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용 타이어, 미끄러운 도로에선 효과 높아

 최근 날씨가 추워지며 안전 주행을 위해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 겨울용 타이어는 말 그대로 겨울 기후와 도로 환경에 맞춰 개발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눈길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겨울철 흔한 젖은 노면, 결빙, 살얼음 같은 도로환경에도 적합하다. 실제 지난해 11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발생한 28중 연쇄 추돌사고와 올 1월 횡성 중앙고속도로 43중 추돌사고의 주 원인을 조사한 결과 살얼음 노면에서 제대로 멈추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지스톤코리아 상품 총괄 및 기획팀 차상대 팀장은 "겨울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도로가 갑작스럽게 눈길, 빙판길, 살얼음으로 변한다"며 "이러한 노면 특성을 고려할 때 안전운전을 위해 겨울용 타이어 장착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겨울용 타이어, 꼭 필요할까?

 '사계절 타이어'라는 용어 때문에 겨울용 타이어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도 있다. 하하지만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어는 겨울 기후를 가진 곳에서 '사계절 타이어'는 사실 잘못된 용어다. 일반 타이어와 겨울용 타이어로 구분하는 게 정확하다. 일반 타이어는 봄, 여름, 가을 3계절용 타이어다.

 

 ▲겨울용과 일반 타이어의 차이

 일반 타이어는 정상적인 기후와 도로환경에서 주행하는 게 우선 고려됐다. 따라서 겨울용에 비해 트레드 수명도 길고 정숙성과 승차감도 좋다. 반면 겨울용 타이어는 영하의 기온, 눈과 얼음이 내려 앉은 도로 환경에서 주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따라서 두 제품은 눈길, 빙판길, 살얼음길 등에서 주행성능, 핸들링, 제동력 등의 성능 차이가 크다. 

 ▲겨울용은 일반 타이어보다 부드러운 특수 발포고무 사용

 겨울용 타이어 고무는 일반 타이어보다 훨씬 부드럽다. 손으로 직접 눌러도 차이를 알 수 있을 정도다. 부드러운 성분의 특수 고무를 사용해 만든다. 타이어 트레드 고무가 딱딱해져 노면과의 마찰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고무가 부드러울수록 접지력은 좋아진다. 겨울용 타이어에 사용되는 특수고무를 발포고무(Multi-cell rubber)라고 한다. 고무에 내제된 기포 하나하나가 도로면과 접촉하면서 접지력을 높인다. 

 

 ▲발포고무를 사용한 스터드리스 타이어

 겨울용 타이어는 원래는 타이어에 쇠못이 박힌 '스터드 타이어'를 사용했으나 쇠못이 도로 표면을 깎아내고 분진을 발생시키는 환경적 이유로 금지됐다. 하지만 여전히 극히 일부 지역에선 특수 목적차에 스터드 타이어를 사용한다. 이후 개발된 기술이 발포고무를 사용한 겨울용 타이어다. '스터드가 없는', 즉 쇠못을 사용하지 않은 타이어라는 뜻으로 '스터드리스 타이어'라고 일컫는다. 발포고무는 브리지스톤이 처음 개발한 기술이다. 

 

 발포고무를 확대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무표면에 수많은 기포를 발견할 수 있다. 기포는 노면과 넓게 접촉해 접지력을 늘리고 도로 위 수분을 배출해 주행성능과 제동력을 높인다. 특히 겨울용 타이어는 트레드 홈 깊이가 일반 타이어보다 깊게 설계되는데, 눈이 쉽게 엉겨 붙지 않는 기능을 한다. 또한 깊은 트레드 홈 덕분에 눈길에서 높은 마찰력을 발휘한다. 트레드 패턴 디자인도 눈과 살얼음, 물기를 빠르게 배출하도록 설계됐다. 

 ▲겨울용과 일반 타이어의 빙판 제동력 차이

 빙판길 제동거리, 즉 일정한 속도로 빙판길을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자동차가 최종 정지하는 거리에서 겨울용과 일반 타이어는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브리지스톤코리아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두 제품은 약 30~40%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실험에 따르면 일반 타이어를 끼운 차는 시속 20㎞로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평균 제동거리가 17.8m였던 반면 겨울용 타이어는 10.9m를 기록했다. 더불어 살얼음 노면 상태를 가정한 노면에선 일반 타이어가 평균 21.6m, 겨울용이 15.3m로 나타났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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