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희경 기자 / 사진 김강유 기자] 대한민국 록 밴드 YB가 20주년이라는 특별한 시간을 맞아 남다른 자리를 가졌다.
10월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는 밴드 YB 콘서트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YB는 기자간담회를 시작하기 전 ‘박하사탕’ ‘리얼맨(Real Man)’ ‘스무살’을 부르며 시작을 알렸다. 그중 윤도현은 “20년 활동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기쁘다. 처음으로 기자들 앞에서 신곡 ‘스무살’을 선보였다”라며 다소 상기된 표정을 지어보였다.
YB밴드는 지난 1995년 ‘타잔’을 들고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 무대에 오른 윤도현으로부터 시작됐다. 윤도현은 솔로 데뷔 후 첫 공연 연주자들과 팀을 결성한 뒤 97년 윤도현 밴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YB는 80년대 블루스, 포크는 물론 90년대 모던 록, 2000년대의 실험적인 도전정신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YB는 “사실 저희보다 오랫동안 활동한 뮤지션들도 있지만 밴드 활동으로 이렇게 20년 동안 했다는 나름의 자부심이 있었다. 이런 자축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고, 걸어왔던 길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멤버들이 잘 견디고 음악에 대한 사랑이 커서 이렇게 온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20년간의 활동을 해오며 오랜 시간 동안 밴드의 라인업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윤도현은 “솔직히 20년 동안 할 줄 몰랐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20년 이상, 30년 이상, 40년 이상 해야겠다는 강한 의지도 사실 없었다. 그렇지만 하다 보니까 20년이 됐고 매일 매일 순간순간 우리끼리 문제가 생기면 그냥 어떻게 잘 풀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점은 서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비슷했고, 수익 분배도 공정하게 나누며 시작을 잘 했던 것 같다”며 “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성격이 모나거나 악한 사람들이 없다. 참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20년 동안 함께 해온 것 같다”고 답했다.
또 20주년까지 있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베이스 박태희는 “평양 공연과 2000년도 해체 공연”이라며 “그 당시 원년 멤버들이 지금의 YB에게 락 음악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거름을 뿌려준 게 아닌가 싶다. 보이는 사람들은 현재 5명이지만 YB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원년 멤버들이 있다”고 말했다.
윤도현 또한 “당시 멤버들과 관객들이 다 함께 마지막 무대를 하고 펑펑 울었던 게 떠오른다”며 “2000년 해체 즈음이 사실 가장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간이다. 해체하고 나선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과거의 고충을 드러냈다.
20주년을 달려온 YB가 앞으로 그려낼 20년에 대해 윤도현은 미소를 지으며 “웃음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20주년인 만큼 많은 생각을 가져봤다. 첫 번째로는 우리들의 모습이 우스울 것 같아 웃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웃음은 앞으로 20년이 너무 기대가 된다는 기분 좋은 웃음이었다. 정확히 20년을 터닝포인트 삼아서 이제는 또 다른 시작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주변에서 오래 활동한 밴드니까 이 정도면 됐다고, 이제는 편하게 사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 방식은 저희가 살아가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고, 지금껏 YB가 살아왔던 방식으로 살고 싶다. 그저 건강하게 음악하면서 외국에 있는 장수 밴드처럼 한국에서도 그런 밴드로 남아 활동하고 싶다”며 소망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YB는 디컴퍼니와 함께 남다른 페스티벌을 개최 중이라고 귀띔했다. 윤도현은 “사실 10월에 서울 공연을 기점으로 전국을 도는 것 이외에 다른 공연을 또 하나 준비 중이다. YB와 디컴퍼니와 함께 제작, 기획에 참여하는 뮤직 페스티벌 ‘올 웨이브스’라는 게 있다. 기존에 있는 페스티벌에서 볼 수 있는 라인업은 아니지만 잘 볼 수 없는 음악을 하는 언더그라운드, 영어권 밴드 팀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 주로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힘든 훌륭한 아티스트를 초청해 이틀 간 진행될 전망이다. 다양한 음악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며 페스티벌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YB는 이달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20주년 콘서트 ‘스무살’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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