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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김예나 기자]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최근 밴드 바이바이배드맨(Bye Bye Badman)이 2집 정규 앨범 ‘오센틱(AUTHENTIC)’을 발표하고 한경닷컴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바이바이배드맨은 정봉길(보컬), 이루리(베이스), 구름이(키보드), 곽민혁(기타)로 이뤄진 4인조 밴드다.
지난 2011년 데뷔한 바이바이배드맨은 같은 해 EBS 스페이스 공감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을 받으며 크게 주목받았다. 뿐만 아니라 쌈지 페스티벌 숨은 고수, CJ 아지트 튠업 아티스트 선정, 제 9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2012) 등을 수상했다.
새 정규 ‘오센틱’은 지난 2013년 EP 앨범 이후 2년, 정규로는 데뷔 앨범 ‘라이트 비사이드 유(Light Beside You)’ 이후 약 4년 만이다. 타이틀곡 ‘소파(So Far)’ 포함해 모두 11트랙이 담겼다. 수록된 트랙들 대부분 오랜 세월 누군가의 컴퓨터에 보관돼 있던 음악들이다. 새 앨범 ‘오센틱’에 담기면서 새로운 스타일로 탈바꿈됐다.
“전체적인 틀 자체는 옛날부터 마련된 앨범이에요. 대부분 곡들이 첫 앨범 나올 때부터 있던 곡들이에요. 옛날에 만든 곡들을 듣다가 ‘다시 한 번 해보자.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 다시 만들게 됐어요.”(정봉길)
“바이바이배드맨 안에서 나오는 저희 음악의 본질은 같잖아요. 본질적으로 좋은 음악이라는 뿌리는 같았고 어떤 옷을 입을까 하는 시도를 다르게 한 것 같아요. 조금 다른 식으로 풀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앨범이에요.”(이루리)
전반적인 콘셉트는 “도시에 사는 소년, 소녀”다. 서울 도심 속 작업실에서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시시각각 담아냈다. 일반적인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리는 낮, 유흥에 젖은 사람들로 시끌시끌 한 밤 그리고 아무 기척조차 느낄 수 없을 만큼 고요한 새벽까지. 수록된 11트랙이 다양성을 띠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유는 바로 ‘도시’라는 콘셉트 아래 유기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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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센틱’은 바이바이배드맨의 음악적 변화와 성장을 여실히 보여준다. 영국 팝 밴드 느낌의 데뷔 앨범과 달리 새로운 감각의 비트와 색다른 사운드로 가득 차 있다. 기존 팬들 입장에서는 낯설 법도 할 터. “과감한 변화에 호불호가 갈렸을 것 같다”고 말하자 멤버들은 “예상했던 결과다”고 입을 모았다.
“충분히 예상했던 부분이에요. 저도 예전에 제가 좋아하던 가수가 새 앨범에서 스타일이 변하면 ‘왜 이럴까’ 했어요. 그런데 제가 해 보니까 변화란 건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아요. 저희가 의도적으로 ‘변해야지. 다음에는 이런 음악을 해야지’ 한 건 아니에요. 4년이나 지났고, 그 사이 집도 바뀌고 좋아하는 취향도 바뀌었으니까요.”(정봉길)
“밴드가 변하는 과정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같은 스타일을 고집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한 가지 음악만 고집하다보면 그 밴드는 자신들의 음악과의 싸움을 계속하게 될 것 같아요. 그 과정을 반복하는 건 정말 무의미한 일이죠.”(구름이)
소포모어(Sophomore) 증후군, 즉 2집 앨범에 대한 부담감을 언급하자 “다시 1집이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었다”며 새로운 음악에 대한 열망을 내비쳤다. 과거의 영광을 뛰어넘는다기보다 그들에게 늘 따라붙는 ‘슈퍼루키’ ‘유망주’ 등의 딱지를 벗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언제까지나 루키일 수는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변화를 더욱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희가 만년 유망주만은 아니라는 것을 음악적으로 설득력 있게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요.” (정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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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배경에는 밴드 글렌체크(Glen Check) 김준원이 한몫 했다. 그가 ‘오센틱’의 프로듀싱과 믹스, 음악 외적인 부분까지 참여하며 영향을 미쳤기 때문. 멤버들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이도 같고 친한 팀도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다. 우리가 어떤 옷을 입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확실하게 정리해 줬다”고 소개했다.
그 변화는 음악 레이블인 베이스먼트레지스탕스(The Basement Resistance, 이하 베이스먼트)와의 시너지에서 한껏 빛났다. 앨범을 단순한 음악만이 아닌 패션, 영상 등과 접목시키고 그 연결을 통해 문화의 움직임을 추구하는 베이스먼트는 바이바이배드맨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베이스먼트는 문화를 만들고자 해요. 바이바이배드맨의 음악을 통해서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키는 거죠. 이제는 음악 하나로만 대중과 소통할 수 없잖아요. 노래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이루리)
“앨범 작업 막바지에는 음악을 어떻게 더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리스너들에게 설득시킬 능력이 없다면 무의미하니까요. 단순히 노래가 들어있는 CD가 아니라 저희의 모든 것을 담는 거죠. 모르는 사람이 앨범을 받았을 때 가장 쉽게 저희 음악이 설명될 수 있게끔 말이에요.”(정봉길)
함께 공개된 ‘소파’ 뮤직비디오가 그들의 설명을 뒷받치한다. 바이바이배드맨의 색다른 시각과 표현법을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 동시에 앨범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콘셉트인 ‘도시’에 대한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한다. 음악과 영상의 콜라보레이션에서 빚어지는 시너지가 보는 이들에게 전달되기에 충분하다.
문화란 많은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바이바이배드맨은 홍대 밴드 씬의 정적인 문화가 조금 더 활발하게 변화하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 지금은 작은 움직임에 불과할지라도 하나하나 모이게 되면 큰 시너지로 작용할거란 생각이다. 20대 중반의 젊은 청춘들의 다부진 생각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큰 움직임이 되고 싶어요. 그게 저희가 원하는 시너지에요. 바이바이배드맨이 더 잘 돼서 홍대 씬이 커지는 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죠. 세월이 흘렀을 때 저희가 홍대 밴드 문화에 일조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이루리) (사진제공: 뮤직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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