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재규어랜드로버에 한국인 사장이 앉은 까닭은

입력 2015-05-03 15:10   수정 2015-05-04 18:23


 "아직 사장을 맡은 지 오래 되지 않아 저만의 경영 철학을 세우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생각입니다." 

 최근 경주에서 열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시승회에 참석한 백정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신임 사장의 말이다. 겸손한 태도와 달리 그는 지난 2000년에 합류, 올해로 15년 넘도록 재규어랜드로버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그런 그가 재규어랜드로버의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수입차 시장의 경향을 살펴 보면 딱히 그런 것만도 아니다. 






 수입차 시장이 본격 성장하기 시작한 최근 몇 년간 업계에선 외국인 임원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바람은 현재도 진행중이다. 한국 시장 분석을 어느 정도 마친 수입사의 전략적 선택이다. 실제 국제적 감각을 갖춘 외국 임원은 조직에 합리성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사와 커뮤니케이션도 장점으로 꼽힌다. 재규어랜드로버 역시 지난 2012년 4월 벤틀리코리아 사장을 지냈던 데이비드 맥킨타이어를 한국인 사장의 후임으로 결정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나타났다. 한국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외국인 임원의 가치관 충돌이 대표적이다. 또한 지나친 성과 위주의 경영 전략은 상생을 해야 할 판매사와 수입사 간 갈등을 촉발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 직원들의 성장 가능성이 좁아지는 것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재규어랜드로버의 선택은 상당히 이례적이 아닐 수 없다. 백정현 사장 선임 이전에도 끊임없이 영국 본사의 사장 파견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깜짝 발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백 사장의 경력을 보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그 동안 그가 맡은 직책만 하더라도 영업, 애프터서비스, 마케팅 등 광범위해서다. 이른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재규어랜드로버의 한국인 대표 선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만큼 재규어랜드로버가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간접적 표현이기도 하다. 실제로 재규어랜드로버의 글로벌 사업장 중 가장 인상적인 성장을 펼치는 곳은 한국이다. 매년 30% 이상의 고공 성장을 이어가는 게 증거다. 특히 2013년의 성장률은 60%를 넘었다. 한국 시장을 온전히 한국인에게 맡기겠다는 본사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분위기 역시 신임 사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굵직한 신차들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3월부터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올 시즌 첫 차는 디스커버리 스포츠다. 이미 사전 계약으로 1,000대 이상이 예약됐다. 여기에 최초의 하이브리드인 레인지로버 스포츠 하이브리드, 재규어 F-타입의 수동 변속기와 AWD 버전, 엔트리 세단 XE까지 준비됐다. 이변이 없다면 올해도 재규어랜드로버의 성장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핑크빛 전망을 이루기 위한 과제도 분명하다. 백 사장의 말대로 기본기 갖추기가 필요하다. 특히 영업 뿐 아니라 서비스 부문에서의 역량강화가 필수다. 이를 위해 올해와 내년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충한다.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경기 수원, 인천, 서울 목동, 동대문, 경기 안양 등을 순차적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백 사장은 "입사 초창기에 오프로드 행사를 위해 직접 전국 오프로드 포인트를 답사 다녔을 정도로 전반적인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있어 성장도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지만 그 성장을 떠받치는 건 기본기가 아닐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뒤에서 묵묵히 일을 해왔기에 전면에 나서는 게 아직은 어색하지만 지난 5개월 간 직무 대행으로 자신감이 붙었다"고 덧붙였다. 신임 사장의 성공을 기대해 본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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