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현경 “변화무쌍한 연기를 하며 내 길을 걸어가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입력 2015-07-17 15:03  


[이유리 기자] Mnet ‘더러버’부터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과 ‘쓰리 썸머 나잇’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여배우 류현경.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그와 bnt뉴스가 이색적인 패션 화보를 진행했다. 이번 화보는 내추럴한 모습, 상큼하고 비비드한 모습, 매력적이고 도도한 여성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돼 여배우 류현경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실제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사람이었다. 촬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있어 보이는 척이 안 어울리고 하고자 마음먹어도 잘 안 된다”며 웃는 그의 모습이 참 밝고 매력적이다.

그는 오랜만의 화보 촬영이라 무척 떨렸다며 그래도 스태프들이 분위기를 좋게 유도해줘서 즐겁게 찍었다며 촬영 소감을 전했다.

오늘 화보 촬영 어땠나

오랜만의 촬영이라 떨렸다. 그래도 스태프들이 재미있게 분위기를 유도해줘서 즐겁게 찍은 것 같다. 다른 사람처럼 나오는 것 같아서 기대된다.

‘더러버’ ‘쓰리 썸머 나잇’ ‘나의 절친 악당들’ 공교롭게 모두 청소년관람불가 작품이다

영화 두 작품 모두 노출이 등장하거나 선정적이지 않다. 특히 ‘쓰리 썸머 나잇’에는 노출장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전 기사가 노출에 포커스가 맞춰져 속상하다. 심지어 비키니 입은 장면도 없고 단벌신사로 등장한다. 어떻게 할 방법 없을까(웃음).

‘방자전’에서 같이 호흡한 류승범과 ‘나의 절친 악당들’로 다시 만났는데 어땠나

승범오빠와는 워낙 옛날부터 알던 사이라 어색하거나 그러지 않고 재밌게 촬영했다.

취미가 단편영화 찍기, 특기가 힙합댄스라고

대학 때 인터뷰한 것인데 부끄럽다(웃음). 새로운 취미를 말하자면 겨울에는 주로 십자수를 한다. 그 외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책 읽고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걷고 등산하는 것 좋아한다. 찾아가서 운동하는 것 보다는 걷고 등산하는 것이 좋더라. 얼마 전에는 친구와 홍대 일대를 걸었는데 너무 좋았다.

어릴 때는 음악 들으며 춤추는 것 좋아했는데 요즘은 힘들다. 그래도 음악 듣는 것 너무 좋아한다. 특히 힙합. 


'더러버'에서 오정세와 현실적인 동거커플을 그린 19금 연기로 화제였는데 연기하면서 불편하지는 않았나

오빠랑 둘이 너무 신기하다고 어쩜 이렇게 아무 느낌이 없지 그랬었다. 거의 가족이나 마찬가지로 친한 사이다. 오빠한테 엄마한테 말하듯이 말하고 오빠가 어머니 같은 존재다. 다른 연기도 마찬가지지만 스킨십도 어색하거나 기분이 이상하거나 그런 것 없이 그 씬에 맞게 편안하게 촬영했다.

류현경이 생각하는 ‘도시-두리 커플’은 어떤 것 같나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엄청 강력하다는 것이 에피소드 전반에서 느껴졌다. 연기를 하면서 이런 반려자가 있으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둘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강한 것이 느껴져 부러웠다.

두리가 도시에게 청혼했으나 현실적인 이유로 거절당했다. 만약 류현경이 두리였다면 어땠을 것 같나

두리 같은 경우는 ‘우리는 헤어질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해 어떤 대답을 듣던 언젠가는 다시 만날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여자가 프로포즈하는 것에 대해 약간 그런 것도 있고. 만약 내가 두리였으면 결혼하자는 말도 못하고 그냥 지켜봤을 것 같다.

두리는 도시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 웬만한 여자들은 그렇게 하지 못할 만큼 멋있는 여자 캐릭터였다. 멋있는 여자구나 이런 여자가 되어야지 계속 생각했다.

실제 연애할 때 류현경은

연애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지 않느냐. 상대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자신이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나는 기본적으로 조금 부정적이다. ‘언젠가 변하겠지’ 이런 생각을 미리부터 하는 사람이라서 매번 연애가 망하는 것 같다.

일할 때는 항상 에너제틱하고 긍정적인 편이고 ‘현재의 삶’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 편인데 꼭 연애만 하면 미래의 일에 대해 ‘언젠가 헤어지겠지’ 이런 생각을 미리부터 한다. 그것 때문에 모든 게 안 좋아지는 것 같다. 알면서도 안 고쳐져서 그냥 안해야 하나 싶다. 

연애를 시작할 때 상대에게 미리 얘기한다. “나는 이런 성격이라서 긍정적인 힘을 실어줘야 한다”라고. 처음에는 그러겠다고 얘기하지만 그 상대방도 지치더라.

촬영할 때는 너무 행복한데 연애할 때는 초반에만 좋고 촬영 때의 그 느낌이 안나더라. 그래서 두리와 도시의 관계가 더 부러웠던 점이 그냥 서로 존재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해하니깐. 대리만족하면서 연기했다.

그럼 결혼에 대한 생각도 아직인가

결혼은 너무 하고 싶었다. 주변에 많이 결혼하기도 하고 진짜 내편이 되어주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 인생을 살면서 꼭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바쁠 때는 생각도 없다가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또 너무 하고 싶다. 그런데 별다른 노력은 안한다. 주변에서 소개해준다들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만남이 좋다.

2010 ‘날강도’를 연출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데 연출가의 길을 갈 생각인가

‘날강도’는 학교 다닐 때 졸업 작품으로 찍은 작품이다. 막상 찍어보니 “감독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느꼈다.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 연기자로서 감독님과 함께 교감하고 스태프들과 함께 내 연기를 표현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되려면 시간이 지나거나 내가 좀 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사실 연출적인 노력보다는 연기적인 욕심이 크다. 지금은 50살 정도 되면 한 번 해볼까하고 섣부르게 생각하고 있다. 그 정도 연령대가 되면 생각하는 것도 달라지고 그러니깐.

지금은 두려운 것이 크다. 나는 현장에도 계속 있고 단편도 찍어봤으니 이게 보통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아니고 신경 쓸 일이 많은 것을 아니깐.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힘들었는데 장편은 어떨까 생각하면 자신이 없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일반인들도 많이 영화를 찍고 영화 찍는 것이 놀이가 된 것 같아서 큰 부담은 없는데 장편을 하는 것은 굉장히 큰일인 것 같다.

쉬지 않고 계속 작품 활동을 해왔다

연기자로서 어떤 궤도에 올라 떵떵거리고 시나리오가 쏟아지듯이 오는 것이 아니니깐 들어오는 작품 중에 좋은 것을 찾아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오디션을 보고 달라진 나의 모습을 검증받고 싶은데 오디션은 안 들어오더라. 시나리오를 받기도 하고 내가 먼저 하고 싶어서 관계자를 찾아가기도 한다. 시나리오를 볼 때 “운명이다”라는 소리가 들려야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가장 운명이었던 작품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지젤’이라는 작품 “내 작품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찍었을 때는 조금 달랐지만. 찍었을 때 가장 행복했던 작품은 ‘전국노래자랑’이다. 그때 모든 것이 정성스러웠다. 내가 계속 영화를 계속 하는 이유가 어릴 때의 기억을 못 벗어나서이다.

그 당시 영화를 찍으면 모든 스태프들이 나를 주목하고 나를 아기 다루듯이 조명을 다루고 카메라를 다루는 것이 굉장히 정성스럽게 느꼈었다. 그래서 중학생 당시 “이래서 사람들이 영화를 하는구나”라고 느끼고 “연기하는 사람보다 영화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때의 기분을 ‘전국노래자랑’ 촬영하면서 다시 느꼈었다.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 감독님이 이 영화를 이 장면을 이 배우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드는 그 모습에 “이게 정말 영화를 만드는 거구나” 느꼈다. 너무 행복하다 느꼈기에 관객이 많이 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그 작품이 인생의 포인트라 생각한다.

시청률, 관객수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찍을 때 재미가 없거나 이상했다면 분명히 보는 분도 즐겁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항상 현장에서의 즐겁나 행복했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싸우더라도 좋은 영향을 받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것 없이 아무것도 아닌 현장을 가면 시청률이 낮은 것보다 그런 것이 배우로서 슬프고 서운한 부분이다.  
 
‘쓰리 썸머 나잇’ 촬영은 어땠나

같이 출연한 동욱이와도 원래 친하고 원희선배님과도 예전에 작품을 했었고 손호준과도 재미있게 잘 찍었다. 그리고 조은지씨와 오정세씨에게 애드립 교육을 받아서 애드립을 많이 했으니 기대해달라.

윤제문 선배님과 같이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선배님께 많이 배웠다. 제문 선배님은 무심한 듯하면서 계시다가 실제 촬영에 들어가면 나에게 연기적 에너지를 다 주신다. 그에 더 몰입해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어떤 연기를 더 하고 싶나

어떤 감독님이 “현경씨는 고정된 이미지가 있으시잖아요”라고 말씀하시더라. 로맨틱코미디에 많이 나오는 이미지라고. 나는 오히려 내가 고정된 이미지가 없어서 사람들이 잘 못 알아보시고 인지도가 낮다고 생각했는데. 로맨틱코미디는 두 작품만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셔서 조금 놀랐다.

나에게 관심 있는 대중들은 ‘류현경이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하고 변화무쌍한 길을 걸어가고 있구나’ 생각하겠지만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보는 것만 기억하지 않느냐. 그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연기에 대해 고민이 되더라.

감독님들이나 업계에 계신 분들이 잘못생각하고 있는 나의 이미지를 바로잡고 싶다. 나는 항상 연기를 하면서 내가 좋고 내가 행복하고 감독님과의 교류를 중요시 생각하는 편이다. 그것에 만족하고 현장을 즐거워했는데 업계에 계신 분들께 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굉장히 충격이었다. 지금은 누가 뭐라 그래도 꾸준히 내 길을 가면 되지 생각한다.

기획 진행: 이유리
포토: bnt포토그래퍼 심형준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이미리
의상: 레미떼, 주줌
슈즈: 아키클래식, 바네미아
주얼리: 바이가미
헤어: 순수 청담 설레임점 탁선아 디자이너
메이크업: 순수 청담 설레임점 유정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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