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디젤 비중 정점 찍었나

입력 2015-10-14 08:30   수정 2015-10-1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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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9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의 디젤 비중이 68.9%로 지난해 연평균 67.8%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폭스바겐 디젤 논란이 불거진 지난 9월에도 디젤 비중은 67.8%로 지난해 같은 달의 65.6%보다 높아 국내 소비자들의 디젤 선호 현상이 식지 않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 사태와 관계없이 수입 디젤의 성장세가 한계에 도달, 더 이상의 증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4일 한국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판매된 수입 승용차 가운데 디젤 비중은 68.9%에 달한다. 판매되는 수입차 10대 중 7대가 디젤이었던 셈이다. 반면 9월까지 가솔린 비중은 27.4%로 지난해 28.2%와 비교해 떨어졌다. 이와 함께 디젤이 강세를 보이면서 가솔린 하이브리드의 비중도 지난해 3.9%에서 올해는 3.5%로 낮아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지난달 폭스바겐 논란이 발생한 만큼 디젤 비중의 흐름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앞으로 비중이 점차 낮아질 수 있다는 것. 실제 수입 디젤차는 지난 7월 69.2%, 8월 72.3%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달 67.8%로 떨어졌다. 게다가 최근 폭스바겐이 유로5 제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디젤 비중은 낮아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수입 디젤차는 2010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공급자적 측면이 강하게 작용했다"며 "2010년을 전후로 유럽 내 디젤 인기가 떨어질 때 한국의 디젤차 선호도는 매우 높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업체들이 신흥 디젤차 시장으로 떠오른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육성해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려 왔다는 의미다.
 
 이 같은 주장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국내 수입차 판매에서 디젤 비중은 25.4%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35.1%로 오른 뒤 2012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절반이 넘는 50.9%를 기록했다. 이후 2013년 62.1%, 2014년 67.7%, 올해는 68.9%까지 올랐다. 2010년 이후 가파르게 성장하던 디젤차가 지난해를 정점으로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의 성장은 어느 정도 정점에 달했다고 봐야 한다"며 "폭스바겐 사태와 무관하게 디젤 선호도는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 디젤 사태는 수입차 디젤 비중을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더불어 오히려 국산 디젤차가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중이다. 폭스바겐의 경우 판매되는 차의 90%가 디젤일 정도로 디젤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다. 박재용 자동차평론가는 "디젤이 주력인 폭스바겐의 판매가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것이 곧 디젤 전반의 추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디젤보다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디젤 제품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수입차 관계자도 "폭스바겐 디젤을 사려던 소비자가 벤츠나 BMW 디젤 등으로 바꾸기에는 가격 부담이 적지 않다"며 "이 경우 푸조-시트로엥이나 일부 국산 디젤차로 갈아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야 여럿이지만 결국 향후 수입 디젤차 비중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의미다.

 이처럼 국내 수입 디젤의 성장이 정점에 달했다는 시각이 등장하면서 수입차 업계의 관심은 가솔린 하이브리드로 모아지고 있다. 아직은 수입차 내 비중이 3.5%에 불과하지만 디젤 비중이 내려가면 그만큼 하이브리드 선택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UL글로벌자동차사업팀 박상원 부장은 "하이브리드 효율이 상대적으로 좋아지고 있어 점차 하이브리드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수입차는 토요타, 국산차는 현대기아차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자동차부문 최중혁 애널리스트 또한 "폭스바겐 디젤 수요가 분산된다고 가정할 때 소비자들이 시선을 돌리는 쪽은 하이브리드와 국산 디젤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중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지난 2010년 2,287대에서 지난해는 7,736대로 늘었고, 올해는 9월까지 6,297대가 판매돼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수입 하이브리드 부문에선 토요타가 판매대수의 대부분을 차지, 하이브리드의 강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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