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PV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한 쉐보레 올란도가 유로6 전환을 앞두고 행보가 주목된다. 다운사이징 엔진이 탑재되는 데다 최근 중소형 SUV가 인기가 치솟으며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쉐보레는 올란도 인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상품성 보강이 함께 이뤄지는 만큼 오히려 지금보다 인기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7인승 이하 MPV의 국내 선두 주자는 단연 쉐보레 올란도다. 올해 상반기 9,035대가 팔리며 한국지엠 RV 판매를 견인했다. 지난해 8,531대와 비교해도 5.9% 오르며 스파크(2만5,995대)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주력 제품인 크루즈(8,808대), 말리부(7,930대)를 웃도는 인기를 누린 셈이다.
반면 유일한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기아차 카렌스는 같은 기간 1,779대에 그쳤다. 지난해 2,170대에 비하면 18.0% 떨어졌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유로6 엔진과 7단 DCT를 장착하고 상품성 개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처럼 올란도의 선전 배경은 크기, 성능 등 주요 항목에서 카렌스보다 우위에 있어서다. 체구가 큰 북미 소비자들을 반영한 넉넉한 실내도 특징이다. 7인승을 염두하고 개발한 덕분에 공간의 여유가 있는 것. 다자녀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없다는 게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반면 카렌스는 소형을 선호하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탓에 올란도보다 작다. 올란도가 길이 4,665㎜, 너비 1,835㎜, 높이 1,635㎜로, 카렌스(4,525×1,805×1,610㎜)보다 크다. 휠베이스 역시 올란도가 10㎜ 길다.
엔진은 올란도가 2.0ℓ 디젤 및 LPG를, 카렌스는 1.7ℓ 디젤과 2.0ℓ LPG를 탑재한다. 마력당 무게비는 올란도(2.0ℓ 디젤 기준 163마력, 공차중량 1,705㎏) 10.46, 카렌스(1.7ℓ 디젤 7인승 기준 141마력, 공차중량 1,535㎏)는 10.95로 카렌스의 부담이 조금 더 크다.
이 가운데 9월부터 발효되는 유로6 기준 적용이 두 제품의 판도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유로6를 충족하는 올란도는 트랙스 디젤과 동일한 1.6ℓ 엔진이 탑재된다. 독일 오펠이 생산하며 최고 135마력, 최대 32.8㎏·m를 발휘한다. 기존 2.0ℓ에 비해선 성능은 조금 떨어지고, 효율 역시 배기가스 후처리장치 적용에 따라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하지만 한국지엠 측은 올란도의 동력계 변화가 판매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엔진 배기량과 최고 출력, 효율 감소가 예상되지만 상품성은 유지된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새 엔진 탑재로 성능이 낮아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간 활용성이 앞섰던 만큼 지금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지엠은 해당 엔진을 트랙스, 올란도에 이어 크루즈에도 탑재할 예정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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