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동원, ‘검은 사제들’을 대하는 책임감

입력 2015-11-10 10:46  


[bnt뉴스 이린 기자 / 사진 황지은 기자] 그의 타고남은 비주얼에서부터 이미 완성지어지지 않았을까. 특유의 아우라와 더불어 실력까지 겸비한 배우 강동원. 괜히 ‘기승전 강동원’이 아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이 개봉 사흘 만에 100만 관객을 가볍게 돌파, 무서운 기세로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6년 만에 조우한 배우 김윤석과 강동원이 만나 큰일을 냈다.

최근 bnt뉴스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검은 사제들’에서 김신부(김윤석)를 돕는 미션을 받지만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는 신학생 최부제 역을 열연한 강동원을 만나 영화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검은 사제들’은 위험에 직면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사제복을 입고 스크린에 등장한 그의 모습에 관객들은 탄식을 내질렀다. 굳이 비주얼적인 부분을 강조하려 의도하진 않았지만 순수함과 다부짐이 공존하고 있는 눈빛만으로 강동원은 일찌감치 최부제로 녹아들었다.

하지만 앞서 ‘검은 사제들’은 가톨릭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종교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약간의 우려도 있었다. 또한 오컬트 무비라는 한국 영화 시장에서는 신선한 엑소시즘 소재는 감독에게도 배우들에게도 도전이었다. 하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김신부와 최부제의 캐릭터는 그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강동원 역시 결과물에 자신감을 먼저 드러냈다.

“새로운 시도를 한 것치고는 훌륭하고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목표가 ‘최대한 새로운 소재로 상업성 있게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보고 나니까 이정도면 된 거 같아요. 영화라는 게 백퍼센트의 만족은 거의 있을 수 없는 거니까요.”


강동원은 때에 맞는 적재적소의 웃음과 개연성까지 부여하며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김윤석과 함께 쉴 틈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다. 또한 리얼리티를 위해 많은 요소를 가미했지만 거부감 없이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거기에는 강동원의 숨은 노력이 분명 있었다.

“최부제의 기능적인 역할이었습니다. 일단은 상업영화니까요. 종교를 베이스로 하지만 종교 영화는 아니라 이질감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제 자신도 어렸을 때부터 종교에 대한 궁금증은 있었지만 종교인은 아니었어요. 이번 기회에 가톨릭 역사 공부를 했습니다. 너무 광범위해 개인적인 호기심에 겉핥기식으로 공부를 끝내고 그 다음에 바로 외국어공부를 시작했어요. 신부님을 5일 정도 찾아뵙고 숙식을 하자는 아이디어도 촬영장에서 나왔지만 아쉽게도 불발됐죠. 대신 어머님이 소개시켜주신 신부님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강동원은 최부제의 철없고 순수한 모습부터 복잡한 심리에 뒤덮인 의심과 두려움에 휩싸인 모습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펼쳤다. 김신부에 대한 의구심을 극의 끝까지 갖고가 더할 나위없는 긴장감을 조성한다.

“기능적으로 저에게도 새로운 감정이었습니다. 평소 공포와 무서운 감정을 표현해 내는 것에 대한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가장 관객들에게 와 닿아야 했던 건 최부제의 트라우마를 맞이할 때의 감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신부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 역시 관객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감정이었죠. 최부제를 믿고 가면 관객들도 의심할 수밖에 없지 않나요?”


영화를 보면 느끼겠지만 ‘검은 사제들’의 결말은 속편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에 강동원에게 속편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속편 제안은 제가 먼저 했습니다. 하지만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수치로 따지자면 400만에서 500만이 됐을 때 가능할 것 같아요. 관객들이 일단 봐 주셔야지 만드는 거 아닐까요? 액션도 더 많아지고 악령도 더 많아지고 새롭고 신나고 재밌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작비가 지금보다 30퍼센트에서 40퍼센트는 더 있어야 될 것 같아요.(웃음) ‘검은 사제들’에 본격 판타지 액션 장면을 넣게 되면 관객들이 더 좋아하시겠죠. 그렇지만 그걸 만들기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1편에서 다져놓으면 2편이 더 순조로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거침없이 솔직한 대답은 다분히 상업적인 배우로 자칫 오해받을 요지가 있었다. 하지만 강동원은 “난 책임감이 있을 뿐”이라며 상업 배우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일말의 걱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저에게 누가 ‘잘되려고 찍는 거 아니지 않냐’고 물었을 때 저는 ‘잘되려고 찍는다’고 말해요. 제 돈을 들여서 찍는 게 아니니까요. 그랬더니 ‘속물이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전 ‘속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책임감이 있는 거 아닐까요? 영화를 위한 제작비가 제 돈이 아니니까요. 남의 돈을 들여 예술을 한다고 하는 말은 책임감이 없는 자세인 것 같습니다. 독립영화를 찍어서 배우로서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하면 그건 맞다고 생각하지만 60억짜리 영화를 찍으면서 예술이라고 하면 모순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죠.”


‘검은 사제들’은 단순한 사회적 통념과 개인의 신념을 넘어서 각자의 깨달음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강동원에게 그가 생각하는 ‘검은 사제들’의 관전 포인트를 물었다.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소재로 상업적인 접근을 하는 작품은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엑소시스트’처럼 무겁게 가는 것도 아니고 강렬한 캐릭터 둘이 재미나게 풀어낸 영화예요. 공포영화처럼 어두워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은근한 분위기의 괜찮은 스릴러를 만들어 내고 싶었습니다. 그 지점을 관객 분들이 받아 주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제 자신에게도 놀라운 지점들이 많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얻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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