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촌스럽기에 아름다운 고백

입력 2015-10-26 14:53  


[bnt뉴스 김희경 기자] 그간 킬링타임용 영화로 얼얼한 자극을 받고 있는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품고 온 멜로드라마가 찾아온다.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감독 전윤수, 이하 ‘미사고’)는 가깝다는 이유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찾아온 일상의 가장 빛나는 고백의 순간을 담아낸 영화.

세 문장이 들어간 제목처럼, 영화는 세 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흘러간다. 강칠(김영철)과 종구(이계인)은 과거의 죽마고우이자 왕년의 챔피언 라이벌로 우연히 재회한다. 이미 노년기에 접어든 두 사람이었지만, 과거의 앙금이 남은 이들에겐 우정보다 중요한 승패에 주먹다짐을 예고한다.

솔직하면서도 까칠한 여배우 서정(성유리)과 그의 곁을 10년째 지키며 짝사랑을 이어가는 매니저 태영(김성균)은 좋지 않은 회사 사정에도 의리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곁을 지키는 모습은 훈훈함과 아련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형사 명환(지진희)은 죽은 아내의 몫을 대신해 홀로 딸을 키우던 중 뺑소니로 딸을 잃게 된다. 그리고 범인의 딸 은유(곽지혜)를 만나 가짜 아빠 행세를 하며 범인을 기다리는 명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은유로부터 부성애를 느끼게 된다.

영화 속 배우들은 현실의 우리들이 쉬이 내뱉을 수 없는 마음속 감정을 다소 쉽게 내뱉는다. 캐릭터들의 설정 또한 평범하지 않은 환경에 놓여있다. 하지만 이 최루성 멜로가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간 쫓고 쫓기고, 때리고 분노하는 것만 보여주던 한국 영화 사이에서 등장했다는 점에 있다.

전윤수 감독은 “‘미사고’의 장르는 한국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훌륭한 장르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 영화는 근래들어 많이 만들어지지 않아 관객들이 그리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고’는 그동안 한국 관객들이 열광했던 엄청난 액션, 반전의 스토리는 없다. 짜릿한 스릴을 주로 즐기는 관객들에겐 이 영화가 만족감을 느끼게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짜릿함을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의 우리들은 낯간지럽거나 민망한 경우에 ‘오글거린다’는 단어로 진정성을 낮추곤 한다. 그 ‘오글거림’은 감정을 앞세울 경우 더 정도가 심해진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정을 전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세태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미안하고, 사랑하고, 고맙다는 촌스러운 말들을 곁에 두어야 한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한편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28일 개봉 예정. (사진출처: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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