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신형 스파크와 오펠 칼은 닮은 점이 많다. 두 차 모두 GM의 경차 개발 프로젝트로 개발돼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며 한국지엠의 경남 창원 공장에서 생산된다는 점이다.
최근 오펠 칼이 독일의 유명 자동차 전문 매체들의 경차 부문 비교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지엠은 오펠 칼이 유럽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곧 스파크의 경쟁력과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차를 비교해봤다.
먼저 두 차의 차이점은 크기다. 스파크는 길이가 3,595㎜, 너비 1,595㎜로 국내 경차 규격 기준에 맞게 설계돼 길이와 너비가 각각 3,680㎜, 1,688㎜인 칼보다 8.5㎝ 짧고 9.3㎝ 폭이 좁다. 그러나 실내공간과 직결되는 휠베이스는 두 차 모두 2,385㎜로 동일하게 확보했다.
스파크의 외관 디자인은 전면부를 중심으로 새로운 글로벌 쉐보레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작용해 상위 차급인 아베오의 전면부를 떠올리게 한다. 칼은 이와 달리 오펠만의 디자인을 추구했다. 스파크는 C필러에 리어 도어 손잡이를 숨겨둔 '시크릿 도어'를 적용한 것도 오펠 칼과 의 차이점이다.
두차의 엔진은 글로벌 GM의 신형 1.0ℓ SGE 에코텍으로 고밀도 설계와 3기통 다운사이징을 바탕으로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과 실린더 헤드를 채택했다. 두 차의 성능은 역시 최고 75마력, 최대 9.7㎏·m로 동일하다.
편의 및 안전품목도 동일하게 갖췄다.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및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 차체 자세 제어 장치, 언덕길 밀림 방지 장치 등을 탑재했다. 특히 '시티 모드 스티어링'의 경우 시속 60㎞ 이하 도심 정체구간 주행이나 주차 시에 스티어링 조작을 가볍게 해준다.
단 소음진동(N.V.H), 서스펜션, 스티어링 등의 성능은 차이를 뒀다. 특히 스파크에는 바닥 카펫 밑의 흡음제와 엔진룸, 운전석 사이의 추가 흡음제 등이 포함된다. 트렁크에도 칼보다 큰 매트가 깔린다.
한국지엠 차량성능개발담장 이준희 차장은 "스파크에 NVH 패키지를 추가로 탑재했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유럽과 달리 주행 소음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스펜션 세팅도 차이가 있다. 칼은 도로 포장과 고속도로가 발달된 유럽의 상황을 고려, 주행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으며, 스파크는 상대적으로 고속 방지턱 및 제약 조건이 많은 국내 주행 조건을 고려해 노면 충격이 차체로 전달되지 않도록 안락함을 추구했다.
또한 오펠 칼에는 5단 수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최근에 출시되는 수동변속기 제품들은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와 시동 꺼짐 방지장치들이 기본으로 적용돼 이전보다 수동 운전이 훨씬 수월해졌다.
자유로에서 악셀을 힘껏 밟아봤다. 수동의 묘미는 차가 가진 출력을 최대치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4,000rpm과 심지어 5,000prm까지도 엔진소음 및 진동에서도 안전성이 느껴진다. 한번 탄력을 받으니 경차답지 않은 경쾌한 몸놀림을 구현한다.
스파크는 C-TECH 무단변속기를 장착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중저속 구간에서 무난한 가속력과 주행성능을 보인다. 에어컨을 켠 상황에서 가속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가속을 이어가면 힘을 끄집어 내기 위해 엔진 회전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1.0ℓ 가솔린엔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출력은 예상보다 우수하다. 새로 탑재한 애플 카플레이의 조작은 신선하며, 아직 과속카메라 등과 지도의 디테일 등 보완 점이 남았지만 비교적 정확하며 인터페이스도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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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 모두 고급화된 디자인과 상위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 및 안전 품목, 경차 이상의 주행성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가격은 스파크의 경우 수동변속기 1,015만(C-테크 163만원 추가)~1,308만원, 에코 트림 1,227만~1,499만원이다. 오펠 칼은 9500유로(1,218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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