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형 세단시장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각사 실적에 따르면 지난 7월 국산 중형세단 판매는 총 1만8,503대로, 지난해 1만8,382대에 비해 다소 늘었다. 기아차 K5가 완전변경 신형을 내놓으면서 지난해(3,969대)와 비교해 62.4% 급성장(6,447대)했기 때문이다. 반면 경쟁 제품인 현대차 쏘나타(1만35대→8,380대), 르노삼성차 SM5(2,609대→1,981대), 쉐보레 말리부(1,769대→1,695대)는 모두 줄었다.
전체 승용 시장에서 중형 세단의 역할 또한 지난해 7월 18.2%에서 올해 7월 18.0%로 0.2%P 축소됐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 쏘나타가 지난해 22.3%에서 올해 19.4%로 위축됐고, 르노삼성 SM5 또한 43.2%에서 29.6%로 크게 하락했다. 다만 기아차 K5는 신차효과로 지난해 7월 10.8%에서 올해 7월 15.3%로 올랐으며, 쉐보레 말리부는 특별한 호재가 없었음에도 13.3%에서 16.0%로 상승했다. 이에 따른 올해 누적 중형 세단 점유율은 지난해 18.1%에서 16.7%로 1.4%P 후퇴해 전반적으로 중형 세단이 힘이 약해졌음을 알 수 있다.
중형 세단 위축을 두고 각 사는 전전긍긍에 빠졌다. 그간 주력으로서 존재감이 적지 않아서다. 게다가 국산 중형은 전통적으로 핵심 시장이었다는 점에서 판매 하락은 달갑지 않다. 수요 자체가 SUV로 이동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세단의 약화는 곧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줄어드는 중형 시장에서 각 사가 선택한 전략은 엔진 다변화다. 르노삼성은 SM5에 2.0ℓ 가솔린 외에 1.6ℓ 가솔린 터보, 1.5ℓ 디젤 등 다양한 심장을 탑재했고, 현대차 또한 쏘나타에 7가지 엔진을 탑재했다. 기아차는 더 나아가 다양한 엔진 외에 신형 K5의 얼굴을 두 가지로 내놓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만큼 중형 시장을 수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이와 관련, 박재용 자동차평론가는 "국산 중형 세단은 전통적으로 인기 차급이지만 최근 수입차 대중화 결과로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며 "최근 국산 중형 세단의 변화를 살펴보면 어떻게든 소비자를 다잡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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