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계현 기자] 이만큼 야구를 사랑할 수 있을까. 아나운서 연상은은 야구가 인생의 80%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취미를 업으로 삼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 오로지 야구만을 다루는 지금의 직업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갈망해 왔다. 그리고 그 마음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밝고 경쾌한 성격이 그 누구보다 직업과 잘 어울리는 연상은. 야구가 있었기에 지금의 그가 있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구 시즌이 되면 전국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누구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매일, 매 경기가 새롭고 재미있다는 진정한 야구 여신, 연상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화보촬영 소감 한 마디.
다양한 콘셉트로 찍다 보니 새롭고 재밌었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항상 밝게 웃는 것만 해봤는데 포즈랑 표정 잡는 게 녹록치 않더라.
스포츠 아나운서가 천직이라고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야구에 빠졌다.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왔다. 야구 아나운서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내가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야구장에서 아나운서를 보면서 내가 꼭 저 자리에 서 있을 거라고 다짐했다.
어떻게 해서 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할아버지, 아버지가 야구를 좋아하셔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대학생 때는 진짜 야구에 미쳐있었다. 시즌에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씩 다녔다.
시즌 마무리 중인데, 결과를 점쳐보자면.
아무래도 삼성의 독주를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느낌에.
삼성이 잘 하는 이유가 있을까.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일단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감독님, 코치님 전부 다.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랄까. 연패 중이어도 주눅 들지 않고 선후배도 편한 사이다. 그 분위기가 느껴지더라.
아무리 야구를 좋아하더라도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선수들 출신학교, 이름 모든 걸 다 외운다. 위원님들한테 질문도 많이 한다. 노력을 안 하면 기록 스포츠에 적응할 수 없는 것 같다. 시즌 끝날 때쯤이면 이전 6~7개월을 어떻게 살았나 생각이 안 날 정도.
야구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매력은.
정말 빠져나올 수가 없다. 야구팬들의 사랑이 지극 정성이라 관심도 많이 받는다. 상처받는 일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이 일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
시즌이 끝나면 뭘 하나.
겨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 비시즌에는 중국어 과외를 한다. 국문과랑 중문과를 복수 전공을 했는데 처음에만 좀 어렵지 배우고 나면 문법이 없어 정말 쉬운 언어다. 배운 게 아까워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책도 보려고 한다.
아나운서라 중립을 지켜야겠지만 원래 응원했던 팀이 있었을 텐데.
있긴 했지만 일을 하면 그런 게 전혀 없어진다. 경기마다 그 날 잘하는 팀이 좋아지더라. 인터뷰를 해야 하니 잘 하는 선수 인터뷰를 하고 싶어 그 선수를 응원한다.
방송이 없을 때도 야구장을 찾는다고.
친구들도 야구장에서 매일 일 하면서 쉬는 날까지 야구장을 가고 싶냐고도 물어본다. 그런데 가고 싶더라. 일을 하는 거랑 보는 거랑 다른 것 같다.
진짜 이 일을 위해 태어난 것 같다.
사실 걱정도 있다. 야구 중계권이 매년 바뀌고 아나운서들끼리 이적 시장도 있으니 내년에 당장 야구를 못할 수도 있는 거니까. 항상 걱정은 있지만 진심이 통한다면 오래할 수 있겠지.
만약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다면.
글 쓰는 사람이 됐을 것 같다. 원래 국문과 출신이기도 했으니 출판사 같은 곳에서 책에 묻혀서 지냈을 것 같다. 책 읽는 거 정말 좋아한다.
여자 연상은은 어떤 사람인지.
겉으로는 까칠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전혀 안 그렇다. 오히려 굉장히 밝은 성격이다.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결단력이 강한 편.
인터뷰를 하다보면 특히 더 친분이 생기는 선수도 있겠다.
두루두루 친한 편이다. 2년을 내리 하다보니까 이제는 선수들도 남동생 대하듯이 한다. 원래 낯가림도 없고 쉽게 다가가는 성격이라 편하게 여겨주는 것 같다.
야구장 밖에서 따로 만나기도 하는지.
잘 안 만난다. 야구팬들이 보면 괜히 소문날 수도 있기 때문에. 친한 친구일 수도 있는데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까. 사람들은 아나운서랑 야구 선수랑 잘 엮는데 오히려 눈치 보느라 더 조심스럽다.
운동선수 남자친구는 어떤지.
정말 운명이라면 만날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야구팬의 입장에서 야구 선수들은 플레이어로 볼 때가 가장 멋있는 것 같다.
이상형은.
카리스마 있게 나를 압도할 수 있는 똑똑한 남자. 남들 퇴근하는 시간에 일을 시작하니 사실 남자 만나기가 쉽지는 않다.
정말 날씬하다. 몸매 관리는.
원래 살이 잘 안찌는 타입이긴 하다. 그래도 몸이 좀 무겁다 싶으면 식단 조절을 한다. 자기 전에 스트레칭은 꼭 하고 잔다.
피부 관리는.
트러블이 많이 나긴 하는데 이틀에 한 번은 꼭 마스크 팩을 한다. 스킨케어는 꼭 챙겨 한다. 정말 귀찮은 날에는 슬리핑 팩이라도 꼭 한다.
정형화된 아나운서 이미지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스포츠 아나운서는 그 이미지에서 조금 탈피된 것 같다. 보다 활발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옷 입는 것도 원피스나 구두 별로 안 좋아하고 운동화, 청바지를 좋아한다. 쉬는 날에는 화장도 거의 안한다.
스포츠 아나운서가 갖춰야 할 자질은.
항상 느끼는 건데 정말 스포츠를 사랑하지 않으면 못할 것 같다. 생각보다 힘든 일도 많고 체력적으로 부담도 된다. 남자들 사이에 여자 홀로 있는 것도 힘들고. 무조건 스포츠를 사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대시하는 선수들도 많겠다.
아예 없다고는 못 하지만 나중에는 편한 친구가 된다.
기억에 남는 실수는.
모두가 알다시피 웃음 터진 거. 지금 봐도 웃기다. 스트레스 받을 때면 가끔 본다. 박석민 선수랑 인터뷰할 때마다 웃음이 터진다. 그때마다 뭔가 사건이 터진다. 배경 벽이 쓰러진다거나 늦게 입장한다거나. 이제는 팬들이 더 기다리는 것 같다.
연상은에게 야구란.
인생의 8할 정도. 나의 가장 소중한 일이자 좋아하는 취미.
목표가 있다면.
야구로 롱런하고 싶다. 오랫동안 야구로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힘든 일은 겪고 싶지 않다. 댓글도 다 챙겨보는 편인데 야구팬들에게도 잘 보이고 싶다. 특정인을 편들거나 악의가 있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니 항상 열심히 하는 아나운서로 봐줬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배계현, 심규권
포토: bnt포토그래퍼 장원석
의상: 레미떼, 츄, 주줌
슈즈: 츄, 주줌, the K
헤어: 에이컨셉 하영 디자이너
메이크업: 에이컨셉 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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