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조강지처’ 불륜은 있지만 막장은 없다(종합)

입력 2015-06-11 18:37   수정 2015-06-11 19:26


[bnt뉴스 최주란 기자 / 사진 황지은 기자] 불륜과 이혼, 그리고 살인. 막장이 아니라고 볼 수 있을까. 

6월11일 서울 마포구 MBC 상암신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새 일일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극본 황순영, 연출 김흥동 김성욱)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김흥동 감독을 비롯해 배우 강성연, 김지영, 이종원, 안재모, 황동주, 황우슬혜 등이 참석했다.

‘위대한 조강지처’는 한 아파트에서 우연히 만난 세 명의 여고 동창생이 지닌 과거 은밀한 살인사건, 위태로운 결혼과 이혼, 무시무시한 복수 이야기를 다룬다. ‘모두다김치’ ‘사랑했나봐’ 등을 연출한 김흥동 감독과 ‘뻐꾸기 둥지’ ‘루비반지’ 등을 집필한 황순영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김흥동 감독은 코믹 느와르를 표방하는 것에 대해 “사는 것 자체가 코미디 같다. 작가님께서 써놓으신 대본에 맞춰 제가 삶에서 포착했던 것들을 좀 더 현실감 있게 묘사했다. 결과적으로 그게 더 코미디를 증가시켰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복합적인 장르를 다루는 만큼 ‘위대한 조강지처’에서는 불륜, 살인, 동성애 등 다양한 소재가 등장한다. 먼저 김 감독은 일일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륜을 소재로 다룬 것에 대해 “세 여자가 같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불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세 여자가 미묘하게 조금씩 연결돼 있다”며 “물고 물리는 사이라 서로의 불륜들을 인정하지도, 무정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서로 싸울 수도 없고 뭉칠 수도 없는 묘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극중 유지연(강성연)과 조경순(김지영) 사이에는 살인사건이 얽혀있다. 이십년 전 나광수(박동빈)는 평소 좋아하던 지연이 울고 있는 것을 보고 도와주려다 강간범으로 오해를 사 경순의 짱돌에 맞아 죽는다. 하지만 어느 날 광수의 흔적이 하나씩 등장하면서 지연과 경순을 긴장시킨다.

김 감독은 “1회에서 살인사건 전모가 다 드러난다. 1회를 보셔야 유지연, 조경순, 오정미(황우슬혜) 세 여고동창생이 어떻게 만나고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알 수 있다. 살인사건은 중요하지 않다. 그걸 통해 어떤 인연들이 만들어지는지 관심 있게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회에 살인사건의 전모를 다 담은 것에 대해 “(세 여고동창생이) 과거로 돌아가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재밌었는데도 불구하고 1부에 압축한 것은 현재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보여주고 싶었지만 현재가 훨씬 더 재밌다”며 “지금의 이야기가 과거 이야기보다 (시청자들이) 본인의 이야기처럼 잘 들릴 것 같아 압축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들은 입을 모아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전작 ‘아내가 돌아왔다’(2010) 이후 5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강성연은 “드라마는 캐릭터가 살아있어야 극이 탄탄해지는데 한 인물 인물들이 다 매력 있었다. 그 인물들이 엮이고도 부딪히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기다려지더라”라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그는 “아기를 낳고 공백기가 있다 보니 현장의 목마름이 있었다. 거기에 김지영 씨를 비롯한 많은 배우들이 사람 좋기로 유명해 그 점도 크게 작용했다”며 “긴 호흡의 작품을 하다보면 서로 소통이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장 역할이 중요하다. 주변에 물어본 결과 김흥동 감독님은 배우들이 사랑하는 감독님이라고 하더라. 힘들었지만 육아를 내려놓고 작품에 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모두다김치’에 이어 김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된 김지영은 “다른 작품을 계약하기 직전에 감독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요즘 뭐 하는 게 있느냐’고 묻기에 ‘드라마 계약 한다’고 말하니까 바로 ‘스톱’을 외쳤다. 역할을 설명하거나 시놉시스도 주지 않은 채 그 한 마디만 남기고 내일 전화하겠다고 하더라. 다른 작품 계약을 멈추고 다음날 감독님의 전화를 받아 하게 됐다”고 출연 비화를 공개했다.

그는 “그만큼 선택을 망설이지 않고 하게 된 것은 감독님은 뭘 하던 그 이상을 상상하게 한다. 어떤 장르에 들어가더라도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진다. 그게 기대되기도 하고 궁금해 한 번 더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과 ‘사랑했나봐’로 호흡을 맞춘 황동주는 “감독님은 제가 공백기를 3년 이상 가졌을 때 다시 방송으로 복귀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분이다. 저를 캐스팅한 이유는 감독님의 뜻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맞춰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사랑했나봐’ ‘모두다김치’를 연이어 흥행시킨 김 감독의 신작이다. 소재가 자극적이기에 막장드라마라고 불릴 수 있는 상황. 그는 “‘위대한 조강지처’는 드라마와 코미디와 현실감이 잘 버무려진 드라마이기 때문에 편법을 쓰지 않고 정공법으로 승부할 것이다. 편하게 볼 수 있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청률을 위해 나쁜 짓은 하지 않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공법을 택한 김 감독의 승부수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위대한 조강지처’는 이달 1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7시1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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