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인디밴드! 달콤씁슬한 위로의 멜로디 4선

입력 2015-10-28 09:00  

[황석원 기자] 빛 바랜 햇살과 차분히 내려앉은 공기에 이유 모를 쓸쓸함이 이는 계절 가을. 이때 고유의 감성을 보다 달콤하게 만끽하고 싶다면 주저 없이 ‘음악’의 도움을 청하자.

그러나 숨가쁜 매일과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던 당신이 막상 과연 어떤 음악을 들어야 좋을지를 떠올리자니 머리가 일순간 하얘질 것. 그래서 준비했다. 가을의 정취가 온 거리를 가득 메운 어느 날, 청춘의 명민함을 빌어 달콤씁쓸한 위로를 선사해줄 국내 인디밴드와 그들이 속삭이는 멜로디 4선이 여기 있다.

무이앤미로(Mooy&Miro) – 나를 위한 노래


늦은 밤 홀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 괜스레 밀려드는 회의감에 울컥했던 경험이 있는가. 언젠가 다시 한 번 그 순간과 마주친다면 주저 말고 이어폰을 꺼내 ‘무이앤미로’의 ‘나를 위한 노래’를 선곡할 것.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여성 멤버 ‘무이’와 기타를 연주하는 남성 멤버 ‘미로’가 만나 결성한 혼성 듀오 무이앤미로. 그들이 선보인 첫 EP 앨범에 수록된 이 곡은 가슴 먹먹하면서도 애잔한 피아노의 선율과 보컬의 보이스가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다.

또한 노랫말을 통해 반복되는 일상과 어둡고 험난한 현실을 살아가는 영혼들에게 너그러움과 서정성이 깃든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는 것이 인상적이다. 때때로 주저앉고 싶어진다거나 혹은 바로 지금 이 시간 남모를 이유들로 좌절과 허무의 시기를 걷고 있다면 감상을 추천한다.

10cm – 10월의 날씨


감미로움 뒤에 감춰진 짙은 애절함과 가슴 시린 고독의 감성이 매력적인 10cm. ‘10월의 날씨’는 바로 이러한 그들의 음악적 특색을 고스란히 담은 곡이다.

고요한 어쿠스틱 멜로디와 ‘가을’이라는 계절적 특성, ‘날씨’라는 일상적인 요소를 빌어 10cm는 군중 속의 외로움과 방황하는 청춘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괜스레 가슴 서글퍼지는 것이 사실.

그러나 이가 허무한 감상으로 끝마쳐지기보다는 한 잔의 에스프레소와 같이 기분 좋은 씁쓸함을 남기는 쪽에 가깝다. 그만큼 가을의 쓸쓸한 정취에 흠뻑 젖어 보고픈 날에 청취하기 제격이니 참고하자.

어쿠스틱콜라보 – 묘해, 너와


가을만큼 연애의 감정을 싹 틔우기 좋은 계절이 또 있을까. 이때의 간질이듯 살랑이는 바람과 나른하게 부서지는 햇살을 홀로 만끽해야 하는 것만큼 서러운 현실도 없을 것.

그래서일까. 실제로 많은 연인들이 가을 고유의 정취를 빌어 사랑을 시작한다. 때마침 훈훈한 연애의 감정에 가슴 설레는 나날을 지나고 있다면 ‘어쿠스틱콜라보’의 ‘묘해, 너와’로 그 달콤함에 꿀 한 스푼을 더해보자.

KBS 드라마 ‘연애의 발견’ OST로도 잘 알려진 이 곡은 사랑의 떨림과 머뭇거림의 감성이 잔잔한 어쿠스틱 반주와 보컬의 청량한 보이스를 타고 귓가를 맴돌아 괜스레 피식 미소 짓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연애 초기의 감정을 머지않아 식어버릴 불씨라 치부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100% 만끽하고 싶은 이라면 청취를 권장한다.

더필름 – 함께 걷던 길


한편 가을은 지난 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에 젖어 들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만일 이러한 사연의 주인공이라면 ‘더필름’의 ‘함께 걷던 길’을 청취해보자.

여백이 짙게 드리운 피아노 선율 위에 나지막한 보이스로 덤덤하게 읊어내는 노랫말이 인상적인 이는 지난 사랑에 대한 후회와 미련의 감성이 곡 전반에 베어있다. 결코 세련되거나 트렌디한 멜로디는 아니지만 특유의 솔직함과 애절함이 듣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깊고 고요하며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 밤 불 꺼진 방안에서 감상하기 적합하다. 과거로 다시 되돌아갈 순 없겠지만 기억으로나마 그때 그 순간의 아련함을 곱씹어보기 원한다면 지금 바로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사진출처: 무이앤미로, 10cm, 어쿠스틱콜라보, 더필름 공식 웹사이트·페이스북,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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