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현대차에게 '감동'의 시작은 한국부터

입력 2015-11-18 17:52   수정 2015-11-18 17:54


 연간 완성차 판매 1,700만대. 그 중 '프리미엄' 제품만 200만대(2014년 기준, IHS)인 나라는 어디일까? 물론 미국이다. 중국의 연간 신차 판매가 2,500만대로 미국을 넘어섰지만 고급차는 180만대로 아직 미국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중국의 고급차 규모가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을 넘겠지만 소비의 질적인 면에선 미국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때문에 미국은 언제나 글로벌 완성차회사에게 기회이자 도전의 땅으로 군림해 왔다. 그래서 현대차도 1986년 엑셀 판매를 시작으로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왔고, 지난 10월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달성했다. 독일의 대표 브랜드 폭스바겐 또한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파악, 입지 확보를 위해 디젤을 적극 보급해왔다. 비록 조작 스캔들이 들통 나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됐지만 이는 곧 폭스바겐조차 미국 시장의 매력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찌감치 미국에 현지 공장을 지어 시장을 장악해 나간 토요타와 닛산, 혼다 등도 미국은 일본에 버금가는 중요한 나라가 된 지 오래다.

 미국의 중요성은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 판매된 한국차는 모두 130만대다. 올해는 10월까지 116만대에 도달했다. 연말까지 150만대를 바라보고 있는데, 이는 국내 전체 승용 내수 판매보다 많은 규모다. 실제 현대기아차가 10월까지 국내에 79만대의 승용차를 판매할 때 미국에선 116만대를 팔았다. 

 그래서일까? 한국차로 대표되는 현대차의 미국 시장 개척 의지는 확고하다. 지난 16일 HMA에서 만난 데이브 주코브스키 현대모터아메리카 사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1년 현대차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 5.1%를 찍은 뒤 지난해 4.4%로 떨어졌지만 주코브스키 사장은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그는 "다양한 SUV와 픽업 트럭 위주의 성장 때문에 상대적으로 제품군이 부족한 현대차의 점유율이 떨어졌지만 내년에는 신형 아반떼와 프리미엄 브랜드로 내놓을 제네시스 G90 등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5년 동안 새로운 제품으로 이미지가 달라지는 중인데, 그 중 제네시스 브랜드의 본격적인 시작은 매우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제네시스에 대한 기대감은 30년 동안 미국 시장에 구축해 온 현대차의 판매망도 배경으로 꼽힌다. 1985년 미국 진출 당시 50개에 불과했던 판매사가 지금은 850곳에 달하는 만큼 이들이 제네시스 고급화 전략에 적극 동참하고, 제조사가 G90(국내명 EQ900)을 비롯해 6개의 프리미엄 제품을 투입한다면 이미지 구축은 충분할 것으로 기대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HMA 마케팅부문 딘 에반스 부사장은 "제네시스의 시작은 현대차에서 하지만 점진적으로 독자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라며 "늦게 시작하는 만큼 차별화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HMA 북미 상품담당 김태성 부장은 "현대차 구매자의 가계 평균 소득이 2005년 6만불이었지만 지금은 8만불이 넘고, 제네시스 보유자의 제품 만족율은 98%에 달한다"며 "제네시스의 미국 내 고급 브랜드 성공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덧붙였다.






 사실 현대차가 고급 브랜드의 승부수를 던지려는 곳은 자동차의 나라 미국이다. 이른바 프리미엄의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미국에서 '제네시스'를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미국에서 인정받으면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의 입지를 손쉽게 넓힐 수 있다고 보는 셈이다.

 하지만 고급차 시장은 결코 녹록치 않다. 그래서 제품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 1~2세대 제네시스를 거치며 많은 경험이 축적됐지만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래서일까.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만난 EQ900 개발 매니저가 이런 말을 했다. "개발의 초점은 감동이었고, 디자인부터 설계까지 과연 감동을 줄 수 있느냐?"를 고민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미국보다 한국 소비자를 먼저 감동시켜야 한다. 한국 소비자가 감동하면 미국 소비자 또한 감동할 것은 당연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 만큼 고급차에 대해 까다로운 시선을 가진 나라가 없다고 평가되니 말이다. 그리고 감동의 첫 걸음 EQ900이 곧 등장한다. 과연 국내 소비자들이 감동할 수 있을까?  

 권용주 선임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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