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라오스를 통해 본 동남아시아의 한국차

입력 2015-05-10 13:01   수정 2015-05-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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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가 아름다운 나라', '시간이 멈춘 나라'.

 라오스를 얘기하면 어김없이 붙는 수식어들이다. 실제 친절함과 순박함이 넘쳐나는 사람들의 미소에는 결코 욕심을 내지 않는 행복함이 묻어난다. 어디를 가든 반가운 미소가 끊이지 않고, 변하지 않는 풍경은 라오스를 '여행하고 싶은 나라 1위'에 올려놨을 정도다.

 이 처럼 정적인 땅이 최근 역동적으로 꿈틀대고 있다. 이른바 '모터라이제이션'이다. 라오스에 등록된 175만 대의 자동차 중 네바퀴차는 모두 44만 대다. 이는 중국의 자동차 1대 당 인구 30명보다 절반이나 적은 15명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직 한국의 2.6명에는 한참 못미치지만 라오스의 경제적 수준을 고려할 때 모터라이제이션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 1인 당 GDP 2,000달러인 국민들이 3만 달러가 넘는 차를 경쟁적으로 구입하는 곳이 바로 라오스이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한국 완성차를 판매하는 코라오그룹은 이를 두고 '시간의 건너뛰기'로 해석한다. 유선에서 무선 그리고 2G, 3G, 4G를 거쳐 LTE에 도달한 한국과 달리 라오스는 유선에서 곧바로 4G 또는 LTE로 건너뛰었다는 비유다. 실제 라오스 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속도를 보면 시간의 건너뛰기는 하나의 사회적 흐름으로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소득의 거의 전부를 자동차 할부금에 쏟아붓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자동차를 사기 위해 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코라오그룹의 박근백 과장은 "가족 중심의 대가족 문화와 함께 어울리기 좋아하는 라오스 국민들에게 자동차는 필수품으로 인식된 지 오래"라며 "모터라이제이션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라오스를 두 얼굴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행하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지만 요즘엔 '기회의 나라'로 여기는 경향이 커진 것. 그래서 '있을 건 다 있고, 없는 건 없다'는 나라에 요즘은 없는 걸 있도록 만들기 위한 기업인들의 방문이 잦다. 작은 동남아 내륙 국가이지만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오려는 역동적인 움직임이 그 만큼 예사롭지 않다. 

 그 동안 동남아 자동차시장은 일본차의 절대성역으로 여겨져 왔다. 현지 공장 설립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데다 열악한 도로 사정이 픽업 수요를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베트남과 라오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일본과 같은 오른쪽 핸들이란 점도 일본차의 지배력을 높인 요인이다.






 요즘들어선 한국차도 조금씩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프랑스 지배를 받았던 라오스와 베트남은 그 영향으로 왼쪽 핸들의 한국차가 주목받는 중이고, 미얀마에서도 점차 판매를 늘려 가고 있다. 비록 운전석 위치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지만 다른 동남아 국가도 얼마든지 기회의 땅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은 동남아시장이 한국차가 공략할 틈새시장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완성차업계 수출 관계자도 "동남아 전체가 한국차 입장에선 도전의 땅이자 기회의 시장"이라며 "그 간 북미와 중국, 유럽, 남미, 러시아 등지에 집중했다면 이제 동남아로 시선을 돌리는 방안도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라오스=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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