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 기자] 계속되는 장마에 하늘은 흐리고 해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여름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흐린 날에도 덥고 습함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날이면 밖에 외출을 하기보다는 집에 콕 박혀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을 것. 에어컨은 최대한 높게, 푹신하고 상쾌한 이불 속에 들어가 노래를 듣거나 혹은 영화를 보거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 다수일 것이다.
여름에는 뭐니 뭐니 해도 공포영화가 아닐까. 비가 내리는 여름날에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공포 영화 몇 편을 꼽아 봤다.
심리적인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알포인트(R-Point)를 추천한다. 알 포인트는 1972년 베트남 전쟁이 막바지일 무렵 신전이 있어 안전지대로 불리던 로미오 포인트에서 일어난 일을 전하고 있다.
6개월 전 알포인트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8명의 수색대원들로부터 구조요청이 오게 되고 주인공인 감우성을 선두로 총 아홉 명의 수색 대대가 그곳으로 떠난다. 알 포인트를 본거지로 실종 병사를 찾기 위해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갖가지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이 영화에서 귀신은 맨 마지막에 잠시만 나올 뿐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말한다. 놀라는 장면이 없이도, 귀신이 없어도 가슴을 조여오고 심리적으로 압박과 공포를 주는 영화라고 말이다.
다음은 공포와 ‘물’을 결합시킨 영화 ‘검은 물 밑에서’다. 이 영화는 ‘링’의 저자인 스즈키 코지의 공포소설 ‘부유하는 물’을 영화화 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인공 마츠바라 요시미는 이혼한 후 다섯 살배기 딸인 이쿠코와 함께 강가에 인접한 낡고 허름한 아파트의 3층으로 이사오게 된다. 하지만 이쿠코가 갑자기 사라져 옥상의 물탱크에서 발견되거나 버려도 계속 돌아오는 빨간 가방, 계속 커지고 급기야 물이 뚝뚝 떨어지는 천장의 검은 물자국 등 주인공의 공포를 자극하는 일들이 번복된다.
사실 이 영화는 전반부에 모든 사실을 알려준다. 어쩌면 다 알고도 해결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 하지만 이 영화는 아파트 속에서 소외와 무관심이 또 다른 공포를 느끼게 하진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영화는 ‘기묘한 이야기’다. 여름을 배경으로 갑작스러운 폭우로 한 기차역 대합실에 7명의 남녀가 고립된다. 그중 한 남자가 이야기를 시작하고 그 이야기들로 영화는 진행된고 각기 호러와 코믹, 멜로까지 모두 담아냈다.
첫 번째 이야기인 ‘눈 속의 하룻밤’은 설산에 여객기가 추락해 5명의 생존자들이 산장을 찾아헤매던 중 또 다른 누군가와 마주하게 되는 설산괴담. 두 번째 이야기 ‘사무라이의 핸드폰’은 18세기 초에 핸드폰을 습득하면서 일어나는 코믹 시대극, 마지막 ‘결혼 가상 체험은 전형적인 멜로를 느낄 수 있다.
1990대 일본 ‘후지TV’의 인기 프로그램인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의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이 영화 한 편이라면 비 오는 여름날 시간을 보내기 좋을 것이다. (사진출처: 영화 ‘알포인트’, ‘검은 물 밑에서’, ‘기묘한 이야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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