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수현 “중국서 작품 제의? 중국어까지 배우며 열심히 준비하겠다”

입력 2015-10-16 10:52   수정 2015-10-16 11:39


[위효선 기자] 단아한 여자의 표본 같은 배우인 홍수현이 철저하게 망가졌다.

1996년 연예계에 데뷔한 그녀는 어느덧 강산이 변하는 세월을 배우로 살아왔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KBS ‘공주의 남자’,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SBS ‘샐러리맨 초한지’ 등 다양한 작품에서 굵직한 캐릭터를 맡아 지적이고 신중한 성격의 캐릭터를 맡아 열연했다.

주말드라마 ‘엄마’에서 철부지 며느리 ‘세령’ 역을 맡아 얄미우면서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매력을 발산하는 중이다. 오랜만의 화보촬영이라고 밝힌 홍수현은 극 중 세령의 통통 튀는 성격처럼 시종일관 상큼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양한 의상을 소화하는 탓에 촬영이 다소 길어졌지만 시작할 때의 에너지는 촬영이 끝난 후 진행된 인터뷰까지 이어졌다.
 

◆투명한 배우

촬영장에 들어선 배우 홍수현은 아주 얇은 메이크업에도 하얗고 투명한 피부를 자랑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피부만큼은 시간을 거스르고 있다. 홍수현이 연예계의 대표적인 동안 스타로 불리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옅은 화장을 즐기는 편이에요. 짙은 메이크업이 나이를 더 들어 보이게 한다고 생각해요. 립 정도만 포인트를 주고 최대한 얇게 화장해서 피부 본연의 톤을 살리는 편이에요. 피부 표현도 깨끗한 걸 선호하고요”

피부의 기초가 탄탄하기 때문에 옅은 메이크업에도 빛나 보일 수 있는 법. 요즘의 뷰티 트렌드는 색조 메이크업보다 메이크업 전후의 기초적인 피부 케어에 있다. 홍수현은 이 말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태며 자신도 실제로 메이크업보다 기초적인 관리에 시간을 투자한다고 전했다.

“건조한 피부라 메이크업 전에 세럼을 꼭 발라요. 자기 전에는 최소한의 제품만 사용하죠. 스킨과 에센스 또는 크림 정도만. 요즘 화장품 다이어트가 유행인데 저는 유행하기 전부터 최소한의 제품으로만 케어를 해왔어요. 수분 관리 중심으로요”
 

◆시너지를 기대하다

홍수현은 다방면에서 활약한 스타다.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이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도 적극적이었으며 뮤지컬에도 도전한 바 있다.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한데 홍수현이 커리어를 만드는 동안 마주친 경험은 깊고 다양하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두 작품을 꼽았다.

“가장 즐기면서 참여했던 작품을 꼽자면 드라마 작품 중엔 ‘공주의 남자’와 영화 중에는 ‘영화는 영화다’를 꼽고 싶어요. 영화와 드라마 모두 카메라 앞에서 하는 연기인데 배우와 스태프들 간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영화는 영화다’ 팀은 개봉하고 나서 먼 지방까지 무대인사를 열심히 다닐 만큼 팀워크가 좋았고, ‘공주의 남자’ 때는 촬영 중간에 제가 교통사고가 나기도 했는데 다 함께 도와주셔서 뜻 깊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특히 홍수현은 사극에서의 존재감이 남다르다. 쪽진 머리가 어울리는 여배우를 꼽으라면 홍수현도 절대 빠지지 않는다. 여기에 조신한 말투와 여리여리한 한복 자태는 사극 장르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외모적인 부분에서 한복도 잘 어울리고 이마를 드러내는 헤어 스타일이 잘 어울리는 편인 것 같아요. 저의 평소 스타일도 짙은 화장을 하거나 디스트로이드 진 같은 화려한 의상을 입는 편이 아니거든요. 깔끔하고 단아한 사극만의 매력이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외모적인 부분과 더불어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특히 사극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여타 배우들은 꺼리는 사극이라는 장르가 홍수현과 만났을 때 윈윈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극의 캐릭터는 보통 제 상상에 의해서 캐릭터가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맡았던 사극 속 캐릭터는 거의 실존 인물이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 연기가 실존 인물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특히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시대와 캐릭터 그리고 제 연기가 연결 고리를 찾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연기했어요”
 

◆’엄마’가 선택한 세령

2015년 홍수현은 MBC 드라마 ‘엄마’에서 돈만 밝히는 철없는 모습이 우습지만 현실적이기도 한 캐릭터 ‘세령’ 역을 맡아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지고 있다. 홍수현은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캐릭터가 여전히 잘 어울리는 배우이지만 새로운 변신에 대한 고민이 길지는 않았다.

“’세령’이라는 캐릭터는 대기업 임원 아버지와 경제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아이에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부에 대한 생각이 평범하지만은 않죠. 코믹한 표정 연기나 철없는 연기는 언젠가는 해보고 싶었어요. 10년 정도 작품을 해오면서 이렇게 과장된 연기는 처음이었거든요. 새로운 패턴의 연기를 한다는 건 굉장히 즐거운 일이에요”

준수한 외모로 진중한 역할들을 소화했던 배우 김석훈과의 의외의 케미는 알콩달콩한 철부지 커플을 나타내기에 최적의 캐스팅. 기존 이미지의 틀을 깨버린 두 배우가 약간의 과장은 더해졌지만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커플 연기를 펼친다.

“김석훈 씨께서 워낙 잘해주세요. 편안한 분이시라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어요. 저보다 훨씬 선배님이시니까 제가 연기에 대해 많이 여쭤보기도 하고요. 코믹한 장면을 찍고 나서 ‘가볍지 않았는지’, 또는 ‘너무 오바한 것은 아닌지’ 물어보면 ‘우리 캐릭터가 원래 그래’라며 토닥여 주기도 하세요”

엄마는 막장과 불륜 코드가 주를 이루는 요즘의 드라마 트렌드 속에서 찾기 힘든 착한 드라마다. 개인적인 이익이 중요하고 가족간의 사랑이 옅어지는 세태를 깨우치기 위한 작품이라 불릴 수도 있겠다.

“이번 드라마 ‘엄마’는 가족간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더불어 다양한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 녹아 있어요. 시청자가 각자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요. ‘이 사람 정말 못됐다’라고 생각할 만큼의 나쁜 캐릭터가 없어요. 전 연령층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작품이에요”
 

◆무한동력

홍수현에게는 지나온 10여 년보다 앞으로의 시간이 더 길게 남아있다. 지금까지도 다양한 변신에 게으르지 않은 그였지만 무궁무진한 작품 세계에서 미래를 보는 일은 어려울 것. 그가 머릿속에 그려놓은 청사진을 미리 들어봤다.

“제가 영화는 많이 해보지 못했는데 장르에 상관 없이 시켜주시면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최근에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봤어요. 한국 영화계에 요즘 여자 배우가 주인공을 한 작품이 드물잖아요. 그런 점에서 좋았던 것 같아요. 잔잔하고 감성적인 스토리도 좋았고요. 저는 영화 속에서 편안한 역할도 물론이고 여전사같은 역할 제의가 들어온다면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존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강렬한 캐릭터도 욕심나거든요”

홍수현의 예능 진출도 궁금해졌다. 작년, 새로운 포맷의 예능으로 야심 차게 등장한 ‘룸메이트’는 홍수현에게 오랜만의 예능이었다. 오랜만의 나섰던 예능 나들이는 그에게 소중한 인연과 추억을 선물했다.

“예능하면 룸메이트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함께 출연했던 친구들과 실제로 많이 친해졌어요. 지금도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나나랑 춤 배우러 갔던 것도 기억이 나고, 대만 여행 가서 세호의 게릴라 팬미팅도 생생해요. ‘룸메이트’의 해외 인기를 실감했었죠. 모란 시장에서 오이를 데려온 것도 생각나네요. 그러고 보니 오이 소식은 모르겠네요”

한국 배우들의 중국 진출이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요즘, 홍수현에게도 중국의 러브콜을 기대해볼만하다. 누구보다 사극이 잘 어울리는 배우인 만큼 중국의 역사극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지 않을까.

“중국에서 작품 제의가 들어온다면 중국어도 배워가면서 열심히 할 거예요. 중국 전통 의상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뭐든지 제의가 들어온다면 열심히 해야죠(웃음)”
 

홍수현의 2015년은 드라마 ‘엄마’와 함께 마무리 될 예정이다. 내년 초까지 방영이 이어질 계획이기 때문. 그는 예능이든 영화든 좋은 기회가 있으면 병행하면서 즐거운 하반기를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까지 사랑스러운 홍수현이었다.

“요즘 ‘엄마’에서 너무 얄밉게 나온다고 해서 세령이 아닌 저 홍수현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마음이 아파요. 연기를 잘했다는 칭찬으로 생각하려고요. 미니시리즈나 예능 프로그램을 할 때는 반응이 뜨겁게 느껴졌는데 팬들의 연령대가 조금 높은 주말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어서인지 반응이 막 오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요. 팬 분들이 저를 지켜보고 계시듯이 저도 팬 분들을 지켜 보고 있으니까 열심히 활동 좀 하라고 전해드리고 싶어요(웃음)”

기획 진행: 이유리, 김수경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승광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PD
의상: 레미떼, 스타일난다, 르샵, VIENIQUE
주얼리: 바이가미
시계: 베카앤벨
선글라스: 레노마
슈즈: ps. Mary Jane, 바네미아
헤어: 엔끌로에 조천일 부원장
메이크업: 엔끌로에 한선영 아티스트
장소협찬: 오르다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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