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12년째 재규어 다임러6 타는 자동차 사람

입력 2015-11-26 10:51   수정 2015-12-03 19:32


 자동차 기술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엔진 성능과 효율, 친환경성이 높아진 건 물론 전기, 수소로 갈 수 있는 차가 상용화됐다. 차가 알아서 주행할 수 있는 시대도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화 될 전망이다. 오토타임즈가 창간 12주년을 맞아 자동차평론가로 활동중인 박재용 이화여대 교수 그리고 그와 12년을 함께한 애마 '다임러 6'를 통해 지난 12년간의 기술발전을 돌아봤다. 편집자

 박재용 교수는 '그 남자의 시승'을 비롯해 다수의 칼럼, 해외 모터쇼 기사 등 남다른 시각으로 소식을 전해 왔다. 그에게 다임러 6는 인터넷에서 ID로 활용할 정도로 애착이 크다. 지난 2002년 석사과정을 마치고 2003년 결혼과 박사 과정을 시작하면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유산이다. "40년 이상 100만㎞를 아버지, 본인, 아들의 3대가 이어 타는 수입차 국내 1호가 목표"라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다임러 6는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생산한 재규어의 플래그십 XJ X300의 다임러 버전이다. XJ 가운데 최상급으로 2,692대만 생산, 희소성이 높다. 시판 당시 국내 신차가격은 1억1,500만원이었다. 6기통 4.0ℓ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241마력을 발휘한다. 실린더 용량이 커 디젤차같은 토크를 낼 수 있으며, 고속도로에선 나름 고성능을 자랑한다. "1990년대 차를 모아 놓고 달리면 가장 빠른 차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박 교수는 자부한다.
















 실제 달려보니 제법 쌩쌩하다. 영국차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도 여전해 역동성과 기품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느낌이다. 나이에 비해 많이 달리지 않은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누적 주행거리는 5만5,000여㎞로, 1996년형에 비하면 상당히 동안(?)이다.

 편의품목은 전동접이식 사이드 미러, 하만 카돈 오디오, 뒷좌석 테이블, 윈드실드 열선, 트랙션컨트롤 등을 갖췄다. 더 앞선 기술이 보편화된 지금에 비하면 부족할 수 있지만 당시로선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는 첨단 품목들이었다. 게다가 과거의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지금 올드카의 가치는 요즘의 차보다 뛰어나다.

 "요즘 차들은 전자장치들이 넘쳐나 앞으로 10년 후엔 수리하기 힘들 것입니다. 최근 연이은 화재사고와 결함, 리콜도 이와 관련이 있죠. 과거 기계식 장치들이 갖는 감성이 그립습니다"
 박 교수에게 다임러 6는 "잔고장이 많아서 타기 힘들다"는 재규어의 선입견을 깬 차이기도 하다. 과거 재규어는 고장이 잦은 데다 부품 수급이 어려워 관리가 까다롭기로 악명 높았다. 그러나 그의 차는 아직까지 잔병치레없이 곁에 있어준 '착한 동반자'였다.

 12년을 함께한 애마가 잘 버텨줬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앞으로의 포부도 밝혔다. "시간이 흘러 아들에게 차를 '지금 그대로' 물려줄 생각입니다. 그런데 제도적으로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네요. 하지만 국내에도 오래된 자동차를 즐기는 문화가 점차 싹을 피우고 있어 반가운 일이지요." 더불어 "지금은 12년이지만 최소 40년 이상 유지할 생각입니다. 물론 시간이 흘러 그보다 더 오래 유지되면 좋겠지만 말이지요."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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