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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조혜진 인턴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드라마 방영 내내 비난을 받던 캐릭터 강소영이 있다. 그리고 그의 옆엔 배우 조수향이 있었다.
다른 사람을 괴롭히며 자신의 외로움을 감췄다. 지독하게 주인공 이은비(김소현)의 주변을 맴돌며 못살게 굴었다. 강소영은 그런 아이였다. 강소영을 연기한 조수향은 “그 아이와 힘든 시기를 나눌 수 있어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KBS2 드라마 ‘후아유-학교2015’(극본 김민정, 연출 백성윤) 종영 후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조수향은 강소영이라는 캐릭터를 모두가 비난할 때 본인만이라도 강소영을 위로해주고자 했다.
조수향은 늘 강소영의 옆에 있었다
“소영이라는 캐릭터가 욕을 많이 먹었잖아요. 저보다도 더 많이 욕을 먹었으니까. 저는 이제 ‘강소영은 싫어도 조수향은 좋다’ 이런 말을 들어도 미안하더라고요. 나만 사랑받는 것 같으니까 얘한테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그는 드라마를 하면서 인격이 어디까지 존중 받아져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연기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의 삶을 살아보니 다들 살아온 역사들이 있더라. 그런데 ‘그것마저 무시 받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캐릭터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말 그대로 ‘배우’를 떠올리게 했다.
“솔직히 저도 소영이가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었는데 어쨌든 이 아이도 다 이유가 있었고, 연기하는 저라도 조금은 이 아이의 삶을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이 연기했던 강소영이라는 인물에 대한 애정이 드러났다. 강소영이라는 캐릭터, 이해하기 어려웠을 텐데 그런 그를 이해해주고 보듬어 주려는 사람. 바로 조수향이었다.
“소영이를 생각하면 안타까워요. 그 아이를 제대로,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안 그랬을 텐데 하는 마음이 있어요.”
캐릭터를 이해하기까지 많은 시간 노력했을 조수향의 모습이 그려졌다. 대본을 보고 처음에 봤던 강소영과 연기하면서 느꼈던 강소영이 본인(조수향)의 감정변화로 봤을 때 많이 달랐을 것 같다.
“되게 많이 성장을 했죠. 처음에는 ‘에라 모르겠다’ 이런 마음으로 괴롭혔던 것 같아요. 그러다 자기도 괴롭힘을 받아보고, 미운 시선들을 받아보고, 괴로워해보고, 이런 과정들 속에서 제 심리 상태가 거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에 저도 많이 성숙해졌어요. ‘미움을 받는다’라는 건 이런 감정이구나. 이런 게 힘들구나 하면서.”
깊이 있게 캐릭터를 연구했다. 소영이가 가진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그의 모습에 “그동안 많이 아팠느냐”고 묻자 그는 외롭고 힘들었던 소영이로 살았던 시간들을 털어놨다.
“마지막엔 좀 외롭더라고요. 많이 외로워서 울고 싶은데 감독님은 울지 말라 그러고. 참아야 되고. 그 와중에 또 못되게 굴어야 되고. 엄청 힘든데 못되게는 해야겠고 울 수는 없고 그냥 계속 쌓이는 거 있잖아요. 그래서 후반부에 아빠(조덕현)한테 혼날 때 너무 시원했거든요. 그 동안 쌓였던 게 다 나왔어요. 그때 몇 시간이고 계속 울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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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영을 이해하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얼마나 이해하는가는 중요하다. 조수향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그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다. 소영이가 가지고 있는 결핍에 대한 물음에도 그는 막힘없이 대답했다.
“결핍을 채워준다는 게 잘 안되죠. 진짜 그 아이가 있다고 하면 힘든 시기를 저랑 같이 나눈 거잖아요. 얼마 전에 영화 ‘마돈나’ 시사회를 다녀왔거든요. 마돈나도 주위에 사랑해 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영화에서 ‘미나야 너 여기서 뭐해’이랬는데 마돈나가 갑자기 ‘고마워 내 이름 불러줘서’이러는 거예요. 순간 소영이 생각이 딱 들었어요.”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문득, 그는 소영이를 생각했다.
“드라마에서도 사람들이 소영이를 부를 때 ‘강소영, 야 강소영’ 그랬지, ‘소영아 괜찮아?’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소영이도 비슷할 거예요. 그래도 저와 힘든 시기를 같이 나눴으니까 그것만으로 조금 채워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강소영은 이렇게 어딘가 결핍돼 있고 힘든 캐릭터다. “처음에는 조금 거부 하고 싶었다”던 캐릭터인 만큼 조수향을 강소영화 하는 과정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약간 소영이 마음이랑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그 아이를 사랑하게 됐어요. 정말 갈 곳이 없더라고요. 대본을 봐도 갈 곳이 없어요. 어디 풀 데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해야겠다. 피할 수 없으니 하자.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어요. 얘가 이런 마음 이었구나. 내 마음이랑 얘 마음이랑 같구나 하면서.”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강소영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감정을 다시 꺼내 그가 다시 마주한 소영이는 어땠을까.
“의연해졌어요. 처음에는 객관적으로 보기 힘든 게 있으니까 어떻게든 감싸주려고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주관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디까지 이해가 됐느냐는 질문에 “백프로 캐릭터를 이해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내가 그 사람의 삶을 살지는 않았으니까. 그래도 그 안에서 70프로 정도는 그 친구를 이해해주지 않았나 싶다”는 그에게서 배우 조수향이 갖고 있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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