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이상엽 외관·선행 디자인 총괄이 브랜드 첫 SUV인 벤테이가를 "양면성을 지닌 크로스오버 제품"으로 지목했다.
17일(현지시각)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만난 그는 벤테이가에 대해 "벤틀리 첫 SUV만큼 개성 뚜렷한 특별한 자세를 만들기 위해 3년 반 동안 고심했다"며 "가장 크고 고급스러우며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대형 차체에 쿠페의 역동성을 부여해 양면성을 지니게 했다"고 전했다.
양면성 요소의 예는 차체 곳곳에 분포했다. 먼저 전체적인 윤곽선은 1920년대 시판된 슈팅 브레이크 '블루 트레인'을 재해석,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잡았다. 패스트백 스타일을 채택했으며 윈드쉴드보다 누운 형태의 리어 글라스를 적용해 쿠페의 역동성을 부여했다. 해치 도어는 트렁크 데크를 남겨 일반적인 2박스 SUV와 달리 2.5박스 스타일을 가지게 됐다. 헤드램프는 4개의 주간주행등이지만 밤에는 2개의 전조등이 길을 밝혀 주·야간 다른 얼굴을 갖게 했다. 휠 디자인은 좌우 대칭으로 제작해 앞 또는 뒤의 한 방향으로 돌아가게 보이는 디자인을 완성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브랜드 특유의 우아함도 놓치지 않았다. 펜더 부분의 오묘한 볼륨감을 만들었으며 캐릭터라인은 강인한 SUV의 느낌을 주기 위해 힘을 실었다. 다소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시각 효과를 줄이기 위해 22인치 휠을 장착했다.
실내도 기존 벤틀리 제품과는 다르다. 쇼퍼 드리븐 성향의 뮬산, 플라잉스퍼보다 운전석에 집중한 것. 기존 날개 모양의 대칭형 대시보드 균형에 차이를 두는 등 오너 드라이빙을 적극 반영한 첫 단계인 셈이다. 최고 301㎞/h 주행이 가능한 성능에 맞춰 고속주행 안정성도 욕심을 냈다.
실내 곳곳에 쓴 정밀한 널링 기법은 빛이 직접 닿지 않은 곳에 새겨 난반사를 줄임과 동시에 고급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화려함의 극치는 센터페시아의 브라이틀링 시계다. 특별 제작한 것으로 내부 구조까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성이다. 백금, 진주, 다이아몬드 등의 고급 소재를 쓰며 3시간마다 와인딩을 통해 작동한다.
그룹 내의 첨단 기술도 대거 활용해 개발 효율을 높였다. 플랫폼,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아우디의 것을 브랜드에 맞게 설정했다. 그러나 벤틀리가 지향하는 성격에 부합하는 것들만 가져왔다. 이상엽 디자이너는 향후 선보일 하이브리드 제품의 경우 "고급·역동성을 강조하는 브랜드 캐치에 잘 맞는 데다 조용한 승차감을 지녀 최적의 벤틀리 제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벤틀리는 벤테이가를 연간 4,000대 생산하며, 국내엔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독일)=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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