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강한 심장의 이식, 렉스턴W·코란도 투리스모

입력 2015-09-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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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가 2.2ℓ 디젤엔진을 탑재한 렉스턴W와 코란도 투리스모를 출시했다. SUV 전문 브랜드로서 쌍용차의 실질적인 기함인 렉스턴W는 이전 2.0ℓ 엔진이 다소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인승 MPV인 코란도 투리스모 역시 덩치에 비해 부족한 배기량이 걸림돌이었다.  






 2.2ℓ 엔진은 지난 7월 코란도 C에 먼저 적용됐다. 유로6 기준을 충족함과 동시에 '다차종 동일 엔진 전략'으로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까지 적용하는 등 동력계의 대대적인 탈바꿈을 이뤄냈다. 2.2ℓ 엔진을 탑재한 렉스턴W와 코란도 투리스모가 SUV명가의 자존심을 회복시킬 수 있을까.

 새 차에 탑재된 e-XDi220 LET 2.2ℓ 디젤 엔진은 최고 178마력, 최대 40.8㎏·m의 성능을 낸다. 이는 기존 대비 각각 14.8%, 11.2% 향상된 수치로 실 주행 영역대인 1,400~2,800rpm에서 최대토크를 실현, 출발 및 추월 가속성능을 높였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특히 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 적용으로 변속감성을 개선했을 뿐 아니라 NVH의 성능까지 높였다. 
 





 먼저 코란도 투리스모에 올랐다. 기존과 차이는 전면에 카메라를 부착한 것과 실내에 새로운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점이다. 시승코스는 편도 33㎞ 구간이다. 국도와 일반도로로 이뤄진 25㎞ 구간까지는 초기 가속과 고속주행 성능, 승차감 및 NVH를 테스트 할 수 있었으며 나머지 7㎞은 오프로드 구간으로 구성됐다.

 성능은 기존대비 23마력과 4.1㎏·m이 향상된 최고 178마력, 최대 40.8㎏·m다. 복합효율은 ℓ당 11.6㎞(2WD, 자동변속기)를 확보했다. 5,130㎜에 이르는 긴 차체임에도 출발가속은 무리 없이 안정적이다. 속도를 붙이는 일도 한층 수월해졌다. 특히 고속에서 동력의 전달력이 잘 느껴졌다. 기존 심리적으로 작다고 느껴졌던 배기량에 대한 아쉬움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느낌이다. 단, 스티어링 휠은 차체에 비해 다소 가벼운 느낌이라 직선주로 고속에서는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든다.
 





 방하리 부근의 오프로드 코스에 돌입했다. 동급차종 중 유일하게 4WD를 갖춘 코란도 투리스모의 진가가 나타나는 대목이었다. 시승차와 어울리지 않을법한 거친 산길과 자갈길을 무리없이 통과했다. 전자식 4WD 시스템은 운전자가 상황에 따라 구동 방식을 조절할 수 있다. 오프로드가 주 목적은 아니지만 겨울철 산길이나 장마철 빗길, 도외지 비포장도로 등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거친 주행보다 탑승객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요소로 판단된다. 평소 후륜으로 주행하다 상황에 따라 4H(고속)을 4L(저속)로 전환하면 된다. 
 





 렉스턴 W로 갈아탔다. 마찬가지로 전면 카메라와 새로운 실내 디스플레이 적용으로 기존과 차별성을 뒀다. 또한 5인승 모델도 새로 추가했다. 3열 시트를 없앤 만큼 적재공간의 확보로 레저 활동에 더욱 적합해졌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성능은 코란도 투리스모와 동일한 최고 178마력, 최대 40.8㎏·m다. 복합효율은 ℓ당 12㎞를 확보해 2.0ℓ엔진을 적용했을 때의 효율(11.7㎞/ℓ)보다 향상됐다. 
 





 시동을 켜고 도로에 진입하자 묵직한 차체의 움직임이 한층 가볍게 느껴졌다. 고속 주행시 제한속도 이상까지 가속해도 답답한 느낌없이 꾸준히 속도를 붙여 나간다. 특히 실내 정숙성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정차 시 떨림이나 엔진 소음은 거의 나지 않는다. 새로운 7단 변속기 시속 60㎞ 이하 중저속 구간에서 변속 시점이 적절하다. 단 기어 노브의 토글스위치는 여전히 수동모드의 운전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다. 

 칼봉산의 오프로드 구간에 돌입했다. 코란도 투리스모 시승 시 보다 훨씬 거칠고 긴 구간이다. 좌측의 다이얼을 운전자가 돌려 주행 모드를 4WD로 변경 후 시승해 임했다. 거의 바위에 가까운 자갈밭 및 급경사와 코너에서의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렉스턴의 자랑인 3중 구조 프레임은 지지력이 더욱 탄탄하게 느껴진다. 다소 급격한 내리막길에선 경사로 감속 장치(HDC) 버튼을 활성화 시키자 스스로 제동을 건다. 
 





 처음 2.2ℓ엔진을 코란도 C에 적용했을 당시 쌍용차는 다운사이징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판 아닌 비판을 받었다. 그러나 이제야 몸에 맞는 심장을 이식했다는 판단이 든다. 티볼리가 큰 인기를 구가하며 실적을 이끌고 있지만 SUV 명가로서 쌍용차의 정체성은 렉스턴과 코란도 라인업에 있다는 점을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다. 따라서 새롭게 적용하는 2.2ℓ 엔진라인업의 시장반응이 더욱 주목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동력계의 대대적인 변신은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렉스턴 W가 2,818~3,876만원, 코란도 투리스모는 9인승 2,899~3,354만원, 11인승 2,866~3,329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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