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돼지 같은 여자’ 장문일 감독, 투박해서 예쁜 것

입력 2015-09-10 11:00  


[bnt뉴스 이린 인턴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행복한 장의사’ ‘바람 피기 좋은 날’로 관객들을 울고 웃게 했던 페이소스의 대가 장문일 감독이 8년 만에 돌아왔다. 수상한 어촌 로맨스 ‘돼지 같은 여자’가 10일(오늘) 개봉했다.

‘돼지 같은 여자’는 바닷가 마을의 유일한 총각 준섭(이종혁)을 두고 무공해 처녀 3인 재화(황정음), 유자(최여진), 미자(박진주)가 벌이는 총각 쟁탈전을 그린 유쾌한 어촌 로맨스 영화.

긴 기다림 끝에 관객들 곁으로 돌아왔다. 크랭크인 이후 3년 만의 만남이다. 최근 한경닷컴 bnt뉴스는 ‘돼지 같은 여자’의 장문일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뒷이야기를 나눴다.


‘돼지 같은 여자’는 초반 황정음과 이종혁의 만남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예상했던대로 두 배우의 시너지는 장문일 감독의 필체와 만나 더욱 배가됐다. 또 최여진과 박진주까지 합세해 독특하지만 완벽한 캐릭터 시너지를 만들어 냈다. 특히 장문일 감독은 펄떡거리는 장어 같은 여자 유자 역의 최여진을 극찬했다.

“캐릭터들이 독특하고 세요. 돼지 같은 여자 재화 역을 황정음이 했기 때문에 다르기도 했지만 최여진 씨도 이 영화에서 너무 잘했어요. 최여진 만의 독특함이 잘 어울렸어요. 박진주도 너무 웃기고 귀엽고 재밌죠. 배우들의 조합이 잘 맞았어요. 묘한 조합들이 같이 다니니까 어떻게 겹쳐도 재밌잖아요.”

‘돼지 같은 여자’는 장문일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모두 맡았다. 그리고 전작 ‘바람 피기 좋은 날’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제작진들과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해적’ ‘해운대’ 등의 작품을 촬영해낸 김영호 촬영감독과 황순욱 조명감독, ‘암살’ ‘도둑들’ 등의 신민경 편집기사도 동참했다. 이에 장문일 감독은 고마움 마음을 전하며 적은 예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마어마한 제작진이에요. 하지만 그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아쉬운 게 너무 많아요. 일정과 예산 등의 제약조건이 원하는 대로 되지 못했으니까요. 모두들 그럴 거예요. 원하는 대로 찍지 못하고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적은 예산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문제요. 하지만 이런 영화들을 힘들더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새로운 감독들이 많이 나와야 다양한 영화들도 만들고 관객들도 다양한 영화들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잖아요. 좋은 영화들을 다 못 만나는 게 너무 마음 아픕니다.”


하지만 장문일 감독은 진짜 경험에서 우러나와 탄생한 남도 사람들의 진짜 인생을 프레임 안에 알차게 담아냈다. 우리 주변에 모두 존재하는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의 유쾌한 기억이다.

“도심의 영화가 아니고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의 이야기라 적은 예산을 그들의 이야기와 이미지로 채울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너무 예뻐서 탈일 정도로 풍경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편안한 즐거움이 있어요. 그 안에서 화면에 보이는 연기자가 어떻게 하면 잘 드러날 수 있게 하는가가 연출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연기해 줘서 여러 가지 시간과 준비가 부족했는데도 잘 표현된 거죠.”

‘돼지 같은 여자’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영화다. 짙은 페이소스들로 진정한 웃음을 일궈내기로 유명한 장문일 감독에게는 그만의 독특한 철학이 담겼다. 영화 속 무심한 듯 투박하게 표현된 ‘여백의 미’가 그렇다.

“표현방법들이 예쁘기 보다는 동양화처럼 무심하게 자연스럽게 그리려고 했습니다. 이 영화도 그렇게 자연스러웠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조차도요. 동양화에서 바라보는 철학적인 관점이 많이 녹아있습니다. 스쳐지나가면서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거요.”


장문일 감독은 앞으로도 장르적인 영화가 될지언정 인간에 대한 시선이나 애정,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단다.

“다들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거예요. 그런 애환도 지나고 새롭게 잘 살아갈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까요. 제 영화들은 절망을 하고 끝나는 영화가 아니지 않나요?”

‘돼지 같은 여자’는 제39회몬트리올 국제영화제 ‘비경쟁 신작’ 부분에 초청됐다. ‘바람 피기 좋은 날’ ‘행복한 장이사’에 이어 장문일 감독의 세 번째 영예다. 심각하지 않은 죽음을 표현한 ‘행복한 장이사’와 인간에 대한 애정이 깃든 ‘바람 피기 좋은 날’에 이어 인간들의 생명력을 코믹하게 그린 ‘돼지 같은 여자’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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