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입사의 비싼 부품 가격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것. 이에 따라 판매사들도 사업 규모와 지역별 위치 등에 따라 적자와 흑자로 나눠지는 등 불만이 적지 않다. 수입차 판매 사업에 늦게 뛰어든 업체일수록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서다.
15일 수입차 및 판매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차 판매사의 전반적인 서비스 이익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판매사의 지난해 감사보고 결과 판매를 통한 평균 이익률은 0.4%인 반면 정비매출의 이익률은 11.4%에 달하는 것. 전체 영업이익에서 정비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56.2%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런 정비 수익의 창출은 어디까지나 수입차 판매 사업에 일찍 뛰어든 곳으로 집중됐다. 서비스 시설에 대한 투자 회수가 끝난 만큼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할수록 이익도 늘어나는 구조여서다. 반면 신규 판매사로 선정돼 서비스 시설을 투자한 곳은 여전히 적자라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이른바 판매사별로 서비스 수익도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 현상이 나타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계 수입차 판매사일수록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게 현실이다. 시장 내 독일차 점유율이 월등히 높은 데 반해 수입사가 공급하는 부품 가격은 해외와 비교해 턱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국내 독일차 판매사의 한 관계자는 "완성차도 수입가격을 환율에 따라 변동되는데 반해 부품 값은 변함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기본적으로 수입사 부품 공급 가격이 비싼 구조여서 아직 서비스 시설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판매사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비싼 부품 가격의 이유로 판매사들은 수입사의 판매 이익 증대를 지목하고 있다. 수입사 자체의 판매 수익을 위해 부품 가격마저 높이는 것. 따라서 현장에서 공임 등으로 수익을 메워야 할 판매사로선 수입사의 부품 독점 공급이 달가울 리 없는 셈이다.
판매사 서비스 현장 관계자는 "벤츠와 BMW, 포르쉐 등 독일계 수입 부품 값이 두바이나 싱가폴에 비해 비싼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과거에는 한국 내 수입차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그럴 수밖에 없다는 규모의 경제 논리가 우세했지만 지금은 독일차 판매가 두바이나 싱가폴에 비해 월등히 많아 규모의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결국 시장 논리보다 수입사 자체의 부품 수익 욕심이 서비스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게 해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싼 부품 값은 일부 판매사의 서비스센터 적자 증가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보증수리 기간이 끝나면 동일 품질의 값 싼 부품을 찾아 소비자가 비공식 서비스 업체를 찾는 탓에 공식 서비스센터 방문 숫자가 줄어든다는 것.
A브랜드 판매사 관계자는 "서비스도 경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감안할 때 수입사 부품 가격 전략은 수정돼야 한다"며 "공식 서비스센터와 비공식 서비스센터가 최소한이라도 경쟁 가능한 구조로 변해야 하는데, 수입사가 부품 값을 내리지 않으니 비용 경쟁의 여력조차 갖지 못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판매사로선 자기 자본을 투입한 만큼 투자금의 조기 회수를 원하지만 수입사가 오히려 이를 방해한다는 불만이 팽배해진 셈이다.
한편, 정부는 수입사의 비싼 부품 값을 낮추기 위해 올 들어 대체부품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부품 항목이 외장품과 등화류에 한정돼 있어 공식 수입사의 비싼 부품 공급 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게 업계의 판단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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