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트렌드를 뛰어넘어 세계를 사로잡은 화장품 ‘카오리온’ 주은희 회장

입력 2015-11-12 12:10   수정 2015-11-12 15:04


[김희옥 기자] 비누로 세안을 하던 시절, ‘딥클렌징’과 ‘팩’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국내 최초로 무색소, 무향료, 무알콜의 ‘3無’ 제품을 선보였던 모공케어 전문 브랜드 카오리온.

천연화장품 브랜드가 즐비하는 요즘은 당연한 얘기지만 20년 전에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개념이었다. 좋은 것만 바르는 것이 전부였던 그 당시, 주은희 회장은 피부에 쌓은 독소와 노폐물을 덜어내는 것이 우선인 ‘마이너스뷰티’를 지향하며 카오리온을 저자극 모공화장품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 결과 모공케어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인 2006년부터 우수한 제품력으로 인정받으면서 단기간에 ‘모공팩’ 수 십 만개가 완판되는 등 큰 이슈를 모았다. 경쟁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라인 구성으로 완벽한 모공케어가 가능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업을 함에 있어서도 흐름을 잘 타야 한다 하지만 카오리온은 트렌드를 앞서도 너무 앞섰다. 하지만 지금까지 쭉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주은희 회장의 ‘고집스러움’이었다.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때도 돈이 목적이 아니라 그저 한국에도 유수한 명품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코스메틱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좋은 제품’, ‘자랑할 수 있는 제품’을 위해 20여년을 몸 바쳤다.

이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2016년 ‘제 7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남성스타 기프트 박스에 선정, ‘2015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도 함께 하게 되어 미국과 중국 소비자들에게 K-뷰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마케팅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카오리온이었지만 단 하나, 바로 ‘제품의 우수성’이 일궈낸 결과이기에 더욱 뜻깊다.  

 
자존심을 걸고 만든 ‘최고의 저자극 화장품’

20대 때부터 피부가 워낙 예민했던 주회장은 여행을 다니면서 외국의 좋다는 제품을 전부 사서 써봤다. 하지만 결국 맞는 제품이 없었기에 ‘스스로 쓸 수 있는 화장품이라면 다른 이들이 써도 좋지 않을까’,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 역시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 처음부터 좋은 성분만을 앞세운 브랜드가 아닌 ‘저자극 화장품’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언제나 따라오는 질문이 있었다. ‘저자극인데 왜 화학적인 성분이 들어가냐’다. 물론 그의 고집을 생각해보자면 당연히 쓰지 않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화학적인 성분을 배제할 수 없었던 것은 어느 정도의 세균도 죽여야 되는데 세균이 득실거리는 화장품이 될 수 밖에 없었고 또한 그 위에다가 영양분을 바르게 되면 더 번식을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뿐이었다. 때문에 피부에 전혀 자극이 없고 성분이 분리되지 않는 선에서 아주 꼭 필요한 만큼만 넣는다. 하지만 아주 극소량을 넣더라도 성분표에는 표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양심적으로 만들어놓고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천연화장품의 경우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맞는 사람은 100% 좋을 수 있지만 안 맞는 사람에게는 결국 트러블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러블이 나지 않는 선에서 화학방부제를 사용했던 것. 하지만 이 같은 오해에도 결국 소비자들은 카오리온의 제품력을 인정했고 해외에서 역시 카오리온이 사랑받을 수 있었다.

마이너스 뷰티 “무엇을 넣었느냐보다 무엇을 뺐느냐가 중요합니다”

1995년 처음 화장품을 론칭 할 당시 ‘마이너스 뷰티’를 슬로건으로 걸고 시작했다. 무조건 좋은 성분을 넣기 보다는 해로운 성분을 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국내최초’로 무색소, 무향료, 무알콜의 3無 화장품을 선보인 것. 너무 앞서갔던 탓에 당시 많은 사람들은 제품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천연, 유기농, 다기능성 등 화장품 제품들을 벌써 20년 전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제품을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직접 수분크림을 떠서 먹었다. 주회장은 “놀란 사람들의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라고 회상한다. 퍼포먼스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단지 진심이 통하길 바랬던 것 뿐 이라며. 그 때 그가 얻은 닉네임이 바로 ‘화장품 먹는 여자’다.


‘화장품을 먹는 여자’라는 타이틀은 바로 카오리온이라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일맥상통한다. 먹을 수 있는 화장품이라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건강한 피부를 위해 유해한 성분을 배제하고 가능한 천연에 가까우면서도 피부에 자극이 없이 순한 화장품을 만들고자 아직도 모공 전문 랩에서 꾸준한 연구와 기술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성분 자체도 고집스럽다. 카오리온의 주원료는 모두 한국의 토양에서 난 것을 쓴다. 억측일 수 도 있겠다지만 똑같은 원료도 영국에서 난 것이랑 우리 땅에서 난 식물은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하는 그다.

제품력 하나로 전 세계를 사로잡다

요즘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그 중에서도 특히 좋은 성분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는 카오리온에 관심이 모아졌다. 사실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하기 전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셸 판을 비롯 유명 블로거들이 앞다퉈 카오리온 모공팩을 적극 추천하면서 문의 전화가 쇄도해왔다.

이에 미국 세포라, 어반 아웃피터스 입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국 진출에 나섰으며 뉴욕 맨하탄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를 통해 다시 한 번 K-뷰티의 우수성을 알리게 됐다. 또한 이 외에도 많은 미국 업체들이 계속적으로 접촉을 해오고 있어 더욱 활발한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내년에 열릴 ‘제 7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남성스타 기프트 박스에 선정됐다. 선정된 제품은‘모공 쿨 제품’으로 출시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유명 제품과 경쟁해 우수한 품질로 선정된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최근 중국에도 직구를 통해 완판되는 등 관심이 높은 가운데 ‘2015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도 함께 하께 되어 더 많은 중국 소비자와 만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전부터 홍콩 유명 드럭스토어 ‘매닝스’와 ‘스위메이’ 등에서도 중화권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는 ‘샤샤’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0년 후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코스메틱 브랜드가 될 것

카오리온의 미국 세포라 입점은 출발점이다. 앞으로는 모공팩 이외에 스킨케어 등 더 많은 제품을 소개하고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더 넓은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 날이 갈수록 다양한 국가에서 카오리온 제품을 판매하고 싶다는 요청이 오고 있어 내년부터는 더욱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자극을 줄이고 본연의 건강함을 찾는 브랜드의 철학이 성분과 품질을 중요시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어필이 됐던 것 같다”며 “역시 어디서든 20년간 지켜온 주회장의 진심과 정성은 통하는 것 같다”고 전한다.

지금처럼 카오리온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제품에 대한 정직한 태도와 꾸준한 기술개발, 장인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이윤을 위해 유해한 성분을 사용하거나 유행에 따라 대충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제품을 하나 만들더라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카오리온의 힘이다.

지금으로 그치치 않고 앞으로도 더욱 우수한 품질의 제품 개발을 통해 세계에 한국 화장품의 우수함을 알리고 싶다는 주은희 회장. “20년간 지켜온 브랜드 정신과 기술력이 집약된 저자극 화장품으로 대체될 수 없는 카오리온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싶다”며 덧붙여 “피부 스스로의 자생력을 높이는 건강한 ‘마이너스 뷰티’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10년, 30년을 넘어 100년까지 내다보는 앞선 생각과 기술로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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