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최주란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스무 살, 배우로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이제는 교복을 벗은 모습이 낯설지 않다. 첫 성인 역할로 20대 여배우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아직 얼굴에선 앳된 티가 나지만 연기를 통해 보여주는 모습은 성숙하다. 배우 이열음의 이야기다.
최근 SBS 주말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극본 김아정 박유미, 연출 박용순) 종영 후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이열음은 “가족 같이 지내던 선배님들과 촬영을 마쳐 아쉽다”며 말문을 열었다.
“스무 살이 되고 바로 작품에 들어간 거라 걱정도 많이 하고 준비도 많이 했어요. 선배님들과는 제가 많이 여쭤보기도 하고, 서로 돕고 도우며 즐겁게 촬영했어요.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 아직도 실감이 잘 안나요.”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에서 이열음은 변호사 사무실 막내 직원 우유미 역을 맡아 발랄한 매력으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실제 배우들 사이에서도 막내인 이열음은 “인터넷 용어를 자주 쓰는 유미의 말투가 촬영장에서 유행이었다. 제 말투를 보고 웃음이 터지려고 한다거나 NG를 낸 장면들이 많았다”며 카메라 밖에서도 활력소가 됐음을 느끼게 했다.
◆ 스무 살의 첫 작품
지난 2013년 드라마 ‘더 이상은 못 참아’로 데뷔한 이열음은 단만극 ‘중학생 A양’(2014)에서 빼앗긴 전교 1등자리를 되찾기 위해 전학생의 마음을 뒤흔드는 여중생 역을 맡아 당찬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고교처세왕’(2014)에서는 솔직하고 파이팅 넘치는 정유아 역으로 전작과는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올해 스무 살이 된 이열음은 그동안 학생 역할을 통해 10대의 모습을 선보였다면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에서는 교복을 벗고 첫 성인 역할에 도전했다. 그는 “유아가 큰 모습이 유미라고 할 정도로 닮은 부분이 많았다”며 20대 중반을 연기한 소감을 말했다.
“전작 캐릭터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해도 성인 역할이라는 점과 직업적인 면이 달랐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극중 나이 설정이 26살이었는데 막내라는 느낌이 20대 중반이 냈을 때랑 20살이 냈을 때랑은 또 다르잖아요. 성인 역할이라고 해서 특별한 의미를 두는 것보다 캐릭터에 대한 신경을 많이 썼어요.”
‘중학생 A양’에서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던 그였지만 ‘고교처세왕’에서는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며 극과 극의 평을 받았다. 때문에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던 상황. 이열음은 연기력 논란에 대해 차분히 운을 뗐다.
“‘중학생 A양’을 찍고 바로 ‘고교처세왕’을 하게 됐어요. 처음으로 발랄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를 맡아 부담감이 있었어요. ‘중학생 A양’의 캐릭터와 상반됐고, 평상시 성격과도 달라 고민되고 헷갈리더라고요. 그런 고민을 하고 나서 이번 작품에서는 제 스스로 밝은 캐릭터라는 것에 대한 고정관념을 두지 않으려고 했어요. 캐릭터에만 집중하니 조금 편해지더라고요. ‘고교처세왕’ 때는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 논란이 오히려 저에게는 도움 된 것 같아요.”
이러한 고민의 흔적은 작품을 통해 전해졌다. 학생 티를 벗고 20대 중반의 모습을 자연스레 표현했다. 또 전작에서는 짝사랑으로 가슴아파했던 것과 달리 배우 이동휘와 러브라인을 그리며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다.
◆ 대학생, 그리고 배우
이열음은 현재 방영중인 KBS1 일일드라마 ‘가족을 지켜라’(극본 홍영희, 연출 전성홍)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올해만 두 작품 째. 3월 새내기 대학생이 된 이열음에게 “연기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힘들지 않았느냐”고 묻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밤을 새는 경우가 있었는데 리포트 때문에 밤을 더 새야 될 때가 많았어요. 졸린 것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촬영장에 가면 힘들다는 생각은 안하게 됐어요. 힘들지만 학생으로서의 위치와 연기하는 것 둘 다 최선을 다하고 싶었어요.”
인터뷰 장소에 들어설 때는 마냥 풋풋한 여대생처럼 보였지만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자 영락없는 배우였다. 스무 살이 되면서 갖게 되는 고민보다 20대 배우로서의 고민에 대해 할 말이 더 많은 듯 보였다.
“스무 살이 돼서 하고 싶은 것들도 있지만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이 넓어지니 욕심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다양한 역할을 위해서는 저의 새로운 모습을 계속 보여드려야 되고, 그걸 잘 해내기 위해서는 지금 뭘 해야 되는 지 고민돼요.”
이제 데뷔 3년차다. 스무 살의 여배우 이열음은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너무나도 많다. 그에게 이러한 열정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연기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진을 보면 그 때 당시를 회상하는 것처럼 연기도 시간이 지나서 보면 제가 어떤 느낌으로 했는지 알 수 있잖아요. 연기는 지금 저의 모습을 담을 수 있고, 몇 년 뒤에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감을 갖게 해요. 그런 기대감을 갖고 항상 즐겁게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 연기의 매력인 것 같아요.(웃음)”
배우로서 성장할 이열음의 모습이 기대가 됐다. 질문마다 성숙한 답변을 내놓는 그의 모습에서 연기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물어봤다.
“미래를 넓게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작품을 끝내고 제가 후회했던 점들은 보완해서 다음 작품에서 성장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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