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배우 오원빈은 하얀 도화지다. 아무것도 그리지 않았을 때 오원빈이란 배우가 빛이 난다. 어떤 밑그림을 그려도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우 오원빈.
FT아일랜드 탈퇴 멤버라는 꼬리표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최근 일본 하라주쿠 아스트로 홀에서 단독 라이브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오원빈은 2년이라는 공백 기간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영화도 연달아 캐스팅 되며 진면목을 보여줬다.
훤칠한 키와 웃을 때 예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여심을 자극하는 미소. 2년만에 화보 촬영을 한다는 오원빈은 전혀 어색해 하지 않고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줘 주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앳된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멋있다’가 어울리는 배우 오원빈과 명쾌하고 진솔한 대화를 시작한다.
Q. 원래 마른 체형인가? 살이 빠졌다. 다이어트했나.
원래 군것질,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운동이랑 식단이랑 같이 병행 하면서 다이어트를 했어야 하는데 먹지 않고 그냥 뺐다. 술은 당연히 마시지 않는다. 그냥 먹지 않고 빠졌다 싶으면 다시 먹는 편이다.
Q. 살을 빼서 그런지 더 멋있어졌다. 오늘 촬영 어땠나.
2년 만에 해서 그런지 어색했지만 첫 콘셉트 촬영부터 재밌었다. 주위 관계자들, 작가님이 잘 이끌어 줘서 편안하게 했다.
Q. 화보 시안보고 콘셉트에 대한 느낌은 어땠나.
첫 번째와 두 번째 콘셉트에 대해서는 어색함은 없었다. 하지만 세 번째 콘셉트는 처음으로 해보는 콘셉트다. 헤어랑 메이크업, 의상까지 전부 입었는데도 내 자신이 너무 어색했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Q. FT아일랜드를 탈퇴한지가 7년이다. 개인화보와 팀 화보 차이는 어떤가.
팀끼리 찍을 때는 워낙 어렸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키는 대로 생각 없이 했다면 지금은 부담감이 있다. 팀을 탈퇴한지도 7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최근에 2년이란 공백 기간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됐다. 그런데 오늘 잘 이끌어주셔서 잘 마무리 된 것 같다(웃음).
Q. 그룹 가수들이 화보 찍을 때나 브라운관에서 활동 하는 모습 보면 외롭지는 않은지.
외롭지는 않다. 팀을 탈퇴한 것에 대해 후회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지금이 나한테 잘 맞는다. 팀으로 있을 때는 이끌리는 대로 갔지만 지금은 스스로 해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Q. 그래도 가끔씩 FT아일랜드 생각나지는 않은가.
생각난다. 동생들과 팬들이 가장 많이 생각이 난다. 가끔 팬들이 활동했던 모습들을 올리면서 동영상도 같이 첨부하는데 그 동영상을 볼 때 뭉클하기도 하고 동생들 보고 싶을 때는 전화도 한다.
Q.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2년이란 공백 기간 동안 힘들었던 점과 어떻게 지냈는지 말해 달라.
팬들도 기다리고 있었고 나도 활동을 못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무대에 서지 못했던 것이 가장 그리웠다. 활동도 쉬고 있고 혼자 지내는 것이 익숙해 지다보니 그때부터 사람을 멀리 했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불안했다. 사람을 기피하게 되고 내 자신에 대한 자격지심이었다. 그러다보니 주로 학교와 집에 있었다. 학교에 다니면서 작곡을 했는데 그 곡을 써서 일본에 계속 앨범을 내고 있었다.
Q. 돌아와서 기쁘다. 얼마 전 하라주쿠 아스트로 홀에서 콘서트를 하지 않았나. 직접 연출, 기획을 했다고 들었다. 공연 끝나고 어떤 느낌이었는지.
일본에서 활동할 때 항상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그런데 이번에는 팬들에게 퍼포먼스나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가기 위해 기타를 놓고 올랐다. 내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반응은 정말 좋았다. 한국 팬보다 일본 팬이 더 많은 것 같다(웃음).
Q. 성공적으로 콘서트까지 마치고 영화 ‘유정(有情)-스며들다’에 캐스팅 됐다. 대본 받고 나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가.
예전에 연기와는 전혀 다르다. 대본을 받고 ‘이 캐릭터는 나다. 이 캐릭터는 나다’라고 계속 머릿속으로 생각을 한다.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다.
Q. ‘세상 끝의 사랑’, ‘더 윈드’ 까지 세 작품 연달아 캐스팅 됐다. 어떤 내용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세상 끝의 사랑’은 의붓아버지와 딸의 파격적인 사랑을 다룬 멜로물이다. ‘더 윈드’는 서로를 통해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아낸 이야기다. 음악적인 요소가 있어 나하고 맞았던 작품이다.
Q. 영화 촬영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그리고 해보고 싶은 역할은 있는지.
배움의 시기인 것 같다. 2년 동안 쉬고 다시 작품을 하면서 잃어버렸던 것들, 알지 못했던 것들 지금은 더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금도 연기에 대한 생각뿐이다. 생각했던 역할은 ‘나쁜 남자’를 해보고 싶다. 그리고 나이가 더 든다면 느와르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
Q. 지금까지 영화이야기와 음악이야기에 대해 대화를 나눠봤는데 배우와 가수 어느 장르에 집중하고 싶은가.
가수와 배우의 매력은 너무 다르다. 음악 활동은 일본에서 하고 배우는 한국에서 하고 싶은데 지금 최선을 다할 수 있고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은 연기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먼저 배우로 자리를 잡고 싶다.
Q. 오원빈이 좋아하는 배우는 누구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배우를 좋아한다.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조니뎁 동생 역 어니로 나왔는데 정신지체를 가진 역할이었다. 처음에 봤을 때는 실제 정신지체를 가진 소년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어린나이에 어떻게 저런 연기가 가능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늙어가는 모습도 멋있다. 특히 수염이(웃음).
Q. 앞으로 계획은.
변함없는 계획은 배우 활동을 하는 것이다. 공백 기간 동안 보여주지 못한 작곡이라든지, 앨범 등 여러 가지를 보여주고 싶다. 의욕이 넘치는 만큼 지금 바쁘게 활동을 하고 있고 계획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정해 놓고 가는 것보다 대중들에게 진정성 있는 배우로 각인되고 싶다.
Q.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마디.
먼저 2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만큼 앞으로 브라운관에서 만날 기회가 많아 질 것 같다. 진중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승광
의상: 이정기서울, 나비바이이정기, AND Z BY ZIOZIA
슈즈: 티오도, 에코
시계: 에리스골드
헤어: 제니하우스 보련 디자이너
메이크업: 대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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