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예나 기자] 왠지 모르게 끌린다. 절로 귀가 열린다. 쏠라티의 음악이 그렇다. 어떠한 설명도 필요 없이, 어쩌면 ‘모호’한 느낌으로 사로잡는다.
최근 첫 번째 EP 앨범 ‘모호(MOHO)’를 발매하고 동명의 첫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밴드 쏠라티(SoLaTi)와 한경닷컴 bnt뉴스가 인터뷰를 가졌다. 정희택(드럼), 림(보컬), 오안(베이스)으로 이뤄진 3인조 혼성 밴드 쏠라티는 지난 2013년 첫 싱글 ‘문댄스(Moondance)’ 이후 지난해 싱글 ‘화이트셔츠’ 등을 발표하며 꾸준하게 활동 중이다.
‘모호’, 현실과 상상 사이
이번 앨범 ‘모호’는 무언가 애매한 부분들을 의미한다. 말로 정의할 수 없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들. 상상인 듯 현실 같기도, 혹은 현실이지만 마치 허상 같은 느낌. 그것을 완전한 판타지라 일컫기에는 또 어딘가 애매한. 어쩌면 이미 그 ‘모호’함을 알고 있기에 피하려는 것은 아닐까. 생각의 꼬리가 이어지던 찰나 쏠라티가 “현실과 상상 사이, 그 모호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실적이면서 상상적인 이야기들을 담았어요. 현실을 그리되 분위기는 몽환적인 거죠. 그 속에서 전해지는 묘한 기대감이나 불확실함이 좋았어요. 약간의 여지를 두면서 다음을 기다리게 되는 거요. 왠지 모를 설렘이 느껴지지 않나요.”(오안)
그 의미를 가장 크게 담고 있는 트랙이 타이틀곡 ‘미안해 미안한데’다. 구태여 부연 설명하지 않아도 단 한 줄에 크게 공감할 수 있다. 뭔가 기분이 상해 있는 너에게 구구절절 풀어내기엔 나 역시 지친다. 프로듀서 겸 가수 니화의 래핑이 더해지니 더 큰 공감을 자아낸다.
“처음부터 랩 피처링을 생각한 곡은 아니에요. 가사 작업을 하다 보니 내용 흐름상 남자의 입장을 랩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사실 쏠라티 음악에 랩이 들어간다고 했을 때 의아하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이 곡의 감정이 잘 실릴 수 있었던 까닭은 니화 씨의 멜로디컬한 랩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아주 만족합니다.”(림)
밴드 슈가볼의 보컬 고창인이 피처링에 참여한 수록곡 ‘아직 안자’는 ‘모호’ 타이틀곡을 두고 크게 고민했을 정도로 그 색깔이 잘 녹아 있다. 특히 “자니?”라는 메시지를 한 번쯤 보내봤거나 받아본 사람이라면 크게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는 쏠라티의 설명. 알 듯 모를 듯 들을수록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 ‘아직 안자’ 역시 팬들의 큰 호응을 얻은 곡이다.
대중성과 예술성
이처럼 ‘모호’는 “가사에 대중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쏠라티만의 음악적 색깔과 예술성은 놓치지 않기 위한” 작업의 연속이었다. 이에 대해 오안은 “마냥 듣기 편한 곡은 아닐 것이다. 가사적으로 공감 가더라도 복잡하게 꼬아놓은 부분들에 한 번쯤 고민하게 될 법한 트랙들이다”고 설명했다.
“저희도 고민이 많아요. 대중적인 부분을 고려하다 자칫 쏠라티만의 음악 색깔을 잃지는 않을까 하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 보면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 보고 있어요. 그 시도의 끝이라면 무슨 곡을 듣더라도 ‘쏠라티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겠죠. 멤버 각각의 역할에 최대한으로 집중하는 만큼 하나의 시너지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 시너지가 결국 쏠라티의 색깔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요.”(정희택)
“역할 분담에 있어서 정말 잘 나눠져 있어요. 왜냐하면 멤버들이 여러 요소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거든요. 사실 저희 셋이 여러 면에서 공통분모를 찾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밴드를 같이 하는데 똑같을 필요는 없더라고요. 각자가 갖고 있는 부분들이 모여서 쏠라티의 색깔로 나오는 거니까요.”(림)
“사실 팀웍이 좋은 밴드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앨범 작업이 힘든 과정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존중하고 배려하는 부분이 반드시 필요해요. 그래서 저희는 멤버들끼리 대화를 많이 하고 자주 회의를 하면서 나름의 틀을 잡아 나가고 있어요. 조금 더디더라도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과정을 거쳐나가다 보면 저희 안에서 정해지고 맞춰진다는 것을 느껴요.”(오안)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쏠라티는 이달 30일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콘서트는 지금의 쏠라티를 보여주는 자리일 뿐만 아니라 지나온 시간들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희택은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든다. 굳이 단독 콘서트를 해야 하나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많은 분들과 함께 음악으로 나누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쏠라티 곡으로만 단독 공연하기엔 부족했어요. 하지만 새 앨범도 나왔고, 다양한 편곡으로 커버 무대 역시 가능하니까 저희의 여러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기대해요. 지금 정말 재밌게 연습 많이 하고 있어요. 다양한 퍼포먼스까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아요.”(림)
앞으로 쏠라티는 공연과 함께 음원 발매 역시 활발히 할 것을 약속했다. 오안은 “잊을만하면 앨범이 나올 예정이다”고 예고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기대감을 주고 싶다. 처음 저희의 목표가 쏠라티를 ‘안다’ 정도였다면, 이제 ‘좋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래서 나중에는 ‘믿고 듣는’ 쏠라티가 돼 많은 분들이 공연을 직접 보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짜 솔직한 저희의 각오예요. 지금 쏠라티의 음악은 저희 나이대 분들에게 공감을 많이 불러일으키거든요. 점점 더 세월이 흐르면 쏠라티의 음악에 공감하는 분들이 점차 많아질 거라 생각해요. 저희 역시 그렇게 농익은 음악을 들려드리면서 오랫동안 쏠라티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요.”(림)
무대 위 세 사람의 빛나는 시너지는 이달 30일 오후 6시 서울 합정동 폼텍 웍스홀에서 개최될 쏠라티 첫 번째 단독 콘서트 ‘모호’에서 느껴볼 수 있다. (사진제공: 쏠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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