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예나 기자] 주로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음, 또는 그런 글. 기록(記錄)의 사전적 의미다.
보통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 기록을 남긴다. 좋았던 기억, 슬펐던 순간, 행복했던 찰나가 기록하지 않으면 무심결에 사라져버리기 때문.
헌데 최근 첫 번째 정규 앨범 ‘연애의 기록’을 발매하고 한경닷컴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가수 조아람은 “종지부를 찍는다”는 마음, 즉 더 이상 기억하고 싶지 않노라 고백했다. 조금은 아이러니한 이야기. 이 남자의 연애 이야기는 어떤 사연이 담겨있는 걸까.
“지긋지긋할 정도로 감정들에 얽매이는 제가 싫었어요. 앨범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제 기억이나 미련이 털려 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요. 이제야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많이 해소가 된 것 같아서 슬프기도 하지만 이제는 벗어나야죠.”
‘연애의 기록’은 조아람이 직접 겪었던 사랑과 이별의 순간들이 담겨있다. 시간의 순서에 따라 말 그대로 기록된 트랙들을 순서대로 듣다보면 앨범 전체가 마치 한 편의 연애 소설이나 멜로 영화를 보는 듯 큰 이야기로 다가온다.
“어떤 한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고 헤어짐의 징조를 느끼다가 이별하게 되는, 그래서 아파하고 또 다른 사랑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어요. 이토록 솔직한 이야기를 또 만들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에요.”
그의 말대로 각각의 트랙들은 감정에 있어 대단히 솔직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설렘과 그리움이 담긴 1번 트랙 ‘런던(London)’을 시작으로 오랜 연인의 이별 통보를 받은 후의 마음을 담은 타이틀곡 ‘그러니 놓지마’, 이별 후 우연히 발견한 옛 연인과의 추억에 무너지는 마음이 담긴 ‘쓰레기 봉투’, 또 다른 설렘과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마음 때문에 주저하는 ‘아찔한 비밀’ 등 총 13트랙의 앨범 속에는 설렘, 슬픔, 아픔, 상처, 후회 등의 세밀한 감정들이 “연애”라는 연결고리 안에서 표출된다.
인터뷰 초반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던 그의 말이 모순적이라 여겨졌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기록’이란 결국 남는 것 아닌가. 종결형의 뉘앙스가 이를 방증한다. 헌데 조아람은 당시의 감정으로 꽉 찬 생생한 앨범을 통해 또 다시 지난 연애를 회상하고 있었다.
“누굴 만났다는 건 잊혀 질 것 같지 않아요. 더 솔직히 잊을 필요 없잖아요. 제 기록을 통해 지난 연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것뿐이에요. 그래야 다음 연애를 또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요.”
크게 골똘하거나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찬찬한 대답들 사이로 충분한 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이제는 다시 좋은 사랑,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다소 힘을 뺀 어투로 말을 이어 나갔다.
“20대의 제 연애가 아름다웠던 것처럼, 제 30대에도 이런 기록적인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을 참 잘 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이 벗어났거든요. 감정의 종지부를 찍는 느낌이 들어요.”
‘연애의 기록’은 연애라는 소재 자체가 갖는 공감 코드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조아람 특유의 담백함과 직설적인 화법이 큰 특징이다. 빙빙 돌려 말하지 않는 직접적인 표현법이 남녀 불문 큰 공감대를 자아낸다.
“저는 어려운 단어나 허울적인 표현을 싫어해요. 하나의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작사를 하는 편이에요. 유행하는 단어나 소모적인 단어들은 최대한 배제하고요. 주로 오고가는 길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버스나 지하철이 될 때도 있고 길거리에서도 잘 떠오르는 것 같아요.”
조아람은 “리스너들이 가사를 통해 곡의 감성을 느꼈으면 좋겠다. 제가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기도 하고 무엇보다 가사를 쓸 때 제일 좋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대중성에 대해서 고민한 적이 있어요. 도달한 결론은 저는 최대한 제 느낌대로 가자는 거예요. 20대 때 오버 씬에서 일을 해봐서 원래 갖고 있는 어느정도의 대중성은 있거든요. 그래서 특별히 대중적 코드를 찾으려고 애쓰지는 않아요. 기본 대중적 감성과 더불어 제 음악이 갖는 진솔함을 무기로 음악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한편 조아람 특유의 감성과 느낌은 단독 콘서트에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내달 12일 서울 홍대 벨로주에서 개최될 ‘연애의 기록’ 발매 기념 콘서트에서는 이번 정규 수록곡들을 트랙 순서대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더불어 ‘연애의 기록’에 참여한 실력파 뮤지션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조아람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 조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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