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계현 기자] 어느덧 연기 인생 23년. 연극, 드라마, 영화 등 안 보이는 곳을 찾는 게 더 어려운 만능 베테랑 배우 예지원은 요즘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다양한 악기와 불어를 배우기도 하고 최근에는 작품에 도움이 될까 싶어 살풀이까지 배운다고 한다. 일상의 어떤 작은 부분조차도 연기와 접목시키는 그는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진정한 연기자다.
너무나도 바쁜 나날을 살고 있지만 그를 이토록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수많은 작품과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아직도 새 작품을 만나면 설렌다고 말하는 배우 예지원. 그의 연기 인생을 들여다보았다.
Q. bnt와 두 번째 촬영이다. 화보 촬영 소감은.
1년 전에 찍은 bnt화보도 정말 좋았는데 이번에는 또 색다르게 분위기 있고 우아한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워낙 잘 찍어주니까 감사하다.
Q. 최근 근황은.
tvN ‘비밀독서단’ 열심히 찍고 있고 연극 ‘홍도’ 공연 중이다. 홍도의 경우 내년에는 뉴욕까지 갈 것 같다. 영화랑 드라마도 얘기 중에 있다. 9월에는 한불 상호 교류의 해를 맞아 다큐멘터리를 찍고 왔고 10월에는 프랑스 포럼 데 지마주에 영화 2편을 초청 받아서 간다. 배우는 나 한 명이 초청받았는데 그간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인지를 많이 한 것 같다.
Q. ‘비밀 독서단’ 출연, 원래 책을 좋아했나.
다독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배우니까 공부를 해야 해서 많이 읽으려고 했다. 비밀독서단의 경우 독서라고 해서 바로 한다고 했다. 책을 많이 읽고 싶어서. 그런데 생각보다 더 많이 읽더라. 숙제가 엄청나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이 읽어본 적 처음이다.
Q. 기억나는 책이 있다면.
소개했던 책 중에 ‘너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라는 시집이 있다. 그 책이 출판 10년 만에 완판되는 일이 일어났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동화 독법’ 같은 경우 재출간까지 하고 있는데 출판사에서 고맙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Q. 대중들은 친근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알고 있다. 본래 성격은.
그런 것 같다. 센 언니 이미지로 알고 계시기도 하지만 절대 그렇지는 않다. 역할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평상시에는 좀 맹하다고 할까. 연기를 하면서는 절실하니까 자유자재로 역할에 몰입을 한다.
Q. 연기 인생 23년. 안 해본 역할이 없겠다.
많다. 캐릭터는 어마어마하게 많으니까. 큰 장르로 따지자면 많이 해보긴 했지만 더 다양하게 많이 해보고 싶다.
Q. 아직도 연기에 대한 풀리지 않는 갈증이 있다고.
많다. 내가 한 연기를 보고 있으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채워야할 것도 많고.
Q. 예능, 연극,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하게 섭렵했다.
뮤지컬은 어렸을 때 몇 번 했는데 노래를 정말 잘해야 하니까 좀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다른 작품들의 경우 좋은 감독님들이 감사하게도 찾아주셔서 잘 만들어주신 것 같다.
Q. 새 작품이 들어와도 부담 없이 연기하겠다.
새로운 사람들과 또 꾸려나가야 하니까 신경 쓰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새로운 작품을 만나면 설렌다. 할 때마다 처음 연기하는 것 같다. 없던 캐릭터를 만나다보면 항상 초심으로 돌아간다.
Q. 연극은 중간에 NG도 못 내지 않나. 실수도 하는지.
대사 실수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대신 티 안 나게 해야 한다. 상대방이 놀라지 않도록 극의 흐름에 맞게 잘 넘어간다.
Q. 실수도 머리가 좋아야 할 것 같다.
머리가 좋아지는 것 같다. 배우라면 그래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머리보다 중요한 것은 가슴이 열려야 한다.
Q. 캐릭터에 따라 다양한 삶을 살기도 하는데.
맞다. 그래서 배우는 독한 직업 같다. 남들 앞에서 울고 웃는 것을 표현하는 어떻게 보면 웃긴 직업이다.
Q. 가장 보람을 크게 느낄 때는.
영화, 연극을 보고 혹자는 인생이 바뀐다고도 한다. 그 장면과 대사 때문에. 작게는 지금 이 순간을 잠깐 털어버리고 싶은 이들에게 고민과 우울감을 해소시킬 때.
Q. ‘정글의 법칙’ 출연은 어땠나.
정글의 법칙도 재미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공유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오지 여행은 돈이 많아도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런 곳을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감사하다.
Q. 정말 음식 못 구하면 굶기도 하는지.
밥 안준다. 자급자족. 현지의 놀라운 광경들을 보다 보면 입맛도 없어진다. 힘들긴 한데 재밌다. 풍경이 정말 놀랍고 언제 그런 곳에서 그런 장관을 볼까 싶다.
Q. 또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다. 스태프로라도 가고 싶다.
Q.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마존 한 지역에 모기가 정말 많았다. 크기도 크고. 프랑스 고급 요리 중에 모기 뒷다리 요리가 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 요리를 배워올 걸 하는 생각을 했다. 다음에 갈 때는 모기 뒷다리 요리를 배워갈 생각이다.
Q. 결혼에 대한 생각은.
있다. 살다보니까 이렇게 왔더라. 이렇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Q. 연애는 자주 하나.
일이 많아서 잘 못했다. 일 중독자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Q. 배우자에 대한 생각은.
아직 철이 덜 들었나보다.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단지 남편이 이해를 해 줬으면 좋겠다. 계속 이렇게 바쁘게 살 것 같은데 집에서 위안 받을 수 있는 친구 같은 남자였으면 좋겠다. 서로 기댈 수 있는.
Q. 빨리 만나야 할 텐데.
소개팅을 하라고 하는데 뭔가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은 나에 대해서 다 아는데 나는 그 사람을 모르니 불공평하다.
Q. 취미 생활은.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쉬는 날에는 기타, 피아노, 무용, 불어를 배우고 있다. ‘정글의 법칙’ 때문에 스킨스쿠버와 프리다이빙 자격증을 땄다. 너무 재미있다.
Q. 레슨비도 엄청나겠다.
쇼핑을 거의 안하는데 레슨비로 다 쓴다. 어떻게 보면 레슨비 벌려고 일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Q. 스케줄 없을 때는.
별로 없지만 책을 봐야 한다. 숙제를 하는 기분. 교회 활동도 하고 다양한 레슨도 받아야 하고.
Q. 예정된 작품은.
영화는 12월에 들어갈 것 같다. 내년까지 2~3개할 것 같다. 홍도도 계속 하고. 연극도 제안이 들어온다. 더블 캐스팅, 트리플 캐스팅까지도 해 주신다고 하는데 연습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두려워서 선뜻 엄두가 안 난다.
Q. 최근 고민이 있다면.
내일 ‘비밀독서단’ 촬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책 6, 7권을 정리하다보면 나중에는 머리가 아프다. 헷갈리니까 포스트잇으로 다 붙여놓고 공책에 따로 정리해서 간다. 책을 많이 읽으려고 작정하고 출연한 건데 가끔 고생을 사서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지나고 나면 성장해 있더라. 다음 캐릭터에 그 보상으로 정확히 나타난다. 화면 보면 눈빛이 변해있다.
Q. 나는 어떤 배우로 남고 싶다.
계속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 좋은 감독, 스태프, 배우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 분들과 다시 한 번씩만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유승근
의상: 레미떼, 딘트, 미스지컬렉션, 씨홀린, 맥앤로건
시계: 망고스틴
안경: 룩옵티컬
슈즈: 딘트, 데일라잇뉴욕, 나무하나, 슈콤마보니
주얼리: 딘트, BECKET, 리사꼬주얼리
헤어: 김선진 끌로에 윤상아 이사
메이크업: 김선진 끌로에 문현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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