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시스루] ‘오뚜기’ 강호동, 종편타고 볕으로 밀려오라

입력 2015-10-23 09:00   수정 2015-10-23 16:11


[bnt뉴스 김희경 기자] 연이은 고배에도 오뚜기처럼 일어나 하니처럼 달리는 강호동의 예능 도전기는 언제쯤 광명을 되찾을 수 있을까.

10월22일 한 매체는 강호동이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확정지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과거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여운혁 PD의 러브콜이었다. 구체적인 기획안과 프로그램명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무릎팍도사’ 속 강호동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첫 방송을 챙겨볼 적당한 명분이다.

2000년대 초반 ‘엑스맨’ ‘연애편지’ ‘1박2일’ ‘무릎팍도사’ 등 대세 예능들을 손 안에 쥐고 있던 그였지만, 지난 2011년 탈세 문제로 약 1년간의 자숙 생활 뒤 다시 방송에 복귀했다. 허나 은퇴하기 전 한 마리 야생 호랑이처럼 주가를 달리던 강호동에게 1년간의 공백은 어마어마한 벽으로 다가왔다.

낯선 예능 환경기에 적응하지 못한 강호동에게 한줄기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케이블로 전향한 뒤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나영석 PD와 재회한 뒤부터였다.

‘신서유기’는 강호동을 포함한 나영석 PD, 이승기, 은지원, 이수근이 출연해 조회수 5천 만건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낳았다. 언 듯 보면 과거 ‘1박2일’을 상기시키지만,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이들은 ‘요즘 시대’에 맞춰 좀 더 망가지거나 과감한 모습을 보이며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반면 생전 처음 인터넷 방송이라는 독특한 플랫폼을 마주한 강호동은 많이 서툴고 주눅이 든 모습이었다. 방송 내내 “칭원(저기요)”을 입에 떼놓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는 과거 예능계의 야생 호랑이라 불리던 명성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여태 구식 예능을 놓지 못하던 강호동은 ‘신서유기’를 통해 단순히 보고 읽는 것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현장의 맛과 감각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든 건 그와 함께 그 구식 예능을 함께 이끌어가던 나영석 PD와 ‘신서유기’ 멤버들이었다. 그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던 이들은 강호동의 촌스러운 예능감도 어색하지 않게 캐치해 색다른 강호동의 모습을 만들었다.

이제 여운혁 PD가 그 뜨거운 바통을 받았다. ‘무릎팍도사’에서 보았던 우렁찬 목소리의 강호동을 그대로 재현할지, 아니면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

분명 강호동의 예능은 촌스럽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강호동 석자를 잊지 않고 있는 건,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기운으로 스튜디오를 쥐락펴락하던 그의 호랑이 기운을 기다리는 이들이 남아있기 때문은 아닐까. 강호동은 이제 시대의 샅바를 잡기 위해 다시금 천천히 일어나고 있다.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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