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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효선 기자] 화보 촬영 날, 카메라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하던 오상진은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고 소품을 만지작거리며 어색함을 풀어보려는 동작들마저도 편안해 보였다. 한 달 동안 작품을 두 개나 끝내고 여유를 즐기는 중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었다.
패션취향에 대해 물으니 그의 성격만큼이나 정확하다. “포멀한 정장은 일할 때 자주 입는 스타일이고 평소에는 캐주얼하게 입어요. 오늘 촬영 때 입은 의상들은 친숙하기도 하면서 독특한 포인트가 있어서 즐거웠어요.”
화보 촬영 날은 금요일이었다. 몇 시간 후 Mnet ‘댄싱9’에서 진지한 목소리로 무겁게 외치는 오상진의 ‘점수는?’이 떠올랐다. 그가 전광판을 향한 신호를 외치면 출연자의 당락이 결정된다. 쫄깃한 재미를 살리기 위한 그의 진행 노하우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어려운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내는 참가자만큼이나 용기 있는 도전과 반듯한 성과를 이어온 오상진에게 MC로서의 포부를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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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confidence is the first requisite to great undertakings. - Samuel Johnson
▷댄싱 9의 처음부터 함께 달려온 MC에요. 이번 시즌만의 특징이 있다면?
▶시즌 1, 2는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번 시즌부터 춤의 완성도를 위해서 녹화방송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커트가 넘어가는 부분에 영상을 놓친다는 점이 시청자의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그 부분을 보완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무대를 잡아서 퀄리티 높은 영상을 보여드리기 위해 이번 회부터는 녹화로 진행하고 있죠.
▷시즌3에는 탈락제도가 없어지고 벤치 멤버 제도가 신설됐어요
▶시즌 3를 기획하면서 제작진과 많은 회의를 했어요. 모두의 의견이 지금까지의 ‘댄싱 9’이 너무 비장했다는 쪽으로 의견이 좁혀졌죠. 세계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트렌드가 ‘탈락’, ‘운명’ 같은 무거운 방식 보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적용시켜서 다양한 미션과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어요. 저도 예전에는 비장하고 진중하게 진행했다면 이번 시즌부터는 오프닝 때 춤을 추거나 농담을 던지기도 해요.
▷세 번째 시즌을 거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시즌 1에서 하휘동씨의 무대가 기억에 남아요. 휘동이는 저와 동갑이에요. 다른 출연자보다 나이도 있는 편인데 굉장히 남다른 친구죠. 휘동이의 시즌 1 마지막 무대이자 마지막 개인무대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나만의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테크닉으로 꽉꽉 채운 무대가 아니라 여유를 주면서 관객과 호흡하는 무대를 보여줬어요. 마지막에는 하늘을 보면서 쓰러졌는데 그 동작에 시즌의 끝과 무대의 여운이 모두 담겨있더라고요. 그 무대로 MVP가 된 것 같아요. 춤의 대가임을 확실하게 느꼈죠.
▷제 3자가 본 마스터즈 간의 신경전
▶화면에서는 마스터즈 간에 신경전이 굉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말 친한 사람들이에요. 우현영 마스터와 박지은 마스터는 해외 일정이 있으면 이틀 전에 같이 출국해서 쉬다가 두분 모두 까매져서 다른 분들을 맞아주시죠. 이용우 마스터와는 이웃사촌이에요. 이민우 마스터와 박지우 마스터와도 친하고요.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굉장히 재미있어요. MC인 저와도 모두 친해서 정말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관계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죠.
▷오정연씨가 이번에 프리 선언을 했어요. 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댄싱9’을 지목했는데
▶그 친구의 전공이 무용이에요. 그래서 춤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선택한 것 같네요. 실제로 저와 친분이 있어요. 만약에 제작진 측에서 새로운 시즌의 변화를 위해 MC를 교체해야 한다고 하면 제가 무슨 수로 막겠어요(웃음) 하지만 저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두 시즌을 진행해 오면서 대선들과 나눈 교감과 친분이 있다는 것. 마스터들과의 끈끈한 우정도 있고요. 제 열정을 더 불살라야 하겠는데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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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n the sympathy
▷도전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여행 프로그램 하고 싶어요. 가볍게 떠난 여행에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프로그램. 아나운서를 할 때에는 제 말과 행동으로 누군가를 설득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설득보다 공감이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공감의 힘은 예능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에요.
▷공감이 세상을 일깨웠던 예를 들자면?
▶공지영 작가 원작의 영화 ‘도가니’를 예를 들고 싶어요. 다큐멘터리나 뉴스를 통해서 기존에도 많이 보도되었던 주제가 영화로 만들어져서 더 큰 반향을 일으켰었죠. 직접적인 보도보다는 문학이나 영화가 대중들에게 더 깊이 파고든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꽃보다 할배’도 기존의 여행프로그램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낳았고요.
▷여행 프로그램을 한다면 누구와 함께 가고 싶나요?
▶슈퍼주니어 헨리랑 친해서 함께 가면 즐거울 것 같고, 외국에서 봉사활동 하면서 친해진 김성령 선배도 생각나네요. 며칠 전에는 동률이 형과 정말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우리 회사 사람들이랑 같이 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류승룡 선배, 오정세 형, 김대명 형과도 가까이 지내서 색다른 여행이 될 것 같아요.
▷며칠 전 전현무와의 인터뷰에서 ‘여동생 소개시켜 주고 싶은 남자’로 오상진씨를 뽑았어요
▶여동생도 없으면서(웃음) 현무 형과는 비슷한 점이 많아요. 비슷한 시기에 프리랜서로 전향했고 각자 분야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고 격려할 부분도 많고요. 현무 형은 참 뛰어난 사람이에요. 형이 워낙 바빠서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연락은 자주 하고 있어요. 방금 전에도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 하여튼 저를 그렇게 봐주어서 고맙네요.
▷오상진의 인생은 변화무쌍해요. 대기업에도 다녔었고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했고 이제는 배우에도 도전했어요
▶사람은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죠. 저는 갈림길에 서있을 때마다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아’하는 쪽으로 선택했어요. 운이 좋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죠. 이제는 나이도 있으니 안정적인 선택을 할 것 같아요.
▷더 높은 곳으로 성장하기 위한 앞으로의 포부!
▶이번에 ‘위플래쉬’라는 영화를 보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았어요. 제가 배우와 아나운서를 하면서 어떤 모습으로 보여졌는지, 프로그램에 어떤 재미를 주었는지에 대해서 반성을 하게 됐죠. 대중에게 보여지는 제 이미지가 확실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이제는 기회가 올 때마다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거예요. 연기 도전을 반대하는 회사를 무릅쓰고 배우에 도전한 만큼 ‘좋은 사람’인 것을 넘어서서 오상진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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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오상진의 이미지는 그가 언급했던 대로 ‘좋은 사람’, ‘예의 바른 사람’의 틀에 갇혀있었다. 완벽할 것만 같았던 그가 ‘별에서 온 그대’ 종방연 때 입간판 사이로 지나갔던 에피소드가 방송을 탄 적이 있다. 대중은 물론이고 방송국을 오다가다 만났을 연예인 출연자들 마저 그의 실수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오상진은 “그게 제 원래 모습이에요. 친구들이 아는 저의 모습”이라 말하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이미지를 하나 둘씩 깨고 있었다.
갈림길에 선 오상진은 과감히 배우의 길로 방향을 틀었다. 다시 하나의 길에 들어선 것 같지만 앞으로 그에게 다가올 선택의 기로는 무수히 많을 것. 그가 아나운서로서 쌓아온 10년은 헛되지 않았다. 10년의 시간이 올바른 선택을 위한 밑거름으로 그의 뒤를 탄탄히 받쳐줄 것이기 때문에 오상진은 여전히 두려울 것이 없을 것 같다. (사진 출처: bnt뉴스 DB, Mnet 방송 '댄싱9' 스틸컷)
기획진행: 양완선, 안예나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승광
영상촬영, 편집: 정도진, 박수민
의상: 슈퍼스타아이, 머시따, rrig
시계: 자스페로, 마르벤
클러치백: 킨록by킨록앤더슨
슈즈: 슈퍼스타아이, 아디다스
헤어: 순수 정미 실장님
메이크업: 순수 강미 원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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