다. 올해는 70만대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외 쌍용차도 올해 완성차 티볼리를 중국명 '티볼란'으로 커 가는 시장에 적극 가담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완성차 외에 부품사의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 2012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처음 얼굴을 드러낸 삼성SDI는 올해 중국을 겨냥, 상하이에 무대를 만들었다. 이른바 '삼성' 브랜드의 소재 및 부품 사업 확장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 SDI 응용기술그룹 정성헌 대리는 "제일모직과 합병하며 앞으로 자동차 부품 관련 신소재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는 결국 경량화의 중요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삼성SDI는 향후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의 로드맵을 선보이며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수소연료전지 확대에도 대비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간 IT에 치중해 왔던 삼성으로서도 자동차 부품 시장을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중국의 추격 속도는 가파르다. 중국 내 SUV 전문회사 하발(HAVAL)은 SUV 수요 증가에 맞춰 다양한 신차를 내놨고, 유럽에서 개발해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큐오로스는 유럽 감성 및 품질 이미지를 앞세워 중국 소비자를 공략했다. 중국 내 소비자 눈높이가 빠르게 높아지는 것에 맞춰 감성과 품질을 강조한 셈이다.

 그런데 품질의 향상 속도가 놀랍다. 중국 자동차회사가 글로벌 부품 기업과 손을 잡으며 이른바 질적 향상에 매진한 결과다. 존슨컨트롤 글로벌 인테리어 담당인 리처드 정 부사장은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외에 중국 독자 브랜드의 고급화도 빠르게 진행되는 중"이라며 "존슨컨트롤도 경량화와 고급화에 초점을 맞춰 인테리어 시스템을 연구 중"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중국차의 품질 향상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양질전화(量質轉化)'에 따른 필연적 결과물임을 언급한다. '양질전화'란 수량이 많아지면 품질이 변한다는 칼 마르크스의 이론이다. 그렇게 연간 2,500만대를 생산, 판매하는 단일 국가 생산량 1위인 중국의 자동차 기술 추격 속도는 빠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의 다양한 완성차회사가 13억 시장에 침을 흘릴수록 합작에 가담한 중국 내 독자 브랜드의 제품력이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980년대 시장을 개방하며 외국차가 중국에 진출하려면 무조건 중국 내 기업과 합작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걸었던 덩샤오핑의 혜안이 새삼 떠오른다. 

 상하이=권용주 선임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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