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지혜 “이제는 후배들 이끌어주는 선배 되고 싶어”

입력 2015-08-11 10:50  


[박승현 기자] 그룹 샵의 이지혜. 노래 잘 하는 가수 이지혜.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많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그를 알아보는 팬들과 대중 곁에 있었던 시간만큼 그는 잘 알려진 가수로 지내왔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모습은 더욱 다양하다. 그는 우아하고 더 없이 자연스러웠으며 꾸밈없는 웃음이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예쁜 목소리만큼이나 웃음소리도 청량했던 그는 마냥 상큼하고 발랄했던 이십 대를 거쳐 이제는 노련한 아름다움이 흐르는 삼십 대의 중반에 이르렀다. 그가 보낸 시간만큼 그는 무르익었고 더 없이 성숙해졌다.

화보 촬영이 오랜만이라 어색하다던 그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는 콘셉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고 거침없이 동작을 취했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그 간의 경력과 경험을 허투루 쌓은 것이 아님을 짐작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착한 언니 같은 선한 웃음으로 중무장한 그의 첫 인상은 그가 화보 촬영 내내 보여줬던 기분 좋은 웃음과 겸손함으로 더욱 견고해졌다.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아 늘 신중한 그는 대중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힘쓰는 천상 노력가의 모습이었다.

Q. 오늘 화보 촬영은 어땠나요?

너무 재미있었고 좋았어요. 속전속결로 마친 것 같아서 더 좋네요(웃음). 오랜만에 찍는 화보 촬영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다들 편하게 잘 해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Q. 오늘 촬영한 콘셉트 중에 가장 마음에 들거나 결과물이 기대되는 것 있나요?

두 번째에 촬영한 우아한 콘셉트의 촬영이 제일 기대돼요. 그 동안 분위기 있는 사진을 꼭 찍어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할 수 있어서 그게 참 좋았어요. 요즘 살이 많이 빠져서 촬영 전에 걱정이 됐는데 오히려 사진으로는 더 잘 나올 것 같아서 좋네요(웃음).

Q. 화보도 오랜만이지만 음반도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싱글 앨범 ‘아니 그거 말고’로 활동을 했는데 감회가 어땠나요?

이제는 활동이 끝난 지 좀 지나서 기억이 많이 가물 하네요(웃음). 제 인생에 정말 특별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제가 나서서 음악부터 모든 것을 전부 참여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특별하고 못 잊을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정말로 제 것이라는 기분도 들고요.

곡을 받고 작업을 하고 또 녹음까지 마무리하고 디테일한 부분들까지 모두 관여해서 제작한 앨범이라 정말 특별하죠. 그룹 ‘샵’으로 활동했을 때는 회사가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기분이었는데 이번 앨범은 정말 제 것들로만 채워야 했기에 더욱 애착이 가요.

Q. 커피소년과 같이 작업을 한 계기가 있었나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음악적인 부분에서 우려를 참 많이 했어요. 그룹에서 활동을 하다가 솔로로 나올 때 음악적인 부분들이 정확하지 않으면 색깔이 애매해 질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샵’이라는 그룹은 네 명이 활동을 했고 댄스가 주였던 아이돌이었는데 혼자서 무대를 채우는 일이 쉽지 않기도 하고 또 혼자여서 더 어설퍼 보인다는 그런 선입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음악적인 부분들로 그런 걱정을 채우고 싶었어요. 고민을 정말 많이 했고 음악을 제대로 하는 분들과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커피소년’이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부탁을 드렸어요.

Q. 노래를 들어보니 여전히 목소리가 곱고 예뻐요.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요?

목소리를 유지한다고 말하면 어색하고 어머니가 낳아준 그대로 가지고 가는 거죠. 특별히 관리를 한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예전에 비하면 음역대가 많이 낮아졌다고 생각해요. 근데 오히려 듣기 더 좋아졌고 중저음이 더 보강돼서 저는 맘에 들어요.

Q. 이지혜만의 시원한 목소리를 기대했던 분들은 실망도 했겠어요.

예전 이지혜의 쩌렁쩌렁하고 높은 목소리를 기대했던 분들은 아쉬움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어요. 저 역시 그런 부분에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죠. 대중에게 맞춰서 트렌디한 곡, 시원한 노래를 선보여야 하나 그런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하지만 결국 결론 내린 것은 저는 지금 제가 만드는 이런 음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심지어 음원 사이트의 차트에도 올라가지 못했지만(웃음). 삼십 대에 접어 들면서 했던 생각은 5년, 10년이 지나도 좋은 노래를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지금 당장 핫하게 오는 반응이 아니더라도 진심과 마음을 담은 노래라면 좋은 노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Q. 그렇게 고민해서 나온 솔로 활동이었는데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활동하면서 아쉬운 부분들이 참 많았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많아서 부담도 정말 많이 느꼈죠. 그래서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부분들이 커요. 음악 방송을 가면 제가 대선배이기 때문에 다들 저에게 잘 해주고 신경을 써주는데 그런 부분들에 비해 제가 잘하고 역량을 잘 발휘했는지 모르겠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자꾸 잘해야겠다 생각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니까 실력이 다 나오지 않은 것 같아요. 힘도 풀고 긴장도 푸는 훈련을 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안타까웠어요.

Q. JTBC ‘백인백곡-끝까지 간다’에서 후배들과 경쟁하니 어땠나요?

이번 경험을 통해서 저는 지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제가 승부욕이 있어서 꼭 1등 하려 하고 상 같은 것은 꼭 타야 하고 그런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지는 법도 배우게 됐어요. 나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더 북돋아지고 잘 보여진다면 그게 더 좋아지는 그런 시기가 온 것 같아요.

어른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 역시 잘 하고 싶은 마음은 늘 많지만 후배들이 잘하도록 도와주고 또 저로 인해 돋보이게 해주는 그런 역할을 할 때가 왔다는 생각도 들었어요(웃음).

Q. 요즘 눈 여겨 보고 있는 후배 가수 있나요?

백아연이라는 가수와 우연히 함께 할 기회가 많았어요. 겉모습은 여리고 낯을 가릴 것 같았는데 저에게 본인 CD를 주면서 글을 함께 적어서 줬죠. 같이 대기실을 쓰면서 했던 이야기들과 음악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적어서 준 것을 보면서 ‘어린 친구지만 속이 참 깊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 전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보면서 ‘근성이 있는 사람이구나 뭐든 잘하겠네’하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니 더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았어요. 무대에 서기 전에는 어떤 가수던지 긴장을 하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을 잘 감추고 대범하게 행동하는 그런 친구였어요. 앞으로 더 잘할 것 같고 잘 될 것 같은 친구라고 생각 되요.


Q. 본인이 불렀던 노래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을 가장 좋아해요. 제 인생에 있어 저를 버티게 만들어 주는 노래라고 생각되기도 하죠. 솔로로 활동을 해도 이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이번 ‘아니 그거 말고’도 시간을 오래 두고 꾸준히 사랑 받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어요.

Q. 데뷔한 지 17년 째 인데 이제는 사람들의 시선이 익숙한가요?

제가 연예인 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아요(웃음). 연예 활동을 너무 오래 한 지라 지나가던 분들이 싸인 해달라고 하면 그제야 생각이 날 정도에요. 너무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져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래야 할 때라는 생각도 들어요. 연예인 인 척 티 내고 다니지 않는 게 맞다는 생각도 가끔 들죠.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 만나면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눠요.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제가 서울 깍쟁이 같은 이미지가 있어서 말을 안 하면 새침하다고 하거나 다가오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서 최대한 편하게 먼저 노력하는 편이에요.

Q. 그럼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지는 편 인가요?

겉으로는 금방 친해지는 것 같지만 낯을 가리는 편이에요. 깊게 친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죠. 사회 생활을 한 지가 오래돼서 겉으로는 잘 친해지지만 시간이 필요한 스타일인 것 같아요. 정이 많은 편이라 사람 사귈 때에 더 신중해지려고 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Q. 백지영, 쿨의 유리, 서지영 등 알려진 연예계 친분이 참 많은데 잘 알려지지 않은 의외의 인맥이 있나요?

많은 분들이 잘 모르지만 채정안 언니와 정말 친해요. 제게 있어 참 고마운 사람이기도 하고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친해서 가족 이야기도 함께 나눌 정도로 정말 친한 절친 사이에요. 활동 분야가 겹치지 않아서 잘 드러나지 않은 편이죠.


Q. 이제는 주변에서 결혼 얘기 들을 때잖아요. 어떤 사람이 배우자로서 좋다고 느끼나요?

잘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는 오히려 명확했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때가 되면 만나지 않을까. 내 인연이면 언젠가는 나타나겠지. 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Q. 그럼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공개 연애를 할 의향도 있나요?

공개 연애는 안 할거에요. 아마 공개 된다면 그냥 결혼을 하지 않을까요(웃음).

Q. 가까이에서 정석원-백지영 부부를 보면 결혼 생각이 정말 많이 들 것 같아요.

정말 현명하게 잘 사는 부부에요. 그 둘은 운명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그런 짝을 만나고 싶네요. 너무 조급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지만(웃음).

Q. 연기, 노래 다양한 분야에서 이지혜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어요. 앞으로 또 새로운 분야의 일을 해보고 싶나요?

지금은 잠깐 쉬어가는 시간인 것 같아요. 이번 앨범 활동을 하면서 살도 많이 빠져서 조금 여유를 가지고 다음 단계에 대해 고민을 해보고 싶어요. 음악은 제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해 나갈 것이지만 다양한 방송을 통해서도 대중과 만나고 싶어요. 제가 워낙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서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네요.

Q. 대중에게 이지혜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이지혜라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저는 옛날 가수잖아요. 같은 시대를 살면서 ‘예전에 그런 가수가 있었지’ 하고 회상하는 사람이 아니라 늘 함께 살아 가는 것 같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생각하면 기분 좋아지고 밝아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활동 계획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전해주세요.

저도 이제 나이를 드니까 잘 삐지는 것 같아요(웃음). 많이 사랑해주고 많은 관심을 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는 어딜 가도 반응이 없지는 않아서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계속 꾸준히 열심히 해서 더 새로운 모습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기획 진행: 박승현, 박시온
포토: bnt포토그래퍼 유승근
의상: 레미떼, 주줌
슈즈: 바네미아
헤어: 제니하우스 프리모 박현숙 실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프리모 양희연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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