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가벼움을 향한 집념, 영국 NCC를 가다

입력 2015-09-09 08:47  


 영국 런던에서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브리스톨(Bristol). 이곳에 1595년부터 시작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브리스톨대학교가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11명이나 배출한 곳으로, 산학 연구도 활발한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영국의 국립 복합재료 센터(National Composite Center, NCC)가 브리스톨에 위치한 것도 우연은 아니다. 브리스톨대학의 인재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복합소재의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복안 때문이다. 특히 복합소재는 영국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저탄소 사업의 시발점이나 다름 없다. 움직이는 이동 수단은 고효율이 과제이고, 이를 위한 경량화는 반드시 갖춰야 할 숙제여서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09년 NCC를 브리스톨에 설립, 복합소재의 활용성을 넓혀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량화 과제는 역시 자동차다. 영국은 제임스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저탄소 산업으로 다시 쥐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물론 영국 정부의 저탄소 계획은 한 때 자동차산업을 견인하다 추락한 영국의 자존심 회복 의지도 담겨 있다. 이를 두고 영국 내에선 산업 혁명에 빗대 '탄소 혁명(Carbon Revolution)'이란 말도 사용한다. 탄소를 어떻게 줄이느냐 하는 과제가 곧 미래의 산업혁명이고, 이를 위해 영국이 앞서 가겠다는 전략이다. 

 NCC 또한 같은 배경으로 설립됐다. 국가가 직접 주도해 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탄소 감축이 필요한 기업과 연결해 저탄소 산업의 근간으로 삼겠다는 차원이다. 이에 대해 폴 갈렌 NCC 전략사업부문 담당은 "대학에서 연구 인력을 공급하고, 국가가 개발시설을 투자해 NCC가 설립됐다"며 "항공 및 자동차 분야에서 사용될 경량 복합소재의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일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춘 게 NCC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기업이 제품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소재 적용부터 완제품은 물론 생산 방법과 시설 확보에 대한 일련의 모든 과정을 함께하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NCC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자율 의지다. 지난 8일 NCC에서 만난 영국 상무부 소속 첨단소재 스페셜리스트 파예 스미스 박사는 "NCC에는 170명의 복합소재 전문가들이 이른바 엔지니어 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들과 함께 복합소재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NCC는 네 가지 기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접근의 자율성이다. 복합소재를 활용한 제품개발이 필요한 모든 기업의 접촉이 자유롭다는 뜻이다. 폴 갈렌 담당은 "영국 뿐 아니라 글로벌 모든 기업에게 복합소재 관련 제품 개발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며 "다양한 나라의 기업이 현재도 NCC와 함께 경량 소재 개발에 매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 째는 보안이다. 특정 기업이 제품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제품기술 노하우 등을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세 번째는 제품개발이 완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기업 간 연결을 주도는 '분야별 교류(sector-cross)'다. 결국 이를 통해 협업체제를 구축하는 역할을 실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물론 이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려면 인적 자원이 기반돼야 한다. 칼 폴렌 담당은 "NCC 전체에 350명의 분야별 부품 전문가가 준비돼 있다"며 "산업과 아카데미의 조화로 국가 산업의 발전 전략을 실행하는 게 NCC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한다.

 그렇게 보면 NCC는 영국 정부가 추구하는 탄소 혁명의 기초를 가꾸는 곳이 아닐 수 없다. 한 때 자동차산업의 융성을 경험했던 영국으로선 다시 한 번 '저탄소'라는 미래 캐치프레이즈로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글로벌 모든 기업에게 기술개발을 제안하고, 그에 따른 상업화 지원도 마다하지 않는다. 파예 박사는 "저탄소라는 미래 전략을 위해 NCC도 설립이 된 것"이라며 "기업의 미래를 준비한다면 NCC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리스톨(영국)=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 [르포]현대차, "연비 과장이라니? 소비자 직접 검증"
 ▶ [르포]포르쉐, 서킷에서 드러낸 치명적 바이러스
 ▶ [르포]AMG, 역동성 불어넣은 벤츠 타보니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